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농장 위주로 진행되던 농협 영농현장컨설팅이 올해부터 작목반 단위로 폭을 넓혔다. 컨설팅에서 배운 재배기술과 경영 노하우를 작목반이 공유하면 실천효과가 배가되기 때문이다. 보다 현장접목적인 과제를 깊이있게 다뤄 농가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는 농협 영농컨설팅을 현장취재해 소개한다.
대구 칠곡농협(조합장 이진호) 버섯작목반은 10농가가 모여 10년째 느타리버섯을 재배하고 있는 중견 작목반으로 제법 탄탄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한 농가당 평균 5동의 재배사를 갖추고 있으며, 균상에 비닐을 덮어 기르고 있다. 그 중 작목반장 두동표씨(54)는 3년 전 새송이버섯(큰느타리버섯)으로 작목을 바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수확한 버섯은 농협 북대구공판장에 전속 출하하고 있다.
◆비닐을 깔았을 때의 유의점=비닐피복재배는 병재배와 유사한 개념이다. 균상을 병원균의 침입으로부터 보호하고 환경조절을 수월하게 하려는 것이다. 원래는 종균을 덮고 나서 비닐을 까는 것으로 개발됐으나 이 경우 작업이 힘들고 비닐과 배지 사이에 공극이 생길 우려가 있다. 따라서 비닐을 먼저 깐 다음에 종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
또한 잔버섯을 계속 죽여야 한다. 비닐에 구멍을 매우 크게 뚫었는데 이렇게 하면 생산량은 늘어나지만 품질은 떨어진다. 병재배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 다양한 품종을 시도할 수 있고 계획 생산이 가능해 홍수출하를 막을 수 있다. 요즘에는 음식점 등에 병째 출하해 인기를 끄는 경우도 있다.
◆고품질 생산을 고집하다보니 생산량이 줄어 소득이 늘지 않는다=1등 농사가 항상 옳은가 하면 그렇지 않다. 버섯은 2등 농사가 돈을 번다. 〈반산〉이라는 품종이 있는데, 수확량이 매우 많고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비닐피복재배에도 잘 맞는다. 다만 모양이 왜소하고 갓이 잘 부서져 시장에서 알아주지 않는다. 그러나 조금 낮은 값을 받더라도 수확량에서 그 이상 보충이 되기 때문에 농가에는 득이 된다. 연중 끊이지 않고 계속 출하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주의해야 할 점은 다수확 품종일수록 선별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는 것이다. 한 구멍에서 올라온 것도 4개 등급 이상으로 구별한 다음 그 중에서 특품을 골라 값을 높게 받으면 자연스레 그 아래 등급 것들도 값이 따라온다.
◆똑같이 관리했는데 버섯이 갑자기 죽는 등 다른 반응을 보인다=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환경이든, 관리작업이든 분명 무엇이 달랐던 것이다. 버섯은 온도·습도·햇빛·환기 등 환경관리가 중요하다. 이것을 제대로 관리하려면 기상청이 돼야 한다. 오늘은 일교차가 얼마나 되는지, 습도가 얼마인지 항상 꿰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최적 상태로 세팅해 놓고 그대로 유지하는 것보다 조금씩 진폭을 주고 그 사이에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버섯 생육에 자극이 된다.
◆버섯 대가 가늘어 값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배지를 만들 때 첨가물로 건비지를 넣으면 대가 실해진다. 건비지는 분말로 수입되는데 부산 등의 농협 사료공장에 가면 구할 수 있다. 만약 건비지가 없다면 두부공장에서 나오는 젖은 비지를 말려서 사용해도 된다. 하지만 여름철에는 갓 색깔이 옅어지면서 물러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갓 바로 아래의 대 부위가 노르스름하게 변색돼 마치 며칠 지난 것처럼 보인다=세균에 감염된 것이다. 생육실을 손봐야 한다. 느타리버섯 재배시설을 그대로 쓰다보니 새송이버섯에 맞지 않아서 그렇다. 특히 계절이 바뀔 때, 일교차가 20℃ 이상 나면 그런 현상이 많아진다. 버섯이 감기를 앓는 것으로 보면 된다.
◆갓 가장자리가 물러지는 증세를 보인다=일명 ‘콧병’이라고 하는데 학자들도 정확한 원인을 모른다. 그러나 줄일 수는 있다. 배지를 만들 때 물이 잘 빠지는 재료를 선택하고 특히 온도관리를 잘 해줘야 한다. 새송이버섯의 생육 적온은 15℃인데 여름에는 서늘하게 기온을 끌어내리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보온하면서 변온사이클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솎기 작업을 한 뒤 1~2일간 생육이 정지된다=칼질한 부위로 침입한 세균과 싸우는 중이어서 그렇다. 대부분 칼 한자루로 한동의 작업을 다해버리는데 이렇게 하면 그 재배사에 오염된 버섯이 한병이라도 있으면 전체가 다 병에 걸리게 된다. 반드시 칼을 소독해야 한다. 만약 생육 정지 기간이 길어지고 대가 갈색으로 변하는 현상이 오면 이는 수인성 세균에 감염된 것인데 방제 약제가 없으므로 즉시 수확해내야 한다.
◆버섯 표면이 우툴두툴하며 갓이 뒤집어지기도 한다=표면이 우툴두툴한 것은 습도 조절에 실패한 것이다. 정상적인 사이클에서 벗어나다보니 기형이 되는 것이다. 느타리버섯 계통은 수증기 입자가 굵은 중앙가습기를 쓰는 것이 초음파가습기보다 좋다. 갓이 뒤집어지는 것은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그런 것이다. 환풍기든 송풍기든 라벨을 보면 분당 공기 배출량이 적혀 있다. 필요로 하는 공기 체적을 계산해서 정확히 가동해야 한다. 노력이 많이 들겠지만 낮에는 재배사 밖으로 버섯병을 꺼냈다가 저녁에 다시 집어넣는 작업을 하면 갓 모양이 좋게 된다.
◆두번째 따는 2주기 버섯부터 품질이 많이 떨어진다=배지의 높이를 조금 높여주는 것이 좋다. 또한 균 긁기를 할 때 깊게 긁으면 버섯이 짧고 굵게 올라오며, 얇게 긁으면 버섯 개체수가 많고 가늘게 올라온다. 새송이버섯은 2주기까지만 따고 탈병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