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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제입니다.린제입니다.린제입니다.린제입니다.린제입니다.
린제입니다아아아앗!!!!!!!!!
장편이라 우기고 있는 ‘Precious’를 지금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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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The prelude of sadness 제 1악장.
-언제나,
나의 소중한 당신을 위해····,
그래서라면····
올테면 와봐라! 이젠 상관없다!
각오를 단단히 다진다. 예기치 않게 꼬마 아일 구해 준 것 까진 좋았는데, 덕분에 받게 된 야밤의 습격이란·······.
-사삭,삭.
간혹 잠이 안 오는 밤엔 습격 등이 있다는 것을 느끼기에 망정이지 밤잠을 방해 받았기 때문에는········아니지만 -믿어주길!-역시 기분 나쁘다.
“칫······.”
쫓기는 와중에도 열심히 주문을 읊는다. 두 손 안에 푸른 수인이 맺히기 시작하더니,
“브러스트 앗슈!!”
술자의 명령에 따라 주문이 목표물을 타격했다.
그리고 바로 그다음 주문의 영창.
뛰다가 지쳤는지 공중을 날면서 힐끔 뒤를 돌아보았다. 아까 주문으로 날아간 몬스터는 보이지 않는다. 대신, 검은색 물체만이.
!!!!
“이크!!”
겨우 날아오는 주문을 몸을 비틀어 피한 뒤 고도를 낮춘다. 숲의 나무들과 가까울수록 불계열의 파이어 볼 등은 못쓰겠지. 뭐, 이쪽도 나는 게 힘들겠지만·····.
그래도 타 죽는 것 보단 낮다!
그나저나 크리아는 무사 할지 모르겠다. 분명 그 얘도 폭음에 잠에서 깼을 터이니, 지금 나처럼 다른 녀석과 싸우고 있으려나? ······신경끄자!
“브람 가······으아아아앗!!!!!!”
등에서부터 큰 통증이 일었다. 등부터 나무에 부딪혔기 때문.
아야야야야야········, 고통이 낯설지만은 않다. 그것은 살기 위해 싸움 속에서 몸부림 쳤다는 증거. 싸움 속이라··· 불운한 생이었지 정말··· 덕분에 여러 가지 경험을 쌓았지만,
그렇다고 좋은 것은 아니니·····.
“브람 갓슈.”
이쪽에서 쓰려했던 바람의 칼날이 내 쪽으로 날아온다.
“바,바루스 워!!”
냉큼 방어주문, 몸을 있는 대로 틀어서 허공을 날린 뒤 맞은 지도 확인안고 곧바로 다음 외운 주문을 손밖으로 발현.
“라이팅!!”
지속제로의 빛의 구슬이 반짝한 것도 잠시 리나가 뒤로 도약했다.
그리고,
커다란 고통이 일었다.
“꺄아악!!!!”
오른쪽 다리로부터 이상하리마치 커다란 통증이 이른다.
고통에서부터 다리가 말을 듣지 않는다.
“크읏····.”
“도망은 거기까지.”
고개를 들어 시선을 준 곳에는 검은 그림자가 서있었다. 그 손에 빛나는 작은 칼들이 나뭇잎사이로 희미하게 비집어 나오는 달빛에 반사되어 빛을 발한다. 그중 하나가 리나의 뺨에 붉은 선을 그리며 그녀의 귀고리를 ‘파창’이라는 맑은 소리와 함께 깨어버렸다.
깨어진 채 고개 아래로 떨어져 흩어진 귀고리를 보는 리나의 시야엔 붉게 물들어 제빛을 잃어버린 조각들만이 비춰진다.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너, 누구··?”
“······.”
“아,큭!”
살을 비집고 들어오는 고통에 몸서리치듯 몸을 틀었다. 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그녀에게 고통만 줄뿐 도움하나 되지 못한다. 그저 그녀는 고통에 치를 떨며 두 눈을 굴려 눈앞의 검은 그림자를 응시했다.
“여기서 죽어.”
목소리를 보건데 여자···?
누구지?
복부의 고통과 함께 비릿한 맛이 목구멍 밑에서부터 올라오기 시작한다.
끝내 입안 가득한 피를 주르륵 흘리며 리나의 몸이 옆으로 기울었다.
