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12. 월요일
추석연휴 마지막 날~!
팔공산 종주 (대략 가팔환초의 '가팔' 구간?)
[산행코스]
한티재→파계봉→톱날능선→서봉→비로봉→동봉 →삿갓봉→갓바위→명마산→우정식당 하산
(산행거리 : 18km, 소요시간 : 8 ~ 9시간)
[실제 산행코스]
한티재→파계봉→톱날능선→서봉→수태골 (10km)
모처럼 등고선 산행에 발을 디뎌본다.
그런데~!
환장하겠네
하필 이런날에 지각사건이 터진다.
알람을 맞춰뒀는데... 안 울렸다는~!
일요일이라 착각하고... 일요일 새벽 5시로 맞춰둔 것이다.
잠 못이루다 세시쯤 잤는거 같은데... 도라삔다.
아침부터 지옥문이 활짝 열렸다. ㅠㅠ
알람 대신 찾아온 브라더전화.
"브라더, 뭡니까? 브라더만 믿고 가는데..."
"네에? 허걱~!"
그게 지옥문의 시작을 알리는 서막이었다.
얼마나 황당하겠냐?
산행17년만에 처음 겪는 멘붕 상황.
대체 뭐부터 해야 하나?
세수가 어딨나, 눈에 보이는대로 걸치고 배낭에 얼음물 넣고는 바로 나선다.
앗, 보니 마스크가 없다. 다시 퍼뜩 마스크 챙기고~!
그러는 와중에도 머리속에는 오직 하나~!
어떻게 하면 20분 내에 향군회관 도착하는가~!? 에 쏠려있다.
맛이 갔다...! 이 상태에서 그럴수밖에 ~!
알지?
세상에 죽으란 법은 없다는거.
"카카오택시"
예상대로 통신환경의 승리~! 과학의 힘이랄까?
카카오택시는 빨랐다.
그렇게 출발 시간은 그런대로 맞춰 향군에 도착했는데...
지금 돌이켜 지나보면 그건 아무것도 아니더라~!
빡센 곳이라는 마음의 부담이 작용해서인지, 모든게 껄끄롭다.
진짜 오랜만에 참석하는데 ... 감회가 새롭고 낯서네?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걷는데...
옴마야 ~!!
뭐 이래 빠르노?
평소 알고는 있지만 3년만에 다시 느껴보는 등고선의 감촉은
댄마이 짜릿하다못해 까칠까칠해 울고프더라~!
이미지상 입으로 말은 못해도 힘들어 혼자 궁시렁대는 것까지도 힘들었다.
돌이켜보면 오늘 걷는 코스는 유순하고 편한길 아니더냐..
아무리 힘들다케도 이런길 못가겠나 싶어 왔는데... 덴장~!
아니네.... 길이 쉽지 않더라 이말이다~!!
미치겠네
예전엔 대체 어떻게 걸어갔을까?
아... 그리고, 산을 이렇게 전투적으로 타 본 기억은...?
알고 있다~
모든건 다 내 탓이다.
초반부터 그냥 내 현재를 생각않고
(거름지고 장에 가듯?) 미친듯 따라갔는게 결정적 패착이다...
그렇게 미친듯 초반에 페이스를 전력질주로 끌어올리니~ 과부하가 걸린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중간에 한번 쉬고 나니까...
모든게 멈춰 버렸다.
내 다리가 아니고 내 몸이 아니더라?
우짜노?
가기는 가야하는데 발이 떼어져야지, 젠장~!
평소 운동치 않고 산보나 다니고, 여행만 다닌 그 효과가
여과없이 그대로 나타나네...
그래도 매너는 남겨야지.
편하게 뒤에서 갈테니 기다리지 마시고 가라고~!
그러면~ 적어도, "아닙니다.같이 가야죠" 라고는 할 줄 알았더니~
바로, "네~!" 그러더라.
뭐 그럼.. 혼자 걸어야지 뭐~ㅎㅎ
파계봉을 끝으로 완전 홀로 남는다.
원래 인간은 혼자자나~!
잘 안다, 근데.. 쫌 글터라! 부끄럽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그다음은 언급하지 않으련다.
뭐 너무나 뻔한 얘기니까...
톱날능선에서 청하형을 만나 둘이 서로 의지해가며 반성도 해가며
서봉 오르고 바로 수태골로 하산한다.
다리에 오는 쥐는 이해나 하지... 이젠 손에도 쥐가 오더라~
뭐냐 손이 자꾸 안으로 말리는게... 신경에 문제가 생겼나?
(이게 지금까지 계속 그렇네?)
차마 ... 언급하기도 그렇다. ㅠㅠ
이런 지옥을 겪어보니.. 그제서야 내 실제 위치가 보이더라
어떡해야 하겠나?
아 몰라~! 부끄럽지만 극복해 내어야겠지?
여기서 멈추면 난 진짜 끝이니까...
죽느냐, 극복하느냐~
이것이 지금 내게 당면한 문제로소이다!!!
(아주 심각하고 무서운...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