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번째 이야기
자식이 없는 부자 140)
부처님께서 제따와나에 계실 때 자식이 없는 부자와 관련해서 게송 355번을 설하셨다.
꼬살라의 국왕 빠세나디는 자식이 없는 부자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신하들에게 물었다.
"자식이 없이 죽은 사람의 재산은 누구에게 귀속되오?"
"폐하에게 귀속됩니다."
왕은 일주일 동안 죽은 사람의 재산을 왕궁으로 옮기라고 명령하고 재산이 다 옮겨지자 부처님을 찾아뵈었다. 부처님께서 왕을 보고 물으셨다.
"대왕이여,이 늦은 오후에 어디서 오는 길입니까?"
"부처님이시여,시왓티의 부자가 일주일 전에 자식 없이 죽어서 그의 재산을 왕궁으로 모두 옮기고 돌아오는 길입니다."
경전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왕이 말했다.
"부자에게 온갖 맛있는 음식을 황금접시에 담아 가져오면 그는 '누가 이 처럼 맛없는 음식을 먹는가?내 집에서 나를 놀리는가?'라고 말하며 음식을 만들어온 하인을 막대기로 두들겨 패고 흙덩이와 돌덩이를 던지며 내쫒았다고 합니다.그리고는 쭉정이 쌀로 만든 죽을 시큼한 국물과 함께 먹으며'사람들은 이처럼 맛있는 음식을 먹어야지.'라고 말하며 먹었다고 합니다.그리고 하인이 아름답고 화려한 옷이나 마차나 일산을 가져오면 부자는 하인을 막대기로 두들겨 패고 흙덩이와 돌덩이를 던지며 내쫒았다고 합니다.그리고는 거친 삼베옷을 입고 낡고 찌그러진 마차를 몰고 나뭇잎으로 만든 일산을 쓰고 다녔다고 합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부자가 과거생에 지은 행위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다.
부자의 과거생 : 인색한 부자
오랜 옛날에 이 부자는 따가라시키 벽지불에게 공양을 올렸다.
"저 비구에게 공양을 올리도록 하시오."
그는 아내에게 말하고 일어나 외출했다.신심도 없는 어리석은 부자가 외출하자 신심이 깊은 아내는 이렇게 생각했다.
'남편에게서 실로 오랜만에 '공양을 올려라.'라는 말을 들어보는구나.오늘 나는 가장 맛있는 공양을 올려서 그동안 못 지은 공덕을 채워야겠다.'
그녀는 벽지불의 발우를 받아서 가장 맛있는 음식으로 채워 벽지불에게 올렸다.
부자는 외출했다가 돌아오면서 다시 벽지불을 만났다.
"비구여,음식을 좀 얻으셨소?"
그는 발우를 열어보고 온갖 맛있는 음식으로 가득 채워져 있는 것을 보고 후회가 몰려왔다.
'하인과 종들에게 이 음식을 주는 것이 훨씬 좋았을 뻔 했다.그들이 이런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기뻐서 더욱 열심히 일할 테니까.하지만 이 비구는 음식을 먹고 느러누워 잠이나 자겠지?내 음식이 헛되이 낭비되는구나.'
게다가 부자는 죽은 형이 남긴 유산을 가로채기 위해서 유일한 조카의 목숨을 빼앗았다.조카가 삼촌의 손을 잡고 걸어가면서'이 마차는 우리 아버지 것이에요. 이 소는 우리 아버지 것이에요.'라고 말하곤 했다. 삼촌이 이 말을 듣고 죽여서 입을 봉해야겠다는 악한 생각이 일어났다.
'어린 나이에도 이렇게 말하는데 어른이 되면 이 집에 있는 자기 재산을 보고 가만히 있겠는가?'
어느 날 그는 조카를 데리고 숲으로 들어가서 마치 무를 비틀어 쪼개듯이 목을 잡고 비틀어 꺾어서 살해한 뒤 시체를 수풀 속에 던져버렸다.이것이 그가 과거생에 저지른 악업이었다.(과거이야기 끝)
대왕이여,이 부자는 따가라시카 벽지불에게 공양 올린 공덕이 무르익어 연속해서 일곱 번이나 천상에 태어났습니다.그리고도 이 선한 공덕이 다 하지 않아서 일곱 번이나 사왓티에 부자로 태어나는 특전을 얻었습니다.대왕이여,반면에 이 부자가 공덕을 짓고 '차라리 이 음식을 하인이나 종에게 먹게 했더라면 좋았을 것을'이라고 후회하였기 때문에 이 악업으로 맛 있는 음식은 싫어하고 쭉정이 죽을 좋아하고,화려한 비단옷을 싫어하고 거친 삼베옷을 좋아하고,화려하고 안락한 마차는 싫어하고 낡고 삐꺼덕거리는 마차를 타고, 오욕락(五慾樂)을 싫어하여 즐기지 못한 것입니다.
대왕이여,이 부자는 조카의 유산을 탈취하려고 형의 유일한 아들의 목숨을 빼앗았기 때문에 이 악행의 과보가 무르익자 지옥에서 수백 년,수천 년,수십만 년 동안 고통을 겪었습니다.그리고도 악업이 다하지 않아서 일곱 생 동안 아들 없이 죽었으며 그의 재산은 왕의 창고로 옮겨지게 된 것입니다.이번이 일곱 번째입니다.대왕이여,그는 이제 과거에 지은 공덕이 소진되었는데 새로 쌓은 공덕이 없습니다.그래서 그는 마하로루와 지옥(大叫喚地獄)에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왕은 부처님이 하신 법문을 듣고 말씀드렸다.
"부처님이시여, 그는 재산이 남아있을 때 자신을 위해서도 사용하지 않고 사원 가까이 살면서도 승가에 공양 올리는 공덕도 짓지 않았습니다.이런 어리석은 자의 죽음은 정말 슬프기 짝이 없습니다."
"대왕이여,그렇습니다.어리석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면 닙바나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일어나는 욕망에 따라 악업을 저지릅니다.그래서 부유함이 오히려 자신을 오랫동안 괴롭히는 원인이 됩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고 게송을 읊으셨다.
재물은 어리석은 자를 파괴하지만
피안을 구하는 이는 파괴할 수 없다.
어리석은 자는 재물에 대한 갈애 때문에
남을 파괴하고 자기도 파괴한다. (355)
◆ 주 석 ◆
140)이 이야기는 상윳따 니까야의 아들 없음 경(S3.30)에서 유래한다.그리고 마이하까 자따
까(Mayhaka Jataka,J390)에서 아주 자세하게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