털썩, 작디작은 소리를 내며 쓰러져버린 그녀의 위로 그녀를 빤히 쳐다보는 검은 그림자가 다시 그녀를 향해 칼을 하나 던져 꽂았다.
“아···악!!!”
길지도 짧지도 않은 비명이 숲에 메아리친다. 즐기듯이 그림자는 그녀에게 또 다른 칼들을 하나씩 박아 넣었다.
“·······!!!”
통증이 심해서인지 비명마저 나오지 않는 그녀가 인상을 찌푸리며 손가락을 꿈틀거릴 때, 밤바람이 불어왔다. 나뭇가지가 흔들리며 그 바람에 몸을 맡겨 춤을 추고 어둠이 모든 것을 집어삼킨 그때, 달빛이 환히 둘을 비취었을 그때, 그림자의 행동이 멎었다.
가는 숨을 쉬며 리나가 자신의 오른손과 복부 등에 꽂힌 검을 이를 악물고 훑어본 뒤 검은 그림자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 시선엔 다음에 일어날 어떠한 일에 대한 일말의 공포 따윈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익숙해진 듯 그녀를 노려보기에만 바빠 보인다.
“목적이 뭔지 묻지마, 대답 안 할테니.”
“·····”
“이유는 알 필요 없고, 그냥 죽어줘.”
누구보고 죽으라는 거야?
불만가득 짜증가득, 이지만 계속해서 넘어오는 핏덩어리 때문에 뭐라 반박조차 할 수 없는 상태···· 크윽, 젠장 몸 상태만 제대로면 뭐든 할텐데, 한숨만 가득 나올뿐이다.
“세상을 위해, 너도 위한 일이다.”
“···?”
“죽어.”
그녀가 리나를 똑바로 눕혔다. 손바닥 크기의 작은 날이 선 단검을 거꾸로 치켜든 그녀가 피로 범벅된 그녀를 빤히 주시하더니 날이 선 그 칼날을 그녀의 목에다 가져다 댄다. 그리고 힘을 주어 그녀의 쇠골부터 위쪽으로 그었다.
“아윽··.”
깊게 베인 그 상처로부터 그녀의 눈동자보다도 더 붉은 액체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달빛과 망토에 그늘져 잘은 보이지 않지만 ‘파앗.’하고 튀어나온 핏방울들이 그녀의 얼굴에도 묻었으리라. 피가 흥건하게 번져버린 어깨선을 보던 그림자가 이번엔 그녀의 목으로 칼을 그었다. 따라서 아까와 같이 붉은 줄이 그어지며 피가 번지기 시작한다.
고통 때문에 정신없는 리나는 끊겨가려하는 정신을 붙잡으려 애쓴다.
하지만 역시 생각대로 잘 되지 않는 의식이다.
그녀의 얼굴을 잠시 쳐다본 그림자가 다시 단검을 움켜쥐고 그녀의 목에 그인 선을 따라 손에 힘을 쥐고 힘껏 당기려 했을 때, 그림자를 향해 무언가가 날아왔다.
“쉐도우 스냅, 이제 움직일 순 없을 거야.”
말마따라 가는 웃음을 지은 크리아가 그녀의 뒤쪽에서 검을 움켜쥐었다.
“언제부터?”
“처음부터. 발이 잠시 묶여 지체되긴 했지만 계속 추적했지.”
“······안타깝게도 그녀는 이미 끝났어.”
색색하며 희미한 숨을 쉬며 정신을 잃은 그녀가 어깨 넘어 한눈에 들어왔다.
보아하니 피에 흠뻑 젖은 게 과다출혈사할 수도····, 빨리 끝내고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자 날이 선 검을 그림자의 목에 갔다 대었다.
망토에 쌓인 두 팔이 타인의 강한 힘에 잡히자 어찌할 수 없이 잡혀있는 그림자는 짓궂은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뒤집어쓴 망토 그림자에 그것은 어김없이 가려진다.
“빨리 살리는 게 좋을 걸. 아니, 이미 늦었으려나?”
“···닥쳐.”
“후후···화났나보지?”
‘아.’짧은 신음과 함께 그림자의 몸이 쓰려졌다. 진한 목의 상처와 그리고 크리아의 검이 그녀의 다리에 박혔다.
“···신족이지?”
