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랩: 2025 달그락 마을 미디어 캠프 시나리오 공모전이 막을 내렸다. 시나리오 우수작 시상식과 수상작 낭독회가 진행되었다.
청소년자치연구소에는 청소년 활동을 지원하는 많은 조직이 있다. 그중 미디어위원회에서는 청소년들의 미디어 활동을 주력으로 지원하고, 지역 내 미디어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마을미디어 아카데미를 매년 진행해왔다. 회기별로 영상 제작 교육을 진행하고, 끝에는 영상제를 하여 군산을 배경으로 다양한 숏폼, 롱폼 영상들이 세상에 나왔다. 그런데 올 해에는 잘 만든 영화 한 편 만들어보자고 하여 씨네랩: 2025 달그락 마을미디어 캠프가 시작되었다.
씨네랩의 가장 처음 활동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시나리오 공모전을 여는 것이었다. 군산시 청소년들에게 시나리오 교육을 제공하고, 군산 또는 청소년을 주제로 시나리오 공모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그렇게 짧으면 짧고, 길면 긴 한 달 반여의 기간 안에 8편의 작품이 공모되었다. 그중 세 작품이 우수작으로 선정되었고, 한 작품은 올해 하반기 세상에 영화로 공개될 예정이다.
미디어위원회에는 취미로 영화를 만드는 위원님들이 여럿 있다. 근데 그 취미가 세상에 알려져 최근에는 영국의 한 영화제에서 아주 큰 상을 받기도 했다. 누구보다도 영화 제작에 진심이었기에, 청소년들이 쓴 시나리오도 아주 심사숙고해서 평가했다. 기왕 만드는 영화 정말 잘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심사단 중 씨네랩을 총괄하고 있는 김정일 촌장은 시나리오 공모전에 참석한 청소년들에게 너무 고생이 많았다며 응원의 인사를 건넸다. 또, 청소년들과 어른들의 작품 전개 속도에 아주 큰 차이가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고 했다.
우수작 선정 과정은 아주 어려웠다. 주제 적절성, 창의성, 구성력, 메시지 전달력의 평가를 시도했는데, 아주 근소한 차이로 우수상, 최우수상, 대상이 결정되었다. 우수상은 <반짝이는 너에게>를 작성한 안서연 작가가 수상했다. 청소년의 열등감과 우울을 주제로 시나리오를 썼다. 주인공 우진이 열등감과 우울이라는 늪에 빠져 허덕일 때, 그를 끌어올리는 한 목소리가 등장한다. 우진은 그 목소리와 함께 늪에서 벗어나게 되는데, 그 과정을 녹여낸 작품이다. 안서연 작가는 대사보다는 나레이션과 지문 중심으로 시나리오를 작성해 보는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최우수상은 <빛이 나는 솔로>를 작성한 강유림, 김수빈, 채연수 작가가 수상했다. 제목에서 보이듯 솔로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고, 솔로 중에서도 가장 제일인 모태솔로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연애가 하고 싶지만 하지 못해 조급해하던 세 청년들이 짝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냈다. 특별히 이 팀은 낭독식에서 대사를 중심으로 연기하듯 낭독해 장내에서 큰 화제였다. 현장에서는 이 이야기가 실화를 기반으로 작성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또, 혹시 이 작품이 영화화가 된다면 남자주인공 캐스팅은 누가 될지 기대된다는 평도 있었다.
대망의 대상은 <덩굴 속 계단과 빨간 기타>를 작성한 정아은, 박다은, 한세진 작가가 수정했다. 조용하고 감정 표현에 인색하지만 섬세한 내면을 지닌 소녀 김유안과 기타를 좋아하지만 실력은 미숙한 순수한 소년 이차우의 진로고민과 성장스토리를 담아냈다. 덩굴 속에 있는 계단은 찾아내지 않으면 눈에 보이지 않는다. 작가들은 청소년의 숨겨진 재능을 덩굴 속 계단에 비유했다고 했다. 계단에 트라우마가 있는 김유안이 트라우마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작품에 녹였다. 또, 흔한 갈색 기타가 아닌 빨간 기타를 등장시켜 남주인공에게도 시선이 갈 수 있도록 했다.
수상작에 대한 발표, 낭독회가 끝난 후에는 작가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다. 각자 시나리오를 쓰면서 상상했던 주인공의 이미지가 있는지, 작품을 어떻게 구상하게 되었는지, 글을 쓰면서 어려웠던 점들은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어려웠던 점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안서연 작가는 혼자 글을 작성하면서 누군가 피드백을 나눠줄 사람이 없는 것이 어려웠다고 했고, 김수빈 작가는 우산이라는 소품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려고 했는데 그걸 연결하는 과정이 어려웠다고 전했다. 정아은, 박다은 작가는 상상했던 주인공의 이미지에 대해 이야기하다 서로가 생각하는 이미지가 달라 당황했는데, 오히려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이 작품이 영화화가 된다면 어떤 사람이 주인공이 될지 궁금해하게 되었다.
공모전을 시작하면서도 이야기 했지만, 대상을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영화화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시나리오 작품성은 뛰어나지만, 현실적으로 촬영하기 어려운 SF, 시대극, 고예산 작품은 영화화 하기 어려움을 밝혔다.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우수상으로 뽑힌 세 작품 모두가 영화 제작 가능성을 평가할 때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심지어 동점이었다. 이에 김정일 촌장은 “여러분의 작품이 실제로 촬영했을 때 재밌을 것 같아 시나리오 작품성도 뛰어나다고 인정받은 것”이라며 다시 한번 축하 인사를 건넸다.
모두가 뛰어난 시나리오를 작성했기에 모두 영화로 만들면 좋겠지만, 올 해에는 대상을 수상한 <덩굴 속 계단과 빨간 기타> 시나리오를 영화로 만들어보기로 했다. 추후 시나리오를 좀 더 다듬고, 8월 중 영화 제작 참여자를 모집해 본격적으로 영화 제작 과정에 돌입 할 예정이다. 작가가 상상했던 캐스팅 이미지에 맞는 배우가 섭외될지가 관건인 것 같다. 앞으로의 영화 제작 과정이 너무 기대된다. 이번 씨네랩 시나리오 공모전이 청소년들의 창작 여정에 작은 격려가 되는 과정이 되었으면 한다.
글쓴이. 김소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