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초 김교감이 카톡으로 초청장을 보내왔다. 작년 백주년 행사 때 운동장에서 직접 그린 박기옥 화백의 '웅지필승군마도'를 현관에 거는 개첩식을 하는데 운영위원장으로 참석해 달라시는 내용이다. 게첩인지 게첨인지 개첩인지 조금 헷갈리지만 화백이 직접 행사명을 정했을수도 있으니 상관없다. 송원하 회장이 아침에 전화해 점심을 하고 참석하자고 나교장을 모시고 동강식당으로 오라신다. 학교에 들러 사양하는 교감은 두고 나교장과 동강식당으로 가니 송영기 노인회장도 계시고 박화백 송기철 신현식 윤민수 등이 앉아 있다. 박 화백이 술을 시켜 현식이와 함께 나도 끼어 한 잔 마신다. 박화백의 자기 이야기가 길다. 송영기 회장은 날 잘 모르는 듯한데 맞장구를 쳐 드리자 아는 듯 당신 이야기를 하신다. 식사를 하고 이야기가 길어져도 시간 여유가 있다. 윤국장이 찻집에 가 차를 산다. 그래도 시간이 남아 죽산재에 간다. 송부회장이 문을 열고 안을 개방하자 실내화를 신고 들여다 본다. 아랫쪽의 효자비각에도 열쇠번호를 알아 열고 들어가 본다. 윤용구의 글씨가 단아한데, 정만조의 글은 차분히 읽지 못한다. 두 사람의 인생 행로가 어떠한지 흥미를 끄는데 깊이 찾아보지 못한다. 박화백이 걸어서 학교로 가고 남은 이들은 내차를 타고 학교로 이동한다. 60주년 기념관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60주년 기념관이 낡아 몇년 전 공간혁신으로 대폭 개선하겠다 하던데 그 추후가 둥금하지만 내가 구태어 나설 일은 아니다. 학교에선 예산이 모자라 반환하고 새로 개선비를 요구할 모양이다. 교장실에서 차를 마시고 3시가 되자 현관으로 나간다. 작은 단상에 김교감이 사회를 보고 앞에는 교직원 계단에는 유치원생이 앉아 있다. 절차가 조금 딱딱하다. 나교장과 송회장의 인사가 끝나고 박화백이 그림에 대해 설명한다. 그림은 생동감이 넘친다. 사진을 찍고 나온다. 헤어지는데 박화백은 한잔 더하자고 현식을 끈다. 눈치없는건지 현식을 배려하는 건지 고향통닭으로 따라 들어간다. 명기 처가 인사를 하고 눈에 익은 이가 있는데 기억이 안난다. 나중에 현식에게 물으니 동강초 급식실에서 일하고 류제경 교육장 친구인 서희숙씨라고 하며 송부회장의 부인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식사고 같이 하고 작년에도 몇번 뵌 분이다. 난 아직 지역에서 살만한 자격이 없다. 송회장이 우체국에 들렀다가 계산을 하고 가시고 윤민수가 와 백화백의 이야기를 같이 듣는다. 박화백은 몇 번 한병만 더하자고 하시며 이야기가 끝이 없다. 민수가 전화를 두어번 받고 나가고 나도 물에 넣어 둔 죽순이 걱정되어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