“알아서 뭐하게?”
“오명을 벗어야 하거든.”
“킥킥 오명?”
재밌다는 듯 웃는 그림자가 심하게 짜증났건만···· 무뚝뚝한 표정으로 그림자를 노려보는 크리아는 어서 말하라는 말은 않고 주문을 외우기 시작한다.
‘그냥 죽이는 게 나을 것 같네.’ 떠오른 생각은 바로 실행하자. 손바닥 안에서 빛이 발하기 시작한다.
“날 처리하는 것보단 저쪽이 먼저일걸.”
동시에 조용히 있던 그림자가 입을 열었다.
“아직 살수 있어.”
힐끗 가녀리도록 쓰러져있는 리나쪽으로 시선을 준 뒤 그림자에게 시선을 돌린 그때 여지없는 공격에 크리아가 몸을 뒤로 뺐다.
이어서 주문을 외우는 낌새, 크리아가 시야에 보이지 않는 기척을 감지하며 검을 내리 던졌다. 허공을 가르던 그것이 날아가는 도중 공중에서 각도를 바꾸며 멈추었다.
-반사 신경이 장난 아니네?
이어 잠시동안 밝은 빛이 출현한 후 목소리만이 허공에 울렸다.
“그 사이에 도망가다니···· 방심할 수 없겠는데···이봐 리나 인버스.”
정신을 잃은 그녀를 살짝 흔들었다.
역시나····· 깨지 않는다.
동시에 크리아의 표정이 더없이 굳었다.
“······그깟 일로.”
허탈함이 가득 묻은 목소리가 조용히 공기 중으로 녹아들었다.
그녀가 리나를 안아 들었다.
“정말 괜찮겠어?”
“괜찮다니까 정말.”
걱정끼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려나?
사일라그에서 같이 가겠다고 하는 가우리를 때어놓은 것은····.
아니면 어슴푸레 그 옆에 서서 눈치를 보고 있는 실피르가 신경 쓰였기 때문일까?
“내겐 지금 크리아가 붙어있어, 가우리는 실피르에게 붙어 있어줬음 좋겠어.”
본심일거란 생각되지 않는 말이 생각지 않게 나왔다.
솔직히 말하면 같이 갔으면 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욕심일 뿐, 억지는 그만 부려야 한다.
붉게 달아오른 실피르를 보고 왠지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그게····아마 일주일도 채 안됐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꿈을 꾸었다.
너무나도 그리운 때의 꿈.
허나 허무하게도 막 깼을 땐 뚜렷했지만 지금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문득 아멜리아와 제르가디스들이 보고 싶어졌다.
쓰윽쓰윽 팔을 들어 눈을 비볐다. 그러다가 문득 낮선 느낌에 팔목을 보니····· 작은 링겔이 매달려있다.
‘아, 그러고보니 병원이네.’
내가 이런 곳에 왜 있을까하는 생각에 기억을 더듬을 때 하얀 방문이 조용히 열렸다.
“깼구나.”
무덤덤한 어조로 그녀는 아침인사를 건넸다.
“얼마동안····잔거야?”
“5일.”
“····그렇게나 많이?”
“그래.”
어째서 내가 그렇게 많이 잔거지? 게다가 왜 이런 곳에······.
“절벽에서 굴렀잖아.”
자신이 묻기도 전에 그녀가 입을 열었다.
‘에? 이 내가 절벽에서 굴렀다고?‘ 두 눈을 케로로 뺨치도록 동그랗게 뜬 리나의 얼굴 표정이 자다깬 뒤 봉창두드리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기억 안나? 나랑 세일룬도 채 못왔을 때 굼주려서는 지나가는 토끼 따라가다가 돌에 걸려 넘어지면서 절벽에서 구른거.”
“··········전혀 기억 안 나는데;;;”
‘치매 아냐?’ 그렇게 중얼거리는 그녀의 안면에 슬리퍼를 던졌다.
그 뒤 슬리퍼로 몇 대 더 맞은 그녀가 천천히 찬거리를 그녀에게 건네었다.
“이것 먹고 빨리 나아.”
그 말이 들렸을지 모르겠지만 눈앞의 밥에 두 눈이 반짝이는 리나를 보고 크리아가 잠시 가만히 멈춰있다 줄기차게 먹기 시작하는 그녀를 보고 천천히 방을 벗어났다.
