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여성들이 예뻐지려는 마음은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일제강점기 때 그 여성들을 공략한 끝에 날개 돋친 듯 팔렸던 박가분을 아시나요? “박가분(朴家粉)”은 일제 강점기인 1920년에 상표 등록하여 판매한 것으로 공산품으로서는 맨 처음 만들고 판매한 한국 최초의 화장품입니다. 박가분이 전성기 때는 온 나라의 방물장수가 몰려들었고, 하루 1만 갑 이상을 팔기도 했다지요. 당시 박가분이 인기를 끈 이유는 바로 포장 방식이었다고 전합니다. 박가분 이전의 백분은 얇은 골패짝 같은 것으로 작게 만들어 백지로 싸서 팔았지요. 그러나 박가분은 훨씬 두꺼웠고(양), 인쇄한 라벨을 붙인 상자에 담아서 팔아 상품 가치를 높였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인기가 좋던 박가분도 유사품은 물론 외제가 들어온데다가 납 성분이 몸에 좋지 않다는 소문이 돌았기에 기울어지기 시작했지요. 게다가 한 기생이 박가분을 쓰다가 얼굴을 망쳤다며 고소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결국, 박가분은 1937년 이후 시장에서 사라졌습니다. 한편, 그 뒤로 화장품 광고에는 “절대로 납이 안 들었음”이라는 구절이 필수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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