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세상
어른들은 점차 쓸쓸해지기 시작했다. 뭐, 어딜 가도 어른이라고 알아주지도 않는다. 완력으로 해 보려 해도 돌연변이처럼 커져버린 아이들인지라, 이미 십대만 되면 감당이 안 된다. 그렇다고 대대로 전해진 특정한 지식으로 큰기침 할라치면 애들이 피식 웃고 만다. 인터넷을 통해 다 알고 있거나 금방 알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말 한 마디면 부모가 뭐든 갖다 바치지 않는가. 어른 존중하는 법을 배우던 인성교육이 실종된 오늘, 어른들이 대접받기는 애당초 틀려먹은 현실이 되고 만 것이다.
이미 수직적 관계는 깨어져 버린 지 오래다. 잘 알려진 시장이나 백화점의 매출보다 어디에 매점이 있는지도 모를 인터넷 쇼핑몰이 훨씬 장사를 잘 하는 세상이다. 앉아서 모든 가격을 비교하고 특징까지 다 알아버리기 때문이다. 물론 가끔 자기생각과 다를 수도 있지만 그 정도야 참을 수 있다. 이처럼 전 세계가 인터넷으로 수평적 연결이 되고 있다. 사람들은 이제 정해진 하나의 정보를 익히기 위해 애쓰지 않는다. 모든 정보가 공유되는 새로운 세상이 열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것과는 상관없이 살기를 고집하는 이들이 아직도 많다. 부질없이 나이만 먹어버린 나 같은 사람도 이 그룹에 속할 것 같다. 그래서 누가 강요하진 않지만 나만의 고집에 빠지지 않으려고 냅다 노력하고 있다. 뭐 뒤쳐진다고 불안하거나 해서는 아니다. 이미 우리는 개울도 아니고 강도 아닌 바다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바다에서는 오대산 청정수라고 어깨에 힘을 줘도 부질없고, 도도히 흘러온 낙동강물이라고 외쳐봐야 소용이 없다. 그러니 바닷물임을 빨리 알아채야 한다. 다시 말해 모든 물이 다 나와 같음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 해변의 오염된 물과 심해의 맑은 물이라는 차이는 있지만, 그것도 영원하고 불변의 상태는 아니다.
‘세상과 단절’을 고집하지 말라
소통되지 않는 것은 화석일 뿐
그럼에도 바다에서 자기끼리만 몸싸움하는 그룹이 있다. 그게 누굴까?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알만한 이들은 다 알고 있을 터이니 생략하도록 하자. 종교집단은 어떠냐고요? 그것도 물론 예외일 수 없는 것 아니겠소이까!
이 그룹들은 눈도 귀도 없는 것처럼 행동한다. 누가 뭐래도 아랑곳이 없다. 그저 자기들만의 경쟁에서 이기면 된다고 여기는 모양이다. 똘똘 뭉쳐라, 흩어지면 진다. 이미 세상은 저만치 앞서가는데, 그 뒷자락을 부여잡고 최신 모델인 것처럼 익히라고 하신다.
부처님께서는 활동하기 정말 어려웠던 우기를 제외하고는 모이라는 말씀을 잘 하시지 않았다. 제 몸 하나 주체 못하는 초보자를 제외하고는 흩어져 사람들을 만나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수행하고 자신을 살피라고 하신 것이다. 왜 그러셨을까?
모든 힘이 결집되어 있었던 옛날의 거대 종교집단은 이제 대부분 화석처럼 세계 속에 그 흔적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거대 집단을 꿈꾼다면 중세로 돌아가려는 꿈과도 같다. 헛된 꿈은 빨리 깨야 지혜로워진다. 다보탑과 석가탑은 분명 훌륭한 정신적 상징이지만, 형상 없는 무수한 탑들이 뒤를 잇지 않는다면 한낱 문화재일 뿐이다.
장자가 말했던가. 비록 진흙탕에 기어 다닐지라도 죽은 거북이가 되어 점치는 물건으로 대접받지는 않겠다고. 대접받으려면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는 뜻인가? 허어 참! 그래도 대접받는 게 매력적이지 않은가. 그러니 일단 이겨야겠지? 그리고는 황금의 궤짝 속으로 들어가야지. 제 발로 걸어서.
황금의 관 속에 있는 미이라가 괴이하긴 해도, 결코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송강스님 / 서울 개화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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