방에서 벗어났다. 그녀앞에서는 어째 할 수 없었던 한숨이 깊게도 흘러나왔다. 그리고 발을 놀린다. 차츰 조금씩 걸음이 빨라진다. 그리고····혹시라도 들킬까 하는 걱정 때문인지 그녀의 방에서 꽤나 떨어진 곳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이제 됐어.”
“그래?”
어느 사이엔가 앞에 나타난 그녀 해신관을 보며 그녀가 옆 의자에 앉았다. 엘레미아 역시 천천히 그녀의 앞에 앉았다. 두 손을 모아 탁자에 기댄채로 홍차를 입에 가져다 대고 있는 크리아를 한동안 조용히 쳐다보더니 조용히 다문 채 쳤던 입을 열었다.
“리나 인버스는?”
“열심이 밥 먹는 중.”
“몸 상태는?”
“양호.”
“양호라···· 다행이네.”
“그래, 매우 다행이지.”
-탁. 그녀가 마시던 찻잔이 입에서 벗어났다.
“그렇다고 할 수 없어, 완벽하지 않았으니까 아마 조만간 그녀에게서 이변이 일어날지도.”
조용히 시선을 다른 곳으로 흘리는 그녀를 빤히 주시하는 엘레미아의 표정이 평소와는 다른 표정으로 변해 있었다.
아마도 말해보라는 뜻.
“느낌상으로 본건데 아마 엘프인 것 같아.”
“·····”
“이로써 확실해졌지, 네 예상이 맞았다.”
“····이래뵈도 감은 뛰어나, 이제 신족에 속해있는 녀석들의 목적이 뭔지 쯤은.”
“리나 인버스 말살.”
훗, 작은 실소를 흘리며 엘레미아가 조용히 찻잔을 본다. 그 모습을 크리아가 멀찍이 지켜볼 뿐, 아마 먼저 말하라는 것이겠지.
하지만 기다림에도 불구하고 엘레미아는 아무말도 없었다.
참지 못하고 크리아가 입을 열었다.
“어찌 됐든 간에 첫 번째 공격은 실패로 끝난건가?”
“아니, 실패는 아냐, 물론 성공도 아니지만.”
“그녀는 지금 살아있어.”
힐끗 바보 아니냐는 표정, 비웃음과 함께 엘레미아가 찻잔에서 그녀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그건 달라, 이미 죽은 자는 그때 그 모습 그대로 돌아올 수 없어. 잊지마 크리아, 그것들을 눈앞에서 직접 봤음에도 불구하고 아니라는 듯이 있지마, 꼴불견이니까.”
“······”
조용히 크리아가 텅 빈 곳으로 시선을 옮겼다. 해신관이 사라진 곳은 언제나 바다의 냉기만 감돌뿐이다. 천천히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계산대에서 값을 치른 후 문밖으로 나선 발걸음이 왠지 조금은 무겁게 느껴진다.
“죽는다·······라. 그래, 꼴불견일지도 몰라 하지만.”
바람이 쌀쌀하다.
그녀가 쓰게 웃었다.
하지만 워낙 안 웃고 지냈기 때문인지 그 웃음조차 어색하게만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여지없는 미인이며······.
“조금은 인정해주면 어디가 덧나?”
포니테일로 묶은 에메랄드의 머리카락이 허공에서 흔들린다.
조용히 발걸음을 돌렸다.
심상치 않은 검은 연기,
붉은 화염속에········무언가가 타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배경으로 한 제로스가 내게 다가왔다.
천천히 뻗어 오는 그 손이 부드러울 법도 하지만 내게는,
-잔혹하기만 한 악몽
“··········ㅈ세요, 이 손에.”
“헉!”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이 불을 타고 눈물과 섞여버렸다.
그것은 땀이 아닐지도 모른다.
지끈, 머리가 아파온다. 울어서 부어버린 눈을 두 손으로 비볐다.
손이 차갑다.
덕분에 그가 생각나버렸다.
그래, 차가웠지 그의 손은·····,
언제나.
“·······으···흐.”
한 순간이라도, 좋아한다고 믿었었다.
여름이 되기 전,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주오래전부터 날 좋아한다고 믿었다.
