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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四 卷
顔色怒氣
第 二十二 章. 예고(豫告), 기분 좋은 느낌
( 一 )
아미산을 찾은 단비하는 지필묵과 생필품을 넉넉히 준비한 다
음 천지봉(天地峰)으로 들어갔다. 무림거파 아미파가 아미하
(峨嵋河)와 흑룡강(黑龍江) 사이에 두루 자리잡은 데 반해 천
지봉은 약간 벗어난 외진 곳이었다. 아무래도 아미파와 만나는
것은 길보다는 흉이 많을 것 같아 택한 곳이었다.
거주할 곳은 어렵지 않게 찾았다.
기암절봉이 어우러진 가운데 수많은 동굴이 산재했다.
단비하는 그 중 독을 연구하기에 적합한 곳을 골라 자리잡았
다. 아미산을 찾은 목적이 독을 개발하기 위함이니 자연 거주
환경은 독에 맞춰졌다.
난생처음 찾은 아미산 높이 천 장에 달하는 고산(高山).
독을 연구하기에는 최적의 장소였다.
산이 높음에 기후도 천변만화했다.
산자락은 온화하다기보다는 따뜻했다. 한겨울이 이럴진대 한여
름에야 어떻겠는가. 아마도 찌는 듯이 더우리라. 저지대(低地
帶)는 남만(南蠻)에서 볼 수 있는 식물군이 주종을 이루었다.
안 중턱은 온화했고 산봉은 만년설로 뒤덮였다.
산의 고저에 따라 수직으로 분포되어 있는 삼천여 종의 식물군
들. 그리고 다양한 동물들...독을 연구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어디 있으랴.
나뭇가지를 잘라 입구를 막은 다음, 동굴로 들어온 단비하는
지필목을 꺼네 들었다.
시간을 넉넉하게 잡았다. 급하다고 서두른다면 죽음뿐이었다.
마음에 흡족한 독을 개발하기 전에는 하산하지 않을 생각이었
다.
잠시 운공하여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힌 후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을 써내려 가기 시작했다.
누구에게 보여 줄 것이 아니기야 오직 자신만을 위한 내용이기
에 책 제목은 필요 었었다. 그저 생각나는 대로 적으면 그만이
었다.
골기도찰법으로 몸에 새겨진 도흔, 무산파파에게서 배운 지식,
만초신의가 열두 시진에 걸쳐 구술해 준 상식들 그리고 당문에
서 직접 몸으로 겪으며 깨달았던 독 성분에 관한 심득...
알고 있는 지식들을 나열하고 공통점을 찾았다.
세상 만물의 모든 생물은 지닌 바 속성을 벗어나지 못한다.
도라지가 아무리 영약이라고 역설해도 그저 평범한 도라지일
뿐, 문제는 평범한 것들이 서로 어우러져 얼마만한 약효를 내
느냐였다.
시간이 말없이 흘러가는 동안 약초에 관한 특성들이 체계적으
로 정리되었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찌는 듯한 여름이 오는가 싶더니 어
느새 선선한 바람이 불었다. 그리고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했
다.
단비하는 이론 연구에만 매달리지 않았다.
아미산은 사계절을 거치는 동안 다양한 종류의 약초들이 자생
했기에 부지런히 채집해 실제 모양과 정확한 성분을 파악했
다.
중대한 사실을 깨달았다.
중원에 산재한 독문은 거희가 죽은 독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
을...
사람마다 각기 체질이 달라 독의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는 것은
기본 상식이었다. 문제는 그러한 체질을 얼마만큼 정확히, 그
리고 빨리 알아내느냐 하는 것.
또한 독초나 독충도 각기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일년생, 이년생...자란 햇수만큼, 자란 환경이나 기후에 따라
각기 독효가 틀렸다.
의원이 자로 잰 듯 처방전을 적어 주는 것은 잘못된 일이었다.
생초(生草)냐 아니면 건초(乾草)냐에 따라 처방전도 달라져야
한다.
같은 약재일지라도 사람에 따라 혼합 비율이 달라져야 한다.
맥립종(麥粒腫:다래끼)이 생졌다고 배농탕(排膿湯)이나 백주산
(百州散)을 쓰라는 식은 곤란하다.
대부분의 의원들은 고름이 나오는데도 좀처럼 낫지 않으면 서
슴없이 백주산의 처방전을 써내려 간다. 진해(津蟹), 녹각(鹿
角), 반비(反鼻) 각 동량(同量).
