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강국 덴마크, 재택근무 흐름에 빠르게 적응 -
- 비대면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과 홈 오피스 가구시장 큰 인기 -
덴마크 정부는 코로나19의 추가적 확산을 막기 위해 2020년 3월 11일부로 전국적인 봉쇄조치를 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 유지하기를 전면 권고하고 사적 모임 및 종교 집회 등 모든 형태의 100명 이상의 모임을 자제할 것을 발표하는 동시에 의료 인력 및 경찰과 같은 대체 불가능한 임무를 수행하는 인력이 아닌 모든 공무원에겐 재택근무 조치가 내려졌으며, 사기업 근무자들을 대상으로도 재택근무가 강력히 권고됐다. 그날 이후 덴마크 내 많은 노동자가 사무실의 책상을 정리하고 자택에서의 근무를 시작했고 2020년 5월 초를 기준으로 덴마크 내 코로나19 상황은 전반적으로 호전되는 추세를 보이지만 많은 기업이 재택근무를 유지하고 있다.
재택근무에 이미 준비가 된 덴마크인들?
코로나19 위기와 갑작스러운 정부의 재택근무 조치 및 권고는 모든 덴마크 노동자들이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해야 함을 뜻한다. 다시 말하면 기존의 업무 방식을 아주 짧은 기간 동안 아주 많이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에 대해서 덴마크의 경우 매우 운이 좋았다고 볼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덴마크의 업무환경이 이미 디지털화돼 있기 때문이다.
EU 내 디지털 경제 및 사회 순위(2018)
자료: Europa
Europa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덴마크는 2018년을 기준으로 EU 내에서 가장 디지털화된 국가로 선정됐다. 디지털 경제 및 사회 지표인 DESI(Digital Economy and Society Index)는 연결성, 인적 자본, 인터넷 서비스 이용, 디지털 기술의 통합 그리고 디지털 공공 서비스라는 총 5가지의 기준을 통해 한 국가가 얼마나 디지털화돼 있는지 평가하는 지표인데 이 지표를 기준으로 덴마크는 다른 모든 EU 회원 국가를 제치고 1등을 차지했다. 즉, 덴마크는 독보적으로 디지털화된 사회 및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이러한 조건 아래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는 이미 디지털 세계에 익숙한 덴마크인들에게는 큰 문제가 될 것이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재택근무에 손쉽게 적응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덴마크 지역별 재택근무자 비율
자료: Statistia
실제로 현재 덴마크 수도 지역을 기준으로 총 노동자의 40% 이상이 재택근무를 했는데, 이는 수치상으로는 약 13만8000명에 이르는 수치이다. 다만 덴마크를 구성하는 5개 지역과 비교해 봤을 때 가장 높은 수치인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것은 디지털 강국인 덴마크조차도 내부적으로 디지털화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 그 이유라고 볼 수 있다. 수도권 외부 지역에는 주로 제조업에 종사하는 기업이 대다수인 반면 수도 지역에는 컨설팅 및 IT 등 디지털 업무와 관련된 기업이 다수 있다. 디지털 기반 업무 수행 능력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해당 분야의 노동자들은 재택근무에 더욱 손쉽고 자연스럽게 적응이 가능했고 그러한 이유로 비교적 더 많은 비율로 배치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 위기를 버텨낼 힘은 지역별 차이는 있지만 그간 구축되고 발전된 덴마크의 디지털 문화였다.
직접 만날 수 없다면 스크린을 통해서!
미국 시장 조사업체인 Sensor Tower에 따르면 2020년 5월 19일을 기준으로 덴마크 내에서 가장 높은 횟수로 다운로드된 비즈니스 분야 애플리케이션을 순위별로 5등까지 나열해 본 결과 3등을 제외한 전부가 화상 회의 전용 애플리케이션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이는 Microsoft Teams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2020년 3월 10일 자엔 171위의 저조한 순위를 보인 바 있으나 덴마크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와 관련한 봉쇄정책을 발표한 바로 다음 날인 2020년 3월 11일부로 급격한 순위 상승을 보이며, 약 3일 만에 순위권에 진입하는 대이변이 발생했다. Microsoft Teams 애플리케이션의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순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덴마크 내 비즈니스 분야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순위(2020.5.19. 기준)
순위 | 애플리케이션 |
1 | Microsoft Teams(화상회의) |
2 | ZOOM Cloud Meeting(화상회의) |
3 | Facebook Analytics(SNS 분석) |
4 | Google Meet(화상회의) |
5 | Skype for Business(화상회의) |
자료: Sensor Tower
이처럼 많은 덴마크 기업들은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업무의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대면 회의를 대신해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추세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이러한 비대면 화상 회의 문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 제기된다는 것이다. 화상회의의 강점인 편리성 그리고 비교 불가능한 경제적 효율성으로 미래에는 모든 사람이 디지털 미팅에 좀 더 개방된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추측되며, 덴마크 또한 디지털 강국으로서 이러한 흐름을 이끄는데 적지 않은 일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홈 오피스 틈새시장에서 활약 중인 덴마크
적지 않은 수의 근로자들이 업무를 이어나가기 위해 자택으로 배치가 되며, 그들의 보금자리는 동시에 업무 공간이 됐다. 그러나 혼자 사는 경우를 제외한 모든 형태의 주거 공간은 자신 혼자의 것이 아닌 자녀, 애완동물, 배우자 등과 공유해야 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방해요소가 다분한 자택에서의 근무는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자신만의 개인적인 공간 및 사무용 책상이 재택 근무자들에게는 꼭 필요한 상황이였지만 전국적으로 내려진 봉쇄조치로 IKEA를 포함한 대부분의 가게 및 상점이 문을 닫은 시점에서 그러한 제품을 구매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또한 봉쇄조치가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단지 일시적 용도를 위해 큰 비용을 지불하기에는 현실적으로 고민이 되는 부분인데 이러한 두 가지 문제점을 예리하게 파악한 덴마크 홈 오피스 가구업체가 모두가 만족할 만한 해결책을 가지고 틈새시장에 등장했다.