그렇게 믿었던 것은 거짓이 아니다. 나 역시 인정하기 싫지만 언제부터인가 좋아했으니까, 그렇게 믿고 그렇게 생각했던 것은 당연 했으니까······· 그렇게 믿고 싶었어,
줄곧, 줄곧·········.
어느 사이엔가 상황이 역전되어서···,
쥐 죽은 듯이 눈물이 비집고 나온다.
마음이 너무나 아프다.
답답하다.
답답하고 쓰리다.
쓰라리는 동시에 안타까워서, 보고 싶어서 죽을 것만 같다.
“하아···하악····,”
그 마음을 꼭 부여잡았다.
진정되었으면 하는 바램, 애석하게도 아픔은 그칠 줄 모른다.
그리고, 그렇게 부여잡고 있던 그녀는 어느새 다시 잠들고 말았다.
한참은 아니다.
그렇다고 짧은 것도 아니다.
잠든 것을 말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가 온 것을 말하는 것일까?
조용히 방의 창문이 열리더니 검은색 그림자가 달빛에 드리워졌다.
“주무시고 계시군요.”
중얼거린 제로스가 조용히 리나에게로 손을 뻗었다.
배게 속에 파묻힌 그녀의 반만 나온 얼굴에 가져다 대려는 손짓을 멈추었다.
다시 거두어 드린 손을 빤히 쳐다보는 제로스의 표정은, 좋지않다.
멍청히 그렇게 서있던 제로스가 다시 그녀에게 손을 대었다. 그리고,
무언가 놀라서는 손을 재빨리 거두어 드렸다.
뭔가·····착각한 것일까?
아니겠지 싶어 손을 다시 그녀에게 뻗는다.
이번에 뻗은 곳은 그녀의 생명의 원동력중 하나인 심장, 그것이 조용히 벅차게 뛰고 있었다. 자신에게 없는 그것의 고동의 느낌이 왠지 기분 좋다. 자리를 옮겨 그녀의 침대 옆에 앉았다. 그곳에서 보니 그녀가 높게 보인다.
똑바로 누워있던 그녀가 자신쪽으로 몸을 돌려 누웠다.
“···으음······.”
악몽이라도 꾸는지 작다란 신음이 입술을 비집고 나온다.
제로스에겐 울었다는 게 훤히 보였다.
스스로 이별선언 해놓고도 안쓰러운지 제로스가 그녀의 눈가를 조용히 쓸었다.
“·····변한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많이 변하신 것 같네요.”
조용히 표정을 변화 시킨 제로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안녕.”
공기 중으로 뱉어놓은 뒤 발걸음을 돌려 창을 열고 그리고 빠져나간다. 열린 창을 조용히 닫은 제로스가 나무로 건너뛴 뒤, 뒤돌아 창가로 시선을 돌렸다.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는가 보다.
그래도 고개를 설레저으며 그가 나무에서 내려섰다.
그리고 눈앞에서 조용히 콧노래를 부르고 있는 청년에게 시선을 주었다.
“수신관···맞지?”
“아마 찾는 자가 맞을 겁니다.”
물어오는 그에게 경계가득한 눈으로 째려보았다.
“거칠게 보지 말아줬으면 하는군.”
“신족이 무슨 일이죠?”
‘그것도 그녀에게.’ 킥, 역시 수신관이야. 웃는 그에게 경계를 풀지 않은 채로 제로스가 자신의 석장을 소환 시켰다. 그에 난감하기라도한지 로시스의 표정이 조금 변했다.
“난, 로시스 폰 세이모어[Losis Fon Seimoer]. 리나 인버스 말살지령을 내린 신족 장로들의 하수인 같은 거다. 너희 쪽에서도 그렇고 나쁘게 말한다면 ‘장로들의 개’라고도 할 수 있지.”
“그런 낮은 분이 왜 제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신 건지?”
조금은 비꼬아 보았다.
“그렇게 보여지나?”
그 말을 무시하는 듯한 차분한 어조. 짓궂은 장난이라도 생각났는지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로시스가 씨익 웃었다.
그 표정이 조금 징글맞을 수도········, 어쨌든 제로스는 석장을 잡은 손에 힘을 쥐었다.
“그렇게 보입니다만···.”
“그렇게 보인다니······, 젠장 맞겠군.”
