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하다 못 깨닫고 죽으면? / 대원 큰스님
[대원스님]
일생 선방에 살면서 참선이 제일이라고 부르짓고,
누가 뭐라고 하면, “이 놈아! 참선을 해야지, 그건 다 헛된 거야. 소용없어.”
이렇게 강변을 하던 노장스님이 있었는데, 나이가 칠십이 넘어서
팔십이 다 돼 갈 무렵에 입이 달싹달싹 그러기에 뭘 하시냐 물으니,
“나 요사이 아미타불을 하네.”
“아니 스님! 그렇게 참선이 제일이라고 그러더니
아미타불을 하신다니 뭔 말씀입니까?”
“내가 이제 나이가 들어서 갈 때가 돼 가니
아미타부처님에게 내가 의지하네.”
그런 큰스님이 여러 사람이 있었어요. 참선을 해 가지고 힘도 못 얻었고,
혼자 힘으로 갈 수도 없고, 진작 아미타불에게 부탁이나 해놨더라면 극락세계로 갈 텐데,
그것도 안 해놨으니 아주 낭패다 이거지요. 여러분도 안 그렇겠어요?
[대중1] 힘을 못 얻었다면 그럴 수밖에 없겠지요.
[스님] 그렇겠지요?
[대중2] 그 스님께서 헛공부 하신 것 같습니다.
구하는 바가 없어야 하는데 구하는 바가 있어서 아미타부처님을 찾으셨는데,
결국에는 그 복이 다하면 또 지옥이나 인간에 떨어지는 거 아닙니까?
[대중3] 그 스님께서 화두를 참구를 하시다가 나중에 연세가 칠십이 넘으셔서
아미타불을 부르신다는 자체가 아미타부처님의 명호를 외우는 거나
화두참선을 하는 거나 모양만 다를 뿐이지 궁극적으로 같다는 생각에서 그러시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예를 든다면 큰 파도나 작은 파도나 깊은 바다나 짠 것은 똑같지 않습니까?
[스님] 그럼 구태여 아미타불을 해야 할 필요 없잖아요.
그대로 화두를 죽~ 하면 되는 거지.
[대중3] 모양을 바꾼다고 해서 화두가 바뀌는 건 아니잖습니까?
예를 든다며 아미타부처님 명호를 외우면서 아미타부처님을 일심으로 본다면
결국은 이뭣고라고 하는 것이 가슴에 닿을 것이고,
외부에서 봤을 때는 아미타부처님을 부르지만 내면적으로 보면 화두를 참구하는 거나
동일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스님] 그런데, 커피를 만들어 내면 커피가 찻잔에 담기고,
오미자차를 만들어 내면 오미자차가 담기는 건데, 생각으로 만들어 내서 짓는 거는 다르잖아요?
그게 다르지 같을 순 없잖아요? 생각으로 지어서 만들어 내는 건 다른 것이거든요.
[대중3] 생각 자체가 나오기 전을 추구를 하니까요.
[스님] 생각하기 이전이라면 그럼 아미타불 할 필요가 없지.
내가 극락세계 가기 위해 아미타불을 한다는 거는 벌써 생각으로 만들었잖아요.
아미타불을 생각을 했고, 아미타불을 의지를 했고,
극락세계를 생각했고 벌써 만들었잖아요? 그럼 그건 아니지.
[대중3] 예. 잘못 된 것 같습니다.
[대중4] 저는 화두 드는 자체가 부처를 찾는 거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부처님, 문 좀 열어주십시오. 저 들어가겠습니다.” 하고
계속 그렇게 아미타불을 염하는 거나 화두 하는 거나
다른 게 뭐가 있겠습니까? 저는 같다고 보는데요?
[스님] 같다고 그러면 우리가 여기 앉아서 아미타불을 하지
이뭣고를 해야 할 필요가 없잖아요?
[대중5] 이뭣고는 자기 자신이 곧바로 부처가 되는 공부고,
아미타불을 아미타불에 의지해 갖고 자기가 극락에 가는 거고,
차이가 있지 않습니까?
[스님] 예. 화두가 염자시수(念者是誰)라는 화두가 있고,
이뭣고 화두가 있는데요. 이뭣고는 바로 자기 자신을 바로 찍어서
이놈이 무엇인가를 바로 공부해 들어가는 것이고,
염자시수오는 아미타불~하고 생각하고 부르고, 생각하고 부른 이놈은 누구인가~?
누구인가라는 게 거기서 붙어요. (찻잔을 들면)
이게 누구냐 하지는 않습니다. 무엇이냐고 묻지.
누구냐는 사람에 한해서 누구냐 묻는 거지요. 그렇지요?
이뭣고는 달라요. 이뭣고는 일반적으로 보편적으로 어디든지 다 통해요.
무엇을 들고서도 “무엇입니까?”가 붙을 수 있는데,
물건을 들고 “누구냐?”이러지는 않거든요. 이뭣고는 어떤 부처의 명호를 의지하는 것도 아니고,
어떤 이름을 의지하는 것도 아니고, 어떤 모양을 의지하는 것이 없어요.
모든 걸 제거해서 싹 끊어버리고 없는 데서 자기를 짚어요.
이것은 뭐냐?
이것은 공도 아니고 색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고 마음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라 했어요.
그건 생각으로 지어서 만든 이름이지 실체는 아니야. 나의 존재의 실체는 뭐냐 이거라.
그걸 파고 들어가야지.
[대중6] 제가 나이도 언 칠십 넘어 팔십 가까이 다 되어 갑니다.
십년 전에도 화두만 하며 되지 했는데 지금 마음이 급합니다.
이걸 해야 될지, 저걸 해야 될지. 죽음부터 해결해야 되지 하는 생각이 들어가지고.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스님] 이 화두를 열심히 하다가 내가 죽으면, 아미타부처님의 은혜를 받아야 되는데,
은혜도 못 받고 내 혼자 어떻게 합니까? 그러는데,
영명연수 선사는 “내가 분명히 여기서 증명을 하노니,
설사 금생에 깨치지 못하더라도 악업에 떨어지는 일은 결정코 없으며
내세에는 한번 들으면 천 가지를 깨닫는 사람이 될 것이다.
(一聞千悟 得大總持).” 그랬어요. 절대 걱정하지 말라 이겁니다.
내가 이거 하다가 못 깨닫고 죽으면 악도에 떨어지지 않나
그런 생각 절대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무슨 말인지 알겠지요?
열심히 화두를 지극히 숨 떨어질 때까지 놓치지 않고 열심히 하면
반드시 죽고 나서도 천하를 제압할 수 있는 대근기, 대영웅으로 태어난다는 겁니다.
알겠어요? 열심히 하시오.
('21. 9. 19. 학림사 대원 큰스님 소참법문)
출처 : 학림사 오등선원 지대방
출처 : 가장 행복한 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