Stykka사의 사무용 판지 책상
자료: Stykka
맞춤 사무용 가구를 제조하는 덴마크 가구업체인 Stykka사는 판지를 이용한 사무용 책상을 개발했다. Stykka사의 마케팅 담당 직원 Rasmus Taun은 “판지를 선택한 이유는 매우 저렴한 가격 때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봉쇄조치가 해제돼 제품이 쓸모가 없어질 경우에도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밝히며, 해당 제품의 장점을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온라인 웹을 통해 구매가 가능하다는 편리성 또한 갖춰 뭇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소위 북유럽 감성의 미니멀한 가구 및 인테리어로 유명한 덴마크는 위 제품을 통해 가구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또 한 번 세계에 확실히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데스커의 모션 데스크
자료: 데스커
이와 더불어 현재 한국 내에선 업무 효율을 높여주는 홈 오피스 아이템으로 데스커의 모션 데스크가 떠오르고 있다. 해당 제품은 사용자의 신체 높이와 원하는 자세에 따라 책상의 높이를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어 사용자는 최적의 밸런스와 자세로 업무를 능률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데스크의 가장 핵심인 구동장치는 바로 덴마크 LINAK의 하드웨어의 작품이다. 높이 조절 메커니즘인 덴마크 LINAK의 기술을 통해 데스커는 새로운 제품을 출시했는데 이처럼 소비자의 요구를 찾아내는 마케팅과 대응기술은 갑작스럽게 부상한 덴마크의 홈 오피스 틈새시장에서 주목받는 제품들을 구현해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이어질 홈 오피스 문화
덴마크 공과대학교(DTU)가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55%의 응답자들이 재택근무를 통해 업무 효율이 더욱 증가했으며 또한 사무실에서 자택으로 업무 환경을 전환하는 과정 또한 상당히 수월했다고 밝혔다. 이는 특히 업무와 동시에 자녀를 돌보지 않아도 되는 경우에 더욱 그러했는데 근로자들이 재택근무에 대해 상당한 만족감을 느끼는 것으로 미뤄봤을 때, 앞으로의 업무 환경 변화는 지속될 것으로 추측된다.
덴마크 Berlingske지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종식 이후에도 이상 기후, 테러 위협, 건강 문제 등의 크고 작은 위기가 미래에도 일어날 확률이 충분히 높기 때문에 기업들이 업무 환경과 관련해 지속 가능한 패턴을 마련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한다. 실제로 트위터 최고경영자인 잭 도시는 코로나 사태 이후에도 무기한으로 재택근무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선언했으며 구글과 페이스북 또한 원격근무를 유지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재택근무 확대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러한 양상은 특히 IT업계 기업에서 많이 보이며, 그들은 실제로 상당수 업무가 원격근무로 대체되어도 전혀 무방이 없다는 것을 몸소 경험했다.
시사점
덴마크인들은 재택근무 흐름에 빠르게 적응해 코로나19가 가져온 전국적 재택근무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그들의 디지털 지식 및 기량을 기반으로 대응했다. 비대면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 활용 등 재택근무 문화로 인해 성장 중인 홈 오피스 시장의 틈새를 잘 공략한 덴마크는 명실상부 가구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앞으로의 덴마크의 업무환경은 조금 더 유동적이고 유연해질 것으로 예측되며, 국내 홈 오피스 및 디지털 분야 관련 업계는 덴마크 내 지속될 홈 오피스 문화의 동향과 특징을 여러 각도에서 면밀히 파악해 효과적인 시장 진출 계획 및 판매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자료: Europa, Statistia, Sensor Tower, Stykka, DTU, Berlingske 등 KOTRA 코펜하겐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