순간 소리 없는 섬광이 제로스를 내리쳤다. 그 공격을 석장을 휘두른 한번으로 무마시킨 제로스가 미간을 좁혔다. ‘실력을 테스트 해보고 싶었을 뿐이야.’
그 말을 믿을 것 같습니까? 믿지 못하는 제로스가 평소에 하던 대로 그에게 공격을 가했다. 공격 바로 로시스의 허벅지에 꽤나 큰 구멍이 뚤린다.
큭, 작게 신음을 흘린 로시스가 자리에 주저앉았다.
“죽이겠다면 여기서 죽으시길, 공포 같은 건 못 느끼게 해드리겠습니다.”
싸늘한 표정으로 그를 치켜보는 제로스가 매섭다.
“그녀에겐 손 못대요.”
“소문 이상이군.”
후욱하고 숨을 들이 내뱉은 로시스가 혀를 찼다. 그의 행동이 맘에 안들기라도 했는지 제로스가 다음 송곳을 소환해 그에게 내리치려 했을 때 로시스가 품안에서 손수건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외쳤다. 항복이라고,
조금은 어이없는····약한자로서 강자에게 고개를 숙인다. 하지만 신족이? 아주 조금 제로스로선 이해 할 수 없는 패턴········설마나 빈틈을 노리는 건가? 송곳을 그대로 꺼내든 채 제로스가 그를 내려다보았다.
“난 너랑 싸우려고 온 게 아니라고.”
“그럼 뭐 때문입니까?”
“타협이다.”
“······?”
‘타협?’ 알송달송한 그 의미에 제로스가 멀뚱히 그를 쳐다본다.
“그래! 나는 타협하러 왔다!”
자신만만하게 제로스에게만은 충분히 들린 목소리로 그가 외쳤다.
끌끌끌····신족도 타락했나요? 스스로를 비하하는 건 물론이요, 타인을 비하하는 제로스가 그를 비웃었다.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로시스가 굳센 눈동자로 제로스를 시야에 가두었다. 제로스가 조용히 웃는다.
“어디, 그 재밌을 것 같은 이야기나 들어볼까요?”
“내가 명령받은 것은 말했다시피 리나 인버스의 말살이다. 하지만 나는 그를 따르지 않을 생각이야.”
“왜요?”
“흥미가 있거든.”
“······”
흥미···? 그녀에게? 그것은 있을법한 일. 리나 인버스, 그녀는 타인과 비교해 특별하고도 남을 인간.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인간, 수수께끼투성이의 인간, 그리고.
수신관이 감정을 느끼고 있다고 착각까지 하게 만들었던 인간.
그런 인간에게 나름대로의 흥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을지도······. 순간 생각했다. 만약 그녀가 이 세상에 없었다면?
그랬다면 이미 세상이 멸망했을 지도 몰라.
그것은 결코 있지 않았을 리 없는 일, 일부라고는 해도 그녀가 마왕을 쓰러뜨렸다는 것은 사실. 우리들의 주인 앞에서도 그 의지를 굴하지 않고 자신있게 싸운 정말이지 짜증날 정도로 활발한 여자.
만약 그런 그녀가 세상에 없었다면?
순간 잠시 주춤했다.
“장로들은 말했다. 그녀를 죽이겠노라고, 그녀가 결코 제어할 수 없는 비기인 금주를 써서 세상을 멸망시킬지도 모른다는 가정 하에서, 그러니 죽이겠노라고.”
“제가 가만두지 않아요.”
“그들은 그런 위험 요소가 될지 모르는 그녀의 싹을 잘라야 한다고 했지. 그래서 나를 보낸거다.”
“하지만 당신은 따르지 않겠다?”
“그렇지, 아까도 말했지만 그녀에게 흥미가 생겼으니····, 관객의 입장에선 최고의 배우가 죽으면 매우 안타까워, 그녀는 이런데서 죽으면 안타까울 배우니까.”
“·········그 말엔 동의 하죠.”
“소문대로 별나군 수신관.”
별나다·····? 그럴지도 모르지, 지금은 결코 정상인 녀석은 아니니까.
왠지 한숨만이 푹 쉬어 나온다. 하지만 방심할 수는 없는 일, 노리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것이 거짓일수도 있으니·····, 제로스가 그대로 자신을 쳐다보자 그가 입을 열었다.