잘못된 처방이다.
환자의 체질, 맥립종의 상태, 약재의 질(質) 등 모든 상황을
고려하여 처방전을 써야 빨리 낫는다.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범의(凡醫)와 신의(神醫)가
구분 되는지도...
단비하는 생약재(生藥材)에 모든 신경을 집중시켰다.
물론 보관이라는 문제가 있어 건조시키는 것은 필연이었다.
설혹 그럴지라도 독경에 쓰여 있는 대로 건조시키는 것이 아니
라. 기후와 장소에 따라 수분 증발을 고려하며 건조시켰다.
생독(生毒)과 사독(死毒).
독경을 가장 많이 소장한 문파는 당문이었다. 그런 당문이 가
장 기본적인 사실을 왜 모르고 있을까? 그것은 약효나 독효를
간접 파악했기 때문이었다.
다행인가 불행인가. 단비하는 타의에 의하여 독을 복용하며 살
았다. 그때는 몰랐지만 그러한 경험이 천 권의 독경을 읽은 것
보다 현실적이었다. 생독을 구별할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이
다.
의(醫)와 독(毒)에 관한 정의(定意)도 내렸다.
애초에 의독(醫毒)의 구분은 없었던 것을...백약(百藥)이 독
(毒)이었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인체가 스스로 만들어 낸
저항력만 못했다. 불가피한 사정이 있어 약을 쓰더라도 항시
체내 어느 부분에선가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사람 몸을 아는 길...바로 독성(毒聖)으로 가는 길이었다.
단비하는 자신의 지식이 어느 정도인지 몰랐다.
그러기에 더욱 더 매진하였고 만초신의가 죽으면서까지 약초에
대한 정열을 불태웠 듯 그런 삶을 살았다.
* * *
진성(眞星)은 조촐하게 차려진 술상을 앞에 놓고 술잔을 기울
였다. 그의 곁에는 귀여우면서도 앳되 보이는 여인이 수심 어
린 얼굴로 가는 한숨을 토해 냈다.
"너무 근심하지 마세요. 어떻게 되겠죠."
"미안해..."
진성은 죽어 가는 자식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는 자신의 무
능력을 한탄했다.
유철린(柳鐵麟)...이미 불귀의 혼이 되어 버린 막역지우 유윤
상(柳閏湘)과 허란(許蘭)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이었다. 그 아
이의 생명이 꺼져 가는 촛불같이 하루하루 쇠잔해 갔다.
"오늘로 꼭 네 해째예요."
"응?"
진성은 부인 허란이 하는 말의 뜻을 알아듣지 못했다.
"우리가 혼인한지 네 해가 지났다고요."
"그렇군...!"
네 해라면 어떤 이에게는 긴 세월이겠지만 진성이나 부인 허란
에게는 참으로 짧은 나날이었다.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서로를
아껴 가며 살아온 세월.
"그렇군 네 해가 지났으니 철린이의 나이도 열넷이군."
진성은 술을 입에 털어 넣으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친구는 철린이가 여섯 살되던 해 무정하게 떠나갔다. 술 한잔
거나하게 걸치고 헤어졌는데 다음날 아침 일어나지 못한 것이
다. 너무도 급작스런 죽음이었다.
진성은 허란에게 온갖 지성을 바쳤다.
벗의 미망인이기 때문에...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파락호들에게 봉변을 당할 뻗한 일이 있고부터는
아예 옆집으로 이사하여 돌보았다. 그는 자신이 허란을 사랑하
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사 년...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연스럽게 동침했다. 친구의 아
내와 남편의 친구라는 개념보다 남자와 여자로 비쳐졌을 때였
다. 그리고 다시 사 년...
너무도 행복했던 시간이었는데...
"만약... 철린이가 잘못되더라도 당신을 원망하지는 않아요."
"불길한 말은 하는 제 아니야. 무슨 방도가 있겠지."
말은 그렇게 했지만 도저히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도저히 이해 못 할 노릇이었다. 저잣거리에 나갔다가 사 십년
묵은 천마(天麻)를 보았다. 은 네 냥, 성큼 달려들 수 없는 금
액이지만 평소 몸이 약한 철린이가 생각나 큰맘 먹고 구입했
다. 그런데 몸에 좋으라고 먹인 천마가 탈을 일으킨 것이다.
