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 제38권》
43.마혈천자문팔정품馬血天子問八政品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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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장여래께서 말씀하셨다.
'여자의 몸으로는 전륜성왕이 되려 하여도 결코 그리 될 수 없고, 제석이 되려 하여도 또한 그리 될 수 없으며, 범천왕이 되려 하여도 그리 될 수 없고, 마왕이 되려 하여도 그리 될 수 없으며, 여래가 되려 하여도 그리 될 수 없느니라.'
'그러면 저는 정녕 위없는 도를 이룰 수 없는 것입니까?'
'될 수 있다. 모니 여인아. 너는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이룰 수 있다. 그러나 왕녀야, 알아야 한다. 무수한 아승지겁 뒤에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실 것이니, 그분이 너의 선지식이다. 그 부처님께서 너에게 수기하실 것이다.'
왕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보시를 받은 이는 청정한데 주는 이가 탁했던 것입니까?'
보장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말하는 것은 마음이 청정하고 발원이 견고함을 말한 것이다.'
이때 왕녀는 말을 마치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그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을 세번 돌고 물러갔느니라.
우바리야, 알아야 한다. 그 후 무수한 아승지겁 뒤에 등광燈光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여 발두마데국鉢頭摩大國에서 대비구들 16만 8천 명과 함께 계셨고, 국왕과 인민들은 모두 찾아와 받들어 섬겼느니라.
그때 그 나라에는 제파연나提波延那라는 왕이 있어 법으로 다스리면서 이 염부閻浮 땅을 통솔하였다. 그 왕은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을 청해 음식을 공양하였고, 이때 등광 여래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비구들을 데리고 성으로 들어가셨다.
그때 미륵彌勒이라는 범지의 아들이 있었는데, 그는 무리에서 홀로 두드러지게 얼굴이 단정하고 모습이 범천과 같았으며, 모든 경전을 통달해 두루 익히지 않은 것이 없고 온갖 글과 주술을 모두 밝게 알았으며, 천문 지리도 모르는 것이 없었다.
그 범지는 세상에서 기이하게 여길 만큼 얼굴이 빼어나고 모든 감각기관은 고요히 안정되었으며 32상과 80종호로 그 몸을 장엄한 등광여래께서 오시는 모습을 멀리서 뵙고, 곧 기뻐하는 뜻과 착한 마음이 생겨 이렇게 생각하였다.
'책의 기록에 따르면 여래께서 출현하시는 일은 매우 만나기 어려우니, 우발화優鉢華가 모처럼 피어나듯 아주 드물게 출현하신다고 한다. 그러니 나는 이제 가서 시험해 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