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2년간은 늘어나는 나이 탓인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겨울의 문턱에서 감기란 놈에게 붙들려 쉽게 실랑이를 당한다. 이번에도 한 일주일간 고초를 치렀다. 주변의 속 썩이는 골치 덩어리들 건사하다보니 면역이 많이 뒤쳐진 모양이다.
아직 목이 칼칼하던 3일전 이재승 동기생이 전활 걸어 왔다. "토요일 날 점심때 시간되나?" 라고 묻는다. "감기하고 싸움중인데 그날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별 약속 없어. 근데 무슨 일 있나?" '아냐 누가 점심을 쏘겠데." 한다. 이상 전화통화 내용이다.
토요일 날 12시50분까지 강동구청 앞으로 나갔다. 그 전 날 의사에게 감기 놈을 강하게 내쫓아달고 하여 좀 강하게 다뤘더니 다행히 별 흔적이 안보였다. 한 열흘 만에 쐬주 한 잔 꺾을 기대를 걸어 본다.한산한 구청마당 옆의 단풍잎이 화사하게 내리쬐는 초겨울의 햇빛이 수줍은 듯 몸을 움츠린다.
이내 동기생들이 도착하고 조용한 일식집으로 안내되었다.
자주접해보지 않은 차림상이 벌써 군침을 돌게 한다. 알고 보니 재승동기생의 귀빠진 날이라 그냥 점심이나 같이하자는 호출임을 알게 되었다. 그런 줄 알았더라면 조그마한 케이크라도 하나 들고 오는 건데.....
한 두 번 만나는 사이도 아니니 이해하겠지하고 간단한 건배제의를 시작으로 우린 일 배 이배 부일배로 진입하였다.
싱싱한 사시미와 스시가 감기로 축난 원기를 단번에 회복시켜주는 듯했다.
음식점에서 특별히 제공한 숙성 매실주를 곁들여 포식을 하고난 우리는 인근 노래방으로 자릴 옮겼다.
특히 박봉수 동기생의 감미로운 그 옛날 노래꾼 안다성의 '바닷가에서'.. 는 노병들이 두 눈을 지그시 감도록 유도하는데 충분했었다. 의미 있는 하루를 같이 보낸 동기생들은 땅거미가 완전히 내려앉은 골목길에서 또 담날을 기약하며 각기 헤어졌다. 생일을 맞은 재승동기생을 축하하며 늘 건강이 함께하기를 비는 마음 간절하다.

노래방 문열기를 기다리며...

일식집 사장님께서 넥타이 차림의 또다른 사장님께 정중하게 인사를 건넨다. 경수동기생의 황송해하는 모습이 돋보인다.
첫댓글 역시 그대이름은 정재성 스타일 답게 멋있게 올렸내요.
지금 재승이 사무실에서 우연하게 멜을 열어보다가 즉답으로 댓글을 올립니다.
동기생들의 일이라면 지극 정성으로 봉사 활동을 마다한 그대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그 날 넘 재미있었습니다.
늘 1%가 부족하고 수양이 덜된 나를 그래도 동기생이라 칭하면서 같이 먹고 놀아준 "위" 사진의 인물
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댓글로 대신합니다.
경수동기생 고맙습니다. 스스로 %가 부족하다는 겸양의 표현도 그 횟수가 많으면 자칫 그 반대의 의미로 해석될수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감히 누가 경수 동기생에게 그런 무례한 꼬리표를 달겠습니까?ㅎㅎㅎ. 내자신이 볼수있는 내 모습은 오직 거울에 투영되는 겉 모습 뿐이라 생각 합니다. 재승이나 봉수동기생 손거울에 비친 경수 동기생의 모습이 진짜입니다. 정재성이의 진 모습이 경수 동기생의 거울에서 보이듯 말입니다. 근무 중 "이상무" 소리가 계속 들려오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