한겨울인데도 식은 땀을 줄줄 흘리더니 끝내 자리에 눕고 말았
다. 급히 용하다는 의원을 데려왔지만 속수무책...천마의 독기
를 거르지 않고 복용시켰기에 발생한 일이라며 고개만 흔들 뿐
이었다.
평소 안면이 있던 아미파도 찾아가보았다.
중원에 널리 알려진 금정신공(金頂神功)이라면 어찌해 볼 수
없을까 하고...하지만 금정신공을 대성한 장로급들은 만나지도
못했다.
불가에 몸을 담은 사람들이라면 인명을 무엇보다 중시해야 될
터인데도 그들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심한 상실감(喪失感).
오기가 치밀었다. 그래 아미파의 무공이 대수로울 것은 없어.
방정쌍검법(方正雙劍法)도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고 있지 않은
가. 아직은 약소문과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삼십
여 명의 제자들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으니...
방정쌍검법으로 금정신공을 깰 날이 올 것이다. 그날은 꼭 올
것이다. 하지만 그날은 먼 훗일이었다.
당장은 자식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 중요했고 금정신공을 이긴
다고 자식이 낫는 것은 아니었다.
분루(憤淚)를 삼키며 아미산을 내려왔다. 두 팔을 축 늘어뜨린
채 등에 업힌 자식은 의부(義父)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기
식이 엄엄했다.
"여보, 혹시...천지봉에 일 년 열두 달 약초 캐는 사람이 있다
고 들었소. 혹 기이한 영약이라도 가지고 있지 않을까?"
허란은 남편을 지그시 올려다 보았다.
자신의 친자식이 아닌데도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근심하는 모
습이 고마웠다. 친구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다며 친자식에 대
한 열망도 포기한 채 애정을 쏟는 남편.
천지봉에 약초 캐는 사람이 있다는 말은 종종 들었다. 아미산
전체가 영약의 보고인 만큼 약초 캐는 사람들이 들끓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그런데 그 사람만은 약초를 팔지 않는다고 했
지? 사람들은 그를 기인으로 취급했다.
하지만 약초나 캐는 사람이 의원도 고치지 못한 병을 어찌 고
칠 수 있으랴. 막다른 벼랑에 몰린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야 이해하지만...
허란은 남편의 진정이 가슴에 와 닿았다.
'고마워요. 정말 철린이가 잘못된다 해도 원망하지 않을게요.'
흐르는 눈물을 감추기 위해 고개를 숙였다.
"그럴지도 몰라요. 사람과 접촉을 끊고 산에 사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영약을 지니고 있을 거예요. 내일은 천지봉으로 가 봐
요."
전 남편이 남긴 유일한 자식...대를 잇게 해주겠다고 성씨까지
그대로 사용하게 배려해 준 자식. 하지만 허란은 마음의 준비
를 했다.
세상에는 인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도 허다한 법. 죽을 운명
을 인력으로 어찌 막을까. 남편의 고마운 마음은 철린이도 알
고 있겠지.
자식에 대한 근심은 이루 말할수 없었다.
제 뱃속으로 열 달의 고통을 이겨 내며 낳은 자식인데, 바람이
불면 날아갈세라 땅에 놓지도 않고 키운 자식인데, 뜬눈으로
밤을 새운 날도 많았지만 기대가 절망으로 바뀌고 하늘의 천리
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하지만 지금도 누가 자식을 치료만 해준다면 엎드려 부처 모시
듯 공양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휘이잉..!
산바람은 유난히 거세게 몰아쳤다.
진성은 옷깃을 여며 스며드는 바람을 막으면서 아내를 돌아보
았다. 그냥집에 있으라고 누누이 말했는데도 기어이 따라나서
는 아내였다.
"무척 춥지?"
"견딜 만해요."
허란의 두 볼은 추위로 파랗게 질렸다. 무공을 익히지 않은 연
약한 몸으로 겨울 산행을 생각한 것부터가 무리였다. 하지만
자식의 안위를 걱정하는 어미의 마음을 나 몰라라 할수 없었
다. 진성운 허란이 자식에 대한 고마움으로 산행에 동참했음을
몰랐다.
"소문을 종합해 보면 이 근방일 텐데..."
"헉! 헉! 천천히 찾으세요."
단지 남편과 고생을 함께 한다는 마음으로 따라나섰다 그러기
에 허란의 마음은 남편보다 급하지 않았다.
