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촌역을 출발한지 1시간 30분을 달려 열차는 경주역에 도착 다시 거꾸로 달려서 중앙선
에서 동해남부선 레일로 바꿔타고 나원역을 지나 경주~안강~포항으로 연결된 국도와 나
란히 달리는 지방도 옆 지붕하나에 벤치 두개 달랑 작은 정거장을 지키고 있는 청령역에
도착했다.
청령역에 내린 승객은 나 혼자 뿐이고, 이내 열차는 문을 닫고 안강을 향해 열차는 떠난
다.
열차 맨 뒷칸 운전실 창밖을 내다보던 차장분 께서 내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건넨다.
나도 고개를 꾸벅 하며 수고하십시오 인사를 건넸다.
열차는 점점 멀어져 가고 역사 건물도 하나없고, 역무원도 없는 간이승강장 청령역에는
비바람만이 몰아치고 역 뒤로 지방도를 오가는 차들 소리만 들릴뿐이다.
경주시에서 안강으로 이어진 지방도로 한켠에 세워진 지붕아래 구식 폴사인 하나가 서있
다.
간이역 하면 늘 먼저 떠오르는게 역사건물 없고, 초라한 작은 정거장, 역무원 도 없고,
쓸쓸함, 고요함 그것은 간이역과 함께해야하는 운명이다.
동해남부선의 열차가 멈춰서는 간이역중 서생,죽동, 사진속의 청령역이 위의 조건을 모두
갖춘 역일것이다.
하루에 이곳으로 기차를 타러오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련지...
나의 그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역 뒤로 노란색 시내버스가 횅하니 달려간다.
대합실 하나없는 역에 지붕에 대롱대롱 매달린 열차 운행 시간표와 운임표
비바람에 당장이라도 날아가 버릴것만 같다.
비바람속에 잠긴 외딴 섬 처럼 쓸쓸히 동해남부선 선로 한켠을 지키고 서있는 청령역
동해남부선 레일위로 거침없이 쏟아지는 빗줄기...
이레일을 따라가면은 경주 울산 해운대바다를 지나 부전까지 갈수있겠지..
경주역 방향으로 바라본 동해남부선
안강,포항 방향으로 바라본 동해남부선
이내 침묵을 깨고 안강역 방향에서 작은 기관차 한대가 지나간다.
비내리는 간이역..
오늘따라 더욱 외로워 보인다.
레일위에 서서 한동안 멀거니 안강방향을 바라보며 서있었다.
동해남부선..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철길..
넘실거리는 동해바다와 함께하는 레일...
침묵이란 깊은 바다는 동해남부선 간이역을 집어삼킨다.
청령역을 굽어보는 야산 자락에도 봄꽃이 찾아와 비에 젖어있다.
청령리는 경북 월성군 천북면에 속해있다가 1973년 경북 월성군 안강읍에 편입되었으며
청령은 산골짜기에 대나무가 울창하였다고 한다.
간이역의 운명은 그리 밝지 못하다.
이미 동해남부선은 적자,이용객 감소 등으로 인한 정리폐역으로 울산의 서생,효문역을
2010년에 폐역할 방침을 내렸다.
그것은 시작일 뿐이다.
또 앞으로 동해남부선의 간이역들이 줄줄이 폐역되어 사라지게 될지 알수가 없다.
참 서글픈 일이다.
도시의 기계같은 시멘트같은 메마른 세상속에서 지쳐버릴때 잠시나마 마음을 쉴수있는
간이역이 하나둘 사라지는 현실이...
폴사인을 찍는데 갑자기 뒤에서 기적소리가 들려와 깜짝놀라 뒤를 돌아보니
포항 → 제철 행선판을 달고있는 3칸의 통일호 동차가 경주역 방향에서 안강으로
달려간다.
이열차는 포항제철 근로자 출,퇴근용 열차로 이용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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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행 기###
동해남부선 지붕하나 서있는 간이역 청령역 1편
간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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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11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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