“그래서 타협하러 왔다.”
지체되는 시간이 길수록 언니는 화가 날 것이다. 그러면 자신은 전치 몇 달은 후딱 나오고 말겠지·········.
끔찍하다.
혼날거란 끔찍하기만한 생각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더불어 가을이라고 불어오는 바람은 차갑기만 하다.
“우웃, 세일룬까지만이라도 빨리 갔으면 좋겠어;”
“그럼 빨리 걸어.”
“지쳐서 기운 없다.”
힘 빠진 어조로 리나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귀찮다는 표정으로 그녀가 리나를 주시한다. 그리고 그 옆에 서있는 정체불명의 꼬맹이도····.
“위험 할텐데···괜찮겠니?”
“죽으면 누나 탓으로 저주하면 되니까 괜찮아요.”
“···이봐 꼬마야···;;”
기분 상하게 만든 꼬맹이 때문에 주먹을 꺼내 들려했지만 세일룬에 가서 만약 아멜리아를 만나기라도 한다면?
주체 없이 설교를 들어야 할 것이다.
내가 참자 참아······후욱, 리나 인버스 답지않은 한숨을 내쉬며 하늘을 올려다본다.
가을, 역시 맑기만 하다. 여기서 조금만 따뜻했으면 소원이 없겠다.
우웅, 그러고 보니 추울 땐 군고구마가 최곤데♥ 우흐흥~ 먹고싶어라♥! 군침을 쓰윽쓰윽 닦는다.
헌데, 평소같으면 옆에서 그것을 보고 트집을 잡을 크리아가 왠일인지 너무도 조용했다. 리나가 그녀를 바라보았을 때 무언가 생각에 빠진 듯 그녀는 멍하니 걸음을 옮기고 있었을 뿐, 설마나 싶은 마음에 리나가 꼬마아이 로린의 걸음을 한 손으로 제지시키며 발을 멈추었다.
예상대로 크리아만이 멍하니 발걸음을 옮기는 중. 한숨을 푹 쉬며 리나가 그녀의 등을 거세게 내리쳤다.
“인버스 펀치!!!!!”
어택에 크리아가 잘 닿지 않는 등짝을 향해 손을 집으며 소리없는 고통을 호소한다. 뭔 생각을 그리하냐고 묻는 리나에게 큰 소리로 따지고 든 것은 얼마 걸리지 않아서였다.
“누나들 고마웠어요.”
꾸벅 90°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는 어린 아이에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준 뒤 크리아에게 돌아섰다.
“아까전부터 무슨 생각을 골똘히 하는 거야?”
물었지만····대답은 들리지 않는다.
자신의 말이 씹혔다는 것을 안 리나가 그녀의 어깨를 붙잡고 흔들었다.
라고 하고싶지만 애석하게도 그녀보다 키가 작은 리나였기에 그녀의 뒤쪽에서 펄쩍뛰어 목에 매달린다.
콜록콜록콜록콜록·····!!!!!!!!!!
“으아아아아앗!!!!!!!!!!”
조여오는 고통에 소리를 꽥하니 질렀다.
“무슨 생각을 혼자 그리 골똘히 하냐고!?”
주위 시선을 한몸에 받는 것도 모르는지 리나가 그녀에게 매달린채 떨어질 줄 모른다. 크리아가 안간힘을 써가며 뒤로 구부려지려는 허리를 앞으로 숙이려 애쓴다. 그리고 얼마 안걸려 리나가 그녀를 놓아주었다.
“자! 여기서 말하기도 뭐 하니까 고민은 근처 음식점으로!!”
노을진 하늘이 아름다웠다.
곧, 근처 식당을 잡은 리나가 이야기를 듣기도 전에 메뉴판의 음식을 먼저 주문시킨 것은 별일도 아니다. 그것은 언제나 그녀의 식사시간의 일상 중 하나, 이젠 크리아도 익숙해져 버린지 오래가 되어버렸다.
생존법칙 하나, 리나 인버스의 식사를 방해하지 말 것.
생존법칙 둘, 왠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지 않는한 그녀의 음식에 손대지 말 것.
생존법칙 셋, 그녀가 ‘밥먹을 때’ 가만히 있을 것.
그리고·······그외 등등·····.