사실 넓디넓은 천지봉에서 한 사람을 찾는 일은 수월하지 않았
다. 제자들 삼십여 명도 천지봉을 뒤지고 있지만 그림자도 발
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설혹 만난다 할지라도 영약을 가지고 있으리란 보장도 없었다.
"천지연(天地淵) 쪽에서 봤다는 사람이 있으니 그쪽을 뒤져 봅
시다. 이거 어디 동굴이 한두 개라야지..."
진성은 등에 업힌 자식을 다시 한번 추스른후 발걸음을 옮겼
다.
* * *
< 서(書).
만물(萬物) 중에는 독성(毒性)이 강해 의료(醫療)에 사용하지
못할 뿐 아니라 인명(人命)을 살상하는 것이 많은데, 이런 것
들을 일컬어 독(毒)이라 한다.
약(藥)이란 질병(疾病)을 치료하고 진단하며 예방하는데 사용
되는 유용한 물질을 말한다.
그러나 약과 독의 개념을 명확히 정립하기는 어렵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대량으로 사용하면 부작용이 나타나고
독이라 할지라도 극히 미량을 적절하게 사용하면 영약 못지않
은 약효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질적(質的) 개념(槪念)을 버리고 양적(量的) 개념(槪念)을 받
아 들여야 한다...(중략)...
一. 용량(用量).
최소(最小) 유효량(有效量).
이 용량 이하에서는 약효가 나타나지 않는 용량으로 한
량(限量)이라고도 한다. 중독시키되 사망시킬 수 없는 용
량이다.
독용량(毒用量).
최소 유효량부터 최대 유효량까지의 용량으로서 흔히 하독
량(下毒量)이라고 한다. 생명을 잃는 치사량(致死量)이
다.
극량(極量).
최대 유효량을 뜻하며 그 독의 경계량(境界量)이 된다.
어떤 해독약으로도 치유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해약을 복
용할 시간도 주지 않는다. 하독할 때 두 번, 세 번 고려해
야 한다.
二. 연령(年齡).
어린아이는 간(肝)이 미성숙 상태에 있으므로 흥분이나 마
비에 예민하다. 또한 노인은 신진대사나 배설 기능이 취
약하다. 신체적인 취약성을 고려하여 용량을 조절해야 한
다. 여기 간단한 산법(算法)을 기재한다.
몸무게를 어림짐작으로 산출한 다음 일백오십으로 제산
(除算)하라. 거기에 일반적으로 용량을 승산(乘算)하라.
실로 간단하지 않은가.
三. 성별(性別).
여자는 남자에 비해 지방(脂肪)이 많고 혈량이 적으므로
남자보다 용량을 적게 살포한다. 특히 산모(産母)는 태아
(胎兒)의 영향을 심각하게 받으므로 소아(小兒)로 간주해
도 무방하다.
四. 종족(種族).
더운 지방과 추운 지방, 고산(高山)에 사는 사람과 평원
(平原)에 사는 사람 등 사는 환경에 따라 체질이 각기 다
르다. 같은 독일지라도 반응이 다를 수밖에 없다. 어떤
종족은 독에 대한 과감수성(過感受性)이 지극히 높아서 극
량의 독으로도 쉽게 죽지 않는다...(하략)... >
단비하는 두툼해진 한지 뭉치를 바라보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일 년 동안 탐구우고 익힌 모든 것이 하나의 책으로 묶여졌다.
그러고보니 독에 관한 것들을 책으로 읽은 적은 없었다. 전부
구술(口述)받았을 뿐.
세남 만물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오묘했다. 발에 밟히는
풀 한 포기에도 생명의 신비는 숨을 쉬었다. 세상 어느것 하나
약 아닌것이 없었고 독 아닌 것이 없었다. 그것은 생물의 특성
이라기 보다도 생명의 신비였다.
"아직도 멀었어..."
복수를 하러 떠날 생각이었다.
생물의 모든 것을 알고 난 다음에야 떠날 생각이었지만 일 년
을 아미산에서 보낸 결과 자신의 생각이 미련했다는 것을 통감
했다.
세상 만물을 안다!
일생을 바쳐 연구한다해도 알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이미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신의 영역이었다.
단비하의 지금 심정은 약독에 대해서 알았다기 보다도 망망대
해에 홀로 버려진 듯 까마득한 절망감으로 가득했다.
