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열혈 팬인 아버지 덕에 ‘범근’이란 이름을 갖게 된 송범근은 초등학생 때 축구에 푹 빠졌다. 고등학교 1학년까지만 해도 청소년 대표팀에 한 번도 발탁되지 못했지만, 묵묵히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그는 어느새 U-18 대표팀 NO.1 골키퍼로서 입지를 다졌다.
범근
아버지가 차범근 선수의 열혈 팬이셨어요. 그래서 제 이름을 ‘범근’으로 지으셨대요. 축구를 처음 시작한 것도 차범근 축구교실에서였어요. 초등학교 2학년 때 취미반으로 시작했고, 3학년 때 신용산 초등학교에서 본격적으로 축구를 하게 됐어요.
키
최근 U-18 대표팀에서 잰 키는 195cm였어요. 제 키는 유전적인 영향이 커요. 아버지가 187cm, 어머니가 168cm이에요. 누나가 두 명 있는데 둘 다 173cm정도 돼요. 어렸을 때부터 키가 컸던 탓에 팀 감독님 권유로 5학년 때부터 골키퍼를 보게 됐어요. 처음에는 필드 플레이어를 하고 싶어서 울기도 했는데 점차 골키퍼 포지션에 매력을 느끼게 됐죠.
용운고
수원 삼성 U-15 팀 매탄중을 다녔었어요. 그런데 중학교 2학년에 올라갈 무렵 팀에서 나오게 됐죠. 제 실력이 부족한 탓이었어요. 이후 세일중에서 계속 축구를 했는데, 다시 프로구단 산하 팀에 가고 싶은 욕심이 컸어요. 그러고는 창단 2년 차에 접어들던 상주 상무 U-18 팀 용운고에 진학하게 됐습니다. 한 학년 위 선배들 밖에 없어서 1학년 때부터 경기에 뛸 기회가 많을 거라는 생각에 용운고를 택했어요.
금석배
지난해 말 용운고가 창단 첫 전국대회 우승을 이뤄냈어요. 2015 금석배 전국 고등학생 축구대회에서요. 대진 운도 좋은 편이었고 팀 동료들의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에 우승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대회에서 GK상을 수상했는데, 축구를 하면서 전국대회에서 상을 받은 게 처음이었어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죠.
대표팀 유니폼
안익수 감독님께서 U-18 대표팀에 부임하시기 전에는 청소년 대표팀에 발탁된 적이 없어요. 올 초에 처음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것이죠. 아무래도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경기에 나서면서 실력을 쌓은 게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지난해 1월 러시아친선대회를 통해 처음 국제 무대를 밟았습니다. 경기 전 애국가가 흘러나올 때는 벅차서 눈물이 나올 것 같더라고요.
JS컵
2015 수원 JS컵 U-18 국제청소년 축구대회는 국내 팬들 앞에 선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어요. JS컵을 치르면서 제 SNS에 친구 신청이 폭주했어요(웃음). 이 대회 이후 팬 분들이 많이 생겼어요. 숙소로 간식이나 선물을 보내주시기도 해요. 정말 감사하죠.
최고의 순간
축구선수로서 제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꿈꾸는 최고의 순간은 2017 FIFA U-20 월드컵 무대예요. 안익수 감독님께서 U-20 월드컵 4강 진출이 목표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한국에서 열릴 이 대회에서 4강 진출의 주역이 되고 싶습니다.
롤모델
이케르 카시야스의 리더십과 마누엘 노이어의 대범함을 닮고 싶어요. 국내 선수들 중에는 이운재 코치님을 가장 좋아합니다. 골문 앞에서 보이는 이 코치님의 카리스마가 정말 멋있어요.
요리
축구 말고 다른 특별한 취미는 없는데요, 앞으로 요리를 배워보고 싶어요. 요즘 방송에서 요리하는 남자들이 많이 나오잖아요. 저도 찌개 정도는 끓일 줄 아는 남자가 되고 싶습니다. 라면은 지금도 굉장히 잘 끓여요.
파리 생제르맹
제 최종 꿈은 해외 팀에서 은퇴를 하는 것입니다. 특히 프랑스 리그앙의 파리 생제르맹에서 꼭 뛰어보고 싶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필드 플레이어가 바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예요. 언젠가는 즐라탄과 함께 그라운드에 서는 그날을 꿈꾸고 있어요.
“(송)범근이는 처음 봤을 때부터 가능성이 많은 선수였다. 용운고 입학 후 1학년 때부터 경기 실전 경험을 쌓으면서 실력이 많이 성장했다. 또한 청소년 대표팀에 발탁된 후로는 스스로 목표를 가지고 더욱 성실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큰 기대감이 생긴다.
물론 아직은 다듬어야 할 부분들도 많다. 큰 키에 비해 제공권이 다소 약하고,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의 활동량도 더욱 늘려야 한다. 지금처럼 성실하게 기량을 갈고 닦는다면 충분히 차세대 한국 국가대표 골키퍼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용운고 전우근 감독
*이 글은 대한축구협회 공식매거진 <ONSIDE> 11월호 'SCOUTING REPORT'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글= 김태경
사진= FAphot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