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 나눔문화 3,500여 회원님 중 10년 이상 후원 중인 회원님은 총 1,405분. 2023년 올해 10년 회원이 되신 분은 141분입니다. 세계를 뒤흔든 경제위기와 역사가 거꾸로 가는 듯한 한반도 정세 속에서 회원님들께 큰 힘을 받았던 2013년. 당시 나눔문화는 밀양 송전탑 반대, 4대강 토건공사 반대, 쌍용차 복직투쟁 등 국내 현안부터 이라크 전쟁 10년 평화행동, 매닝 석방운동 등 국제 행동을 위해 거리로 나섰고, 박노해 시인의 아체에서의 마을 재건 활동, 버마〈나눔문화 친구농장〉확장 등으로 평화활동을 펼쳤습니다. 〈나누는 학교〉는 설립 10년을 맞았고, 회원님들과 〈나눔농부〉를 통해 토종종자를 지켰습니다. 〈라 카페 갤러리〉의 박노해 사진전을 통해서 희망의 씨앗 같은 순례객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나눔문화와 10년을 함께 한 회원님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정리 | 이현지 회원섬김팀장
나눔문화 10년 회원님들의 이야기 ⓛ
송전탑 막아내자! 손 잡아준 나눔
구미현·고준길 님, 김영자 님, 송루시아 님, 이남우·한옥순 님 (前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대책위원회)
2013년 서울 〈탈핵희망문화제〉에서 김영자님과 김재현 연구원.
밀양 땅에 들어오는 초고압 송전탑을 막겠다고 할매 할배들이 힘들게 싸울 때 젊은 나눔문화 연구원들이 먼 길을 달려와주어 얼매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무엇보다 고마운 건 『전기는 눈물을 타고 흐른다』라는 소책자를 18만 부나 만들어 나눠 준 것입니다. 절망의 끝자락에서 희망을 심어 본, 그런 사람만이 나눌 수 있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손길이었어요. 우리가 송전탑은 막아내지 못했지만, 세월호·쌍용·용산 같은 다른 현장을 다니면서 세상에 참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나눔문화 회원님들이 사회 곳곳에 마음을 보내고 있다는 것도 큰 감동이었습니다. 우리는 가진 것은 적어도 마음만큼은 부자 아닙니까. 작은 힘이지만 좋은 일 하는데 보탬이 되면 좋겠습니다.
〈나누는 학교〉에서 오히려 배웠죠
정상훈 님 (미디어 활동가)
2017년 나누는 학교 ‘사진으로 말해요’ 수업을 진행한 정상훈 님.
나누는 학교 친구교사로 참여했을 당시, 25년 직장생활을 마무리하고 새 길을 모색하고 있었어요. 주말마다 나누는 학교 아이들, 쌤들과 만나며 온 힘을 다 쏟아 부었고^^ 그만큼 활력도 얻었죠. 나누는 학교는 어떤 지식을 공부한다기보다 어떻게 사는지 배워가는 곳이었어요. 사람과 사람 사이 인연으로 맺어졌고 정기후원을 시작할 때부터 ‘내가 살아있는 동안 나눔문화와 함께 간다’고 여겼어요. 최근엔 도시 청년 주거나 노인 일자리 문제, 탈북 청소년, 청년 버스커들의 목소리를 다큐에 담고 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로 사람들을 돕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에요. 자비로 혼자 촬영부터 편집까지 하느라 힘들지만 제 영상을 보고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반응이 올 때 보람을 느껴요. 나누는 학교 아이들이 준 에너지를 지금도 조금씩 꺼내 쓰고 있는 것 같아요.
멀리 우도의 책방에서도 나눔문화와 함께 합니다
이의선 님 (제주도 우도 〈밤수지맨드라미〉 책방 대표)
제주도 우도의 책방 〈밤수지맨드라미〉 앞에서 이의선님 부부.
십 년 전, 서울에서 살 때 농부·농사에 관련된 업무를 맡고 있었어요. 시골을 오가는 일이 늘어날수록 서울과의 거리가 한계로 다가왔고, 도시에 살면서 농사짓는 삶에 대해 말해도 될지 회의감도 들었죠. 때마침 나눔문화 〈나눔농부〉에 참여하면서 회원가입도 했었어요.