규칙으로 똘똘뭉쳐진게 바로 세계.
뱃속에 거지라도 들었을까? 한 그릇, 두 그릇, 그릇을 차례로 비워나가는 리나를 보다가 크리아가 자리에서 일었났다.
“나먼저 가서 잘게.”
에, 먹는 그녀가 들었을 즉,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삐걱삐걱 거리며 마른 나무 특유의 냄새와 낯설지 않은 그 비명이 귓가에 울린다. 등불이 켜져 있지만 늦은 시간이어서인지 별효력 없이 어두운 복도를 지나 자신의 방문을 열었을 때, 싸한 분위기의 방안이 눈앞에 펼쳐진다.
너무 작지도 크지도 않은 한사람분의 방·····.
‘너는 착한 아이니까.’
그 말은 언제 들어봤을까? 고요한 어조로 방이 말을 걸었다.
‘분명 멋진 삶을 살 수 있을거야.’
“전혀 그렇지 않아.”
걸음 하나 옮기지 않고 닫힌 방문에 기대어 주륵 미끄러졌다.
그런 그녀의 귓가엔 문밖의 사람들의 목소리 따윈 들리지 않는다. 아주 살짝 열린 창밖의 바람소리 따윈 들리지도 않는다. 단지,
단지,
그리운 목소리만이 기동차게 귓가에서 울려 퍼진다.
‘너무 사랑스럽다구.’
“사랑스럽지 않아.”
‘멋진 아가씨가 될걸.’
“그런게될리 없었어.”
‘너는·······’
차츰 코가 매워지기 시작했다.
그녀에게 있어 너무 잔인하기만한·····.
‘크리아는 착한 아이니까.’
그것의 이름은 악몽,
소망을 가장한 몰인정하기만 한 악몽,
너무 원망스러운··········.
“읏····”
주르륵주르륵 눈물이 쏟아진다.
그렇게 보여야 한다.
시야가 뿌옇다. 그래서 앞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해야한다.
아니, 하고 싶다.
허나, 그렇게 느끼고 생각할 뿐 눈물은 나지 않는다. 단지 표정만이 변할 뿐 눈물 한방울 나지 않는다.
조용한 방안 가운데, 한번이가도 좋으니 과거처럼 울었으면 좋겠다.
······하고 조용히 생각했다.
아가씨는 귀여웠다.
그래서 언제나 사랑 받는다.
주위의 시선을 받으며 사랑받는다.
당연하다.
그래서 행복하다.
가난해도 그녀는 행복하다.
시간을 조금만 거스른다면 좋을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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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조금,
암울한 분위기으로 끝냈습니다.
끝에 나오는 아가씨는 누구인지 이미 다 아실거라고 생각하고요. 여기서 조금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화의 앞부분을 보신다면 대강 왜 울렸는지 대강 짜맞추실수 있ㅇ········하하;;
째려보지 말아주셔요;; 특히 러브언니;
그녀의 후일을 알고있는 러브언니, 린제를 원망 말ㅇ.....(뻐억!)
어쨌든, 무지무지 긴 소설연재 잠수였습니다;
흐흑, 주위에 잘쓰시는 분들이 워낙많다보니······
올릴 자신이 없어져서 블로그에 다가나 올릴까······
지금 생각 중입니다만, 러브언니의 주먹이 공포스럽군요;;
여, 열심히 해야겠지요;
아! 린제가 큰맘 먹었습니다!
지금 2003년12월을 마지막으로 업데이트가 전혀 되지 않고 있는 슬레이어즈 블랙마켓말입지요.
린제, 그곳에 제로리나를 불사를 계획이랍니다!<-
1월달을 마지막으로 일본 제로리나 추진 위원회가 닫히면서 우울해진 기분에서 조금이라도 일어날 수 있게·······제로리나 만만세!!
누구 도와주실 분들 계시다면 같이 제로리나에 불을 지펴요!
주소는 http://www.slayers-blackmarket.com/ <-이곳입니다
p.s.
아, 어째 후기의 핀트가 많이 벗어난 것 같은 느낌이;;;
첫댓글 정말오랜만이네요~~//ㅁ// 아아~~ 저사이트 오랜만이네요.. 언제한번 들어가야될듯...후훗
에헷, 오랜만입니다>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