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자락 자주 오르내리던 갑장 친구였는데
코로나로 인해 그간 발길 뜸했었다
내일부터 한동안 멀리 가있겠다고 했더니 가기 전에 얼굴이라도 보잔다.
먼길 왔다.
가지고 온 안주거리 푸짐하게 풀어놓는다.
나야 뭐
뜰앞에 매공께 허락을 받고서 몇송이 얻은 매화를 술잔에 띄울 뿐,
권커니 잣거니
봄밤이 깊다.
아침 봄비가 주억거리네.
아래동네가 구름에 다 감겼다.
손바닥 텃밭에 보온덮게를 해준 곳에서 겨우내 얼지 않고 잘 견디고 있는 무 하나 뽑아 생채를 하고
그러고보니 어제 굴도 사온 모양,
굴밥해서 나눴다.
집 나서는 길 그대가 좋아하는 해당화 아파트에서도 한번 피워보라고
한촉캐서 건넸다.잘가시라.
양철지붕에 빗소리가 제법 다닥거리네.
이렇게 또 날이 저무는가, 아궁이에 불 지피고 들어와서
첫댓글 청홍 만남주가 너무 곱습니다.ㅎㅎ
멀리.......... 어디로 가시나이까!
괜히 마음이 쿵---- 합니다.
괴기스럴정도로 건물전체를 울리던 바람과 흠뻑 내린 눈
그리고 비
봄은 그렇게 문을 열어 다가오니 벗이라 여기며 밤새 즐기다 얌전해진 빗소리에 잠들었다가 다시 맑아진 햇살에 늦잠도 달콤하구만요.
맑은 술잔에 영롱한 꽃들 술맛 참 좋았겠다.
따뜻한 구들의 개운함도 좋겠다.
한동안 떠나 흔들림도 괜찮겠다.
탄생될 시집이랑 돌아오려나~? ㅎ
친구랑 술잔도 기울이시고 맛난 음식까지 나누시고 훌쩍 떠나기까지 하신다니 지금이순간 시인님이 제일로 부럽습니다ㅠㅠ
제주의 봄 가득 담고 오시길 바랍니다..
春夜喜雨
- 杜甫
好雨知時節(호우지시절) 반가운 비가 시절을 알아
當春乃發生(당춘내발생) 봄이 되니 내리네
隨風潛入夜(수풍잠입야) 바람 따라 몰래 밤에 들어와
潤物細無聲(윤물세무성) 만물을 적셔주며 아무런 소리도 없네
野徑雲俱黑(야경운구흑) 들판의 오솔길은 구름이 낮게 깔려 어둡고
江船火燭明(강선화독명) 강 위에 뜬 배는 등불만 비추네
曉看紅濕處(효간홍습처) 새벽에 붉게 젖은 곳을 보니
花重錦官城(화중금관성) 금관성이 꽃으로 겹겹이 덮여 있네
반가운 봄비 내음에 먼길 떠나는 시인님의 발걸음 소리
피어나는 매화 향기와 붉디붉은 동백의 툭툭 떨어지는 소식이 바람에 실려오는..
봄 밤입니다.
...
첫물부추가 올라오면
또 붉은 모란이 피면
그 아래 술상을 피시겠지요^^
봄비가 오니
그리운 사람의 생각이
축축히 젖어오네
그때는 왜 그리 어렸는가?
그러나 아름다운 시절
그사람 그인연 봄비따라 흘러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