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실-쟁점/주방용오물분쇄기-소비자는 원하는데 현실은 위법
주방용오물분쇄기 소비자는 원하는데 현실은 위법
한국물기술인증원 강력 단속하기도 난망한 구조
현행법은 오물분쇄기 있으나 마나 불편함은 여전
해외직구 등 인증되지 않은 주방용오물분쇄기 판매사이트가 4,396개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불법 제품 판매사이트는 쿠팡이 1위 619개, 2위 인터파크 600개, 3위 11번가 589개, 네이버 553개, 옥션 543개, G마켓 515개, 위메프 434개, 티몬 364개, SSG 221개, 롯데온 173개, G9·카카오 32개 순이다.
주방용오물분쇄기의 탄생적 배경은 가정에서 배출되는 모든 음식물을 잘게 분쇄하여 물과 함께 하수구로 배출하는 기능으로 국내시장에 유통되기 시작한 것은 이미 20여 년 전이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주방용오물분쇄기는 제품 기능특성상 불량제품이 아니지만 현행 법률에서는 불법제품으로 취급되고 있다.
2022년에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서울 강서을·원내수석부대표)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2018년~2022년 주방용오물분쇄기 인증취소 현황’자료에 따르면 주방용오물분쇄기 업체들이 정부 인증을 받은 후에도 불법 개·변조 등 불법으로 제품을 판매하다 인증이 취소되는 경우가 최근 5년간 31건에 달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8개 업체의 경우 2회 이상 반복적으로 인증기준을 위반해 인증이 취소되었다. 불법 개·변조된 제품을 판매하더라도 대부분 제품 인증취소 이후 과태료 처분수준에 그쳐, 다시 다른 제품으로 재인증을 받아 판매하는 수법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방용오물분쇄기를 인증해 주는 한국물기술인증원에서 최근 5년간(2017년~2021년)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주방용오물분쇄기 33개를 직접 구매해 사용해본 결과 27개(81.8%) 제품이 거름망 미설치 등 인증기준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
다.
그러나 이같은 인증기준을 지키지 않은 대부분의 원인이 고정거름망 변조,배출거름망 제거등 해외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는 구조이다. 인증취소의 주요 원인인 거름망설치등은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는 한국식 인증제도로 인한 결과물이다.
불법 개변조 또는 해외직구·미인증 제품 등 불법 주방용오물분쇄기의 판매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정부 인증기준에 맞춘 제품의 경우 분쇄한 오물을 회수통에 걸러 버리는 과정이 번거로워 소비자들에게는 오물분쇄기를 사실상 구매할 필요성이 없는 구조이다.
소비자들의 욕구가 큰 오물분쇄기에 대한 시장유통을 시장경제에 맡길 수 없는 근본 원인은 불안전한 우리나라 하수도 시스템으로 인한 결과이다.
국제시장에서 자유롭게 통용되는 오물분쇄기에서 거름망을 설치하게 하고 음식찌꺼기를 별도로 모아서 처리해야 인증을 주는 굴곡된 시스템이 이들 제품을 불법으로 몰아가고 있다.
결국 하수도시스템만 제대로 작동되면 오물분쇄기는 소비자들에 의한 자유로운 선택사항이지만 20여년이 지난 현실에서도 여전히 근본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가 2020 하수도정비기본계획 당시 25개 지점에 대한 유량․수질조사를 한 바 있다. 일반관로, 우수토실, 차집관로 등에 계측 지점을 선정하고 계측을 했는데, 대부분의 지점에서 BOD 100mg/L에도 못 미치는 하수가 배출되었다. 몇몇 지점에서는 200mg/L를 넘나드는 경우도 있었지만, 어떤 경우는 BOD 7mg/L로 조사되었다. 방류수질 기준을 만족하는 매우 깨끗한 빗물과 같은 하수물이다.
하지만 하수처리장 유입수질은 BOD가 120~150mg/L 정도로 하수관로에는 맹물이 흐르고 있는데 처리장에는 계획수질에 근접한 하수가 유입되었다.
BOD 50mg/L이하의 하수물이 하수처리장에 와서는 평균 150mg/L이상으로 오염되어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단순 조사만 봐서는 오물분쇄기를 오히려 적극 권장해야 하고 단독주택에 설치되고 있는 정화조를 철거해도 무방한 구조이다.
이에 대해 환경국제전략연구소 김동환박사는 “주방용오물분쇄기의 허용 차단이나 단독주택의 정화조시설은 현실적 괴리가 큰 과거의 유물이다. 분쇄기의 인증제도는 소비자의 욕구와 하수시스템의 현실을 반영하여 변형된 제도로 불완전한 구조이다. 이제는 수처리 시스템이 과거와 달리 국제 경쟁력에서 선진국과 별 차이가 없는 기술수준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대규모 공동주택의 경우 거름망 없는 주방용오물분쇄기를 허용하게 하는 대신에 2차 처리를 하는 공동 수처리시스템을 설치하여 최종적으로 하수로 방류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일부 재개발단지에서 자체적으로 2차 수처리시스템을 설치하고자 했으나 해당 구청과 관련 지역환경청에서 허가를 하지 않아 불발된 경우도 있다)아울러 기후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공동주택단지의 위치특성에 따라 대형 빗물저류조를 설치하여 물의 재이용과 집중호우시 저류조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환경부,국토부,지자체와 전문가의 종합적인 전략수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환경경영신문 www.ionest 국회 박남식전문기자)
<2018~2022 주방용오물분쇄기 유형별 인증취소 현황>
유형별 | 거짓 홍보 | 고정거름망 변조 | 배출거름망 제거 | 설치실적 미제출 | 우회 배출구설치 | 칼날 개·변조 | 회수부 탈리 | 합계 |
2018 | 0 | 0 | 2 | 0 | 0 | 0 | 4 | 6 |
2019 | 2 | 0 | 0 | 0 | 1 | 0 | 4 | 7 |
2020 | 0 | 0 | 0 | 2 | 0 | 1 | 3 | 6 |
2021 | 0 | 2 | 4 | 0 | 0 | 0 | 2 | 8 |
2022 | 0 | 0 | 2 | 0 | 2 | 0 | 0 | 4 |
합계 | 2 | 2 | 8 | 2 | 3 | 1 | 13 | 31 |
<21년도 하반기~22년도 상반기 불법 주방용오물분쇄기 판매사이트 현황>
단위: 판매사이트(상품 페이지), URL 수 |
구분 | 소계 | 쿠팡 | 인터파크 | 11번가 | 네이버 | 옥션 | G마켓 | 위메프 | 티몬 | SSG | 롯데온 | G9, 카카오 |
ʼ21 하 | 2,587 | 398 | 396 | 359 | 380 | 313 | 285 | 261 | 195 | - | - | - |
ʼ22 상 | 2,056 | 221 | 204 | 230 | 173 | 230 | 230 | 173 | 169 | 221 | 173 | 32 |
합계 | 4,643 | 619 | 600 | 589 | 553 | 543 | 515 | 434 | 364 | 221 | 173 | 32 |
<2017~2021 한국물기술인증원 주방용오물분쇄기 시판품 조사결과>
연도별 | 2017 | 2018 | 2019 | 2020 | 2021 | 합계 |
조사건수 | 5 | 2 | 5 | 10 | 11 | 33 |
위반건수 | 4 | 1 | 5 | 9 | 8 | 27 |
위반율(%) | 80 | 50 | 100 | 90 | 73 | 8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