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00~300여 중소기업을 다닙니다. 그게 제 일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많이 줄었습니다. 중소기업에, 우리 경제에 불황이 이어지듯 제 일에도 불황이... 올해는 총선이 있어 더욱 일이 줄어들었습니다. 선거가 있는 해에는 선거일 이전에 물량을 많이 밀어내다 보니, 선거 이후 배정되는 물량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예상했기에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제 일이 월급제가 아닌, 수당 성격의 비용을 받는 프리랜서이기에 불확실성이 큰 일이지만, 15년여 일해 오면서 올해 같은 경우는 처음입니다. 제 일이 줄어드는 데 대한 걱정보다는 불황이 장기화하여 고전하는 중소기업이 많은 게 참 마음 아픕니다. 15년여 일을 하다 보니 같은 기업을 두세 번 가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기에 전후 비교가 되기도 하지만, 처음 가는 업체들도 업종별로 제 머릿속 데이터베이스에서 불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IMF가 지난 10월 22일 발표한 ‘10월 세계 경제전망’에서 내년 세계 경제가 3.2% 성장할 것이라며 지난 7월 전망 때의 3.3%보다 0.1%p 낮췄습니다. 미국은 올해 2.8% 성장하지만, 내년엔 노동시장 냉각에 따른 소비둔화로 인해 2.2%로 성장세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고, 중국 성장률은 올해 4.8%에서 내년 4.5%로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중국과 미국은 한국 전체 수출에서 약 38%의 비중을 차지하는 시장인 만큼,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낮아진다는 것은 한국 수출에 악재로 작용하게 됩니다. IMF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성장률도 올해 2.5%에서 내년 2.2%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11월 중소기업 경기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업황전망 경기전망지수(SBHI)는 77.1로 전월 대비 1.3p 하락했습니다. 특히 항목별 전망에서 수출 SBHI는 전월의 88.4에서 85.0으로 3.4p나 낮아졌습니다. 거기다가, 정치는 30년 전 4류에서 이젠 급을 매길 수 없는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래저래 불황의 끝을 알 수 없는 암울한 시간입니다. 하지만, 아래 모셔 온 글에서처럼, 불평하지 말고 내 앞의 현실에만 최선을 다해 보렵니다. 만족해 보렵니다. 이 시련기, 빨리 잊고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우리 모두 가볍게 떠올라야지요...
50년 지기 친구들과 세상 시름 잠시 잊었습니다. 불황도 잊고, 튀어 오르는 공처럼...
https://blog.naver.com/bornfreelee/223694092994
아직 남은 빨간 단풍을 보며상념에 잠시 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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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모셔 온 글)=========
친구들은 만날 때마다 다들 불황이라고 한마디씩 한다. 그렇다고 굶어 죽는 친구들은 없었으며, 자식을 학교에 보내지 못하는 부모도 보지 못했다. 그렇지. 우리네 인생에서 언제 불황이지 않은 때가 있었던가.
어린 날 내 사주엔 언제나 삼재가 들어 물가엔 가지 말아야 했으며 높은 곳은 삼가야 했다. 기억컨데 내게 삼재 아닌 해가 있었던가. 언제 한 번 세상이 불황이지 않은 때가 있었던가. 경제는 늘 어려웠고, 정치는 음모를 꾸며대고 세상은 그렇듯 불만 덩어리, 늘 개선 거리 투성이였다.
금요일 저녁 친구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불황을 얘기하는 이 시간, 우리는 이미 불황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다. 몇만 원의 사치를 부릴 여유가 있다면 불평하지 말일이다. 그 몇만 원으로 한 달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그림동화 <연애하는 남자> 중에서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모셔 온 글)========
그래 살아봐야지
너도 나도 공이 되어
떨어져도 튀는 공이 되어
살아봐야지
쓰러지는 법이 없는 둥근
공처럼, 탄력의 나라의
왕자처럼
가볍게 떠올라야지
곧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는 꼴
둥근 공이 되어
옳지 최선의 꼴
지금의 네 모습처럼
떨어져도 뛰어오르는 꼴
쓰러지는 법이 없는 공이 되어
-----정현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