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달산아 삼학도야, 유달아 삼학아 나는 나는 울며 간다.
어느 가요의 곡조에 맞춰 울부짖은 추억 밖에 없는 목포다.
열 아홉 사내의 신심을 갈기갈기 찢어놓은 유달산이다.
하염 없이 눈물을 쏟아내게 한 삼학도다.
유달산, 삼학도가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겨우 목발에 의지하는 주제에 안전시설은 커녕 길도 나지 않은
돌산을 오르려 한 게 잘못이지.
삼학도가 부른 것도 아닌데, 영산강 뱃놀이 하자는 것도 아닌데
기어이 건너가서 초파일 화려한(?) 연등에 심술이 났던 게지.
목포는 내게 이런 곳이다.
아우에 다름 아닌 L이 K은행의 이곳 점장이었을 때 그의 호의로
홍도가느라 두번(1번은 태풍으로 인해 실패), 그와 함께 두륜산~
보길도(그의 처가가 있슴)~ 달마산 주유 때, 문상차 등의 방문도
있지만 풍찬노숙에 정처 없이 떠돌다 여기 목포에 처음 닿은 것이
1954년 4월 초파일(음력) 석존 탄일이었으니까.
소년(당시) 김해룡(海龍?)은 지금 어디에 살고 있을까.
삼학도 가는 선착장 인근 시장 한 가게의 점원이었는데.
이른 아침 가게 문을 열던 소년은 길을 묻는 내게 팥죽 한 그릇을
사주었는데.
한 동안 나누던 소식이 뚝 끊긴채 반백년이 흘러 이을 길이 없다.
반세기 넘은 세월에 옛 그대로 이기를 어찌 바라겠는가.
주마간산이었던 탓인지 옛 모습조차도 떠오르지 않는데.
그러나 분명한 것은 國道1.2號線起點이라는 기다란 표석과
유달산을 둘러 친 장막(번잡스런 건물들)만은 없었다.
무안 - 나주 - 광주 - 장성 - 정읍 - (김제) - 전주 - (익산) - (논산) - 계룡 - (공주) - 조치원 - 천안 - 평택 -
오산 - 수원 - 의왕 - 안양 - 서울 - 고양 - 파주 - 문산을 거쳐 신의주까지 북상하는 1번국도의 기점이 여기
목포시 유달동 유달산 자락이다.
강진 - 순천 - 진주 - 마산을 경유하여 부산까지 남해를 따라 동진하는 2번국도의 기점 또한 여기다.
앞으로 신안과 목포가 교량으로 연결되면 2번국도의 기점은 신안이 돼야 할 것이겠지만.
일터와 주거 어느 쪽이 우선일까.
주거 우선이 선진국이라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후진국이다.
여객선터미널이 비대해지니까 유달산 자락도 번잡해졌다.
봉우리만은 남겨 놓았으니 그나마도 다행일까.
목포의 산인데.
카훼리 선상에서 보는 유달산의 뒷 모습이다.
그 때는 얼굴(앞)도 그랬다.
바다 건너 삼학도에서도.(지금은 삼학도도 뭍이 되어버렸지만)
5.000톤급 카훼리레인보우 선상.
전장115m, 선폭 21m로 642명을 태우고(화물 제외) 23knot를 내는 전천후 여객선이란다.
12.000톤급은 전장150.8m, 선폭 25m로 1.310명을 태운다나.
전천후란 기상 악화로 항공기가 결항해도 항해를 할 수 있다는 뜻이라지만 글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