다음 해 결혼과 함께 우도로 내려왔고 2017년에 책방 〈밤수지맨드라미〉를 열었죠. ‘밤수지맨드라미’는 제주 바다에 사는 멸종위기종의 산호초인데, 우리 삶에서 아련히 멀어져 가고 있는 소중한 것들을 가까이 곁에 두자는 마음으로 지었어요. 지금 제 삶에서 중요한 건, 매일 책방 문을 여는 일이에요. 작은 섬 우도에도 개발 바람이 불면서 많은 것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요. 멀리서 찾아와 위안을 얻고 간다는 분들 덕분에 책방을 여는 게 너무 좋아요. 푸른 바다, 흔들리는 풀, 책 한 권을 보는 시간이 좋아 찾아온 분들이니까, 그런 우도를 지켜주고 싶은 거죠.
그리고 항상 깨어있으려고 해요. 고여있지 않기 위한 제 노력 중 하나는 나눔문화를 바라보는 것이에요.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나 다른 관점에서 보게 해주니까요. 코로나가 시작되었을 때, 제 인생에서 가장 큰 공포를 겪었어요. 소식지에 실린 코로나 기획 기사를 여러 번 정독했어요. 100% 맞다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내가 왜 이렇게 공포감을 느끼는지 돌아보게 해주었어요. 애써 문제의 근원을 찾지 않으면 순간의 두려움과 불안에 휩싸여 버린다는 것을 깨닫게 해줬어요. 나눔문화는 제게 그런 역할을 해주는 고마운 곳이에요. 재벌 후원, 정부 지원 없이 회원들의 후원으로만 운영한다는 원칙이 단체의 원동력이겠지만, 한편으론 후원금에 마음 졸이진 않을까 걱정입니다. 그럼에도 계속 이어가 주는 것이 든든해요.
책방 주인으로서 도울 방법은 책 홍보라고 생각해요. 저희 책방에서 박노해 시인의 책을 꾸준히 소개하고 있어요. 내가 좋아하는 글을 다른 누군가도 읽게 된다는 것,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의 존재만으로도 힘이 돼요. ‘어쩌면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 책방’에서도 나눔문화를 응원합니다.
삶의 방향에 물음을 던지는 운동
윤양미 님 (도서출판 〈산처럼〉대표)
라 카페 갤러리의 독특한 분위기와 음료가 좋아서 자주 온답니다. 선명한 초록벽에 둘러싸인 카페 공간이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계절마다 바뀌는 활짝 핀 꽃들이 정말 황홀하게 해요. 20년 넘게 박노해 시인의 시 〈숨고르기〉를 매주 보내주는데, 그런 문화적인 향기가 퍼져나갈 때 사회도 성숙해지는 것 아니겠어요? 거리에서 구호를 외치는 시대적 분위기는 여전하지만, 한편에서는 개인의 삶에 대한 관심도 상당히 높아졌죠. 사람의 감성과 영혼을 충만하게 해주는 나눔문화의 여러 활동이 호소력을 갖는 시대라고 봅니다. 그래서 많은 분이 박노해 사진전을 찾는 거겠죠. 자본주의에 매몰되고 싶지 않지만 거기서 벗어나 살 수도 없기에, 그 사이의 접점을 찾아가며 각자 자리에서 치열하게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박노해 시인과 나눔문화는 ‘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모델, 삶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봐요. 국제분쟁, 사회이슈에 대한 목소리를 내면서 근본적인 삶의 방향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는 점이 나눔문화의 특징이겠죠.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나눔문화와 10년 동안 함께 커온 어린이 회원님
엄마 덕분에 2살 때 가입했는데 뿌듯하네요. 박노해 사진전에서 제 일상과 너무 다른 모습을 봤고 나눔의 의미도 생각해보았어요.
10년 회원 김단형 님(13세)
9년 회원 김단아 님(10세)
나눔문화 소식지가 제 이름으로 와서 열심히 읽고 있어요. 나눔문화에서 제 후원으로 조금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주시길 희망합니다.
10년 회원 최다율 님(12세)
첫댓글 고여 있지 않기 위한 노력으로 나눔을~~
나누는 학교는 어떻게 사는지 배워가는 곳~~
작은 힘이지만 좋은 일 하는데 보탬이 되는 사람으로~~
조금 더 따뜻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