인간이 인간을 죽이기는 쉬웠다. 검으로 , 창으로, 도로, 몽둥
이로 때려 죽여도 되고, 가볍게 툭 건드리기만 해도 죽는 나약
한 생물이 인간이었다. 하지만 잡초에서 보았던 생명력, 산새
들에게서 보았던 생명력과 동질의 것이 인간 내면에 자리했다.
천하 절독일지라도 살고자 하는 욕망 앞에서는 무릎을 꿇게 되
어 있었다. 일양자가 대조독을 몰아 냈듯이, 평범한 인간이라
도 살고자 하는 욕망이 몸 가득히 소용돌이치는 한 천하절독도
소용없었다.
많은 사람이 떼죽음 당하는 질병이 만연할 때도 꿋꿋이 살아남
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생명 욕구가 강했다. 원초적으로 발생하
는 내성은 일류고수가 운공하는 신공보다도 더욱 강인했다.
천하제일의 절독, 천하제일의 영약이라는 말은 가치가 없었다.
그 사람에게 맞는 약, 그리고 독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조차도 모호했다.
세상에 수천 종을 헤아리는 생물 중 한 인간에게 맞는 약이나
독을 찾아 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차라리 떠돌이 의
원처럼 고정화 된 처방전을 사용하는 것이 훨씬 간편했다.
단비하는 일 년 동안 침식을 제공해 준 한 평 남짓한 동굴을
돌아보았다. 언제고 틈이 난다면 다시 돌아와 평생 초목이나
연구하며 살고 싶었다. 제목 없는 한지 뭉치도 완성하고 싶었
다. 하지만 그럴 날이올지...
당문을 향해 떠나는 길.
하나도 준비된 것이 없고 자신감은 아미산에 들어올 때보다 더
욱 떨어졌다. 부딪치다 보면 길이 생기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
으로 떠나는 길이니 살아 돌아올 확률은 거의 전무였다.
초목을 연구하며 나름대로 만들어 봤던 독단과 해독단을 품에
집어 넣었다.
독이 없는 한 한 걸음도 움직이지 마라.
만초신의와의 겨룸에서 목숨을 담보로 배운 신념이 아니던가.
조그만 동굴에 겨울바람이 들이쳤다.
올 때와 마찬가지로 떠날 때도 한겨울이었다.
활활타는 모닥불 곁에 기식이 엄엄한 유철린을 반듯이 뉘고 추
궁과혈(推宮過血)을 시전했다. 죽어 가는 아이를 들쳐 업고 그
것도 한 겨울에 산행을 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생명을 단축시
키는 어리석은 일이었다.
입술이 하얗다 못해 파랗게 질린 아이는 신음조차 흘리지 않았
다. 얼어서 빳빳해진 팔다리가 죽음의 전주곡처럼 느껴졌다.
'살아야 한다.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살려 주마. 꼭 살려 주
마.'
진성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간절히 기원했다.
신이 있다면 이 아이를 소생시켜 주소서. 그리하면 어떠한 일
일지라도 설혹 영혼을 파는 일일지라도 기꺼이 감수하겠소이
다.
악마가 들으면 미소를 지을 만한 갈구였다.
"아직도 그 사람은 찾지 못했느냐?"
"저, 그게 아직..."
애꿎은 제자들은 마치 대죄라도 지은 양 몸둘 바를 몰라했다.
드넓은 천지봉에서 한 사람을 찾아헤매는 일은 미친 짓이었지
만 꼭 해낼 생각이었다. 친구의 유일한 혈육 유철린을 이대로
가게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배배 꼬며 어리광만 부리던 자식
이 쌍검을 들고 방정쌍검식을 익힌다며 달려들던 기억이 아직
도 생생한데...
'사랑한다. 제발 깨어나야 한다.'
망령이라해도 좋고 희한의 날에 대한 반성이라고 해도 좋았다.
제발 자식이 눈을 떠 전처럼 웃어 주었으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었다. 하지만 점점 싸늘해져 가는 몸은 죽은 자의 침묵처럼
응답이 없었다. 그때,
"실례가 안 된다면 불 좀 쪼였으면 합니다."
나그네가 다가왔다.
몇 날 며칠을 깍지 않은 거친 수염이 얼굴을 덮었고 옷 또한
누더기나 다름없을 정도로 해졌지만 눈에 어린 광채는 평범하
지 않았다.
진성은 관심없다는 듯 추궁과혈을 계속했다.
"쯧쯧! 어린 나이에..."
나그데는 기식 엄엄한 자식을 보고 가볍게 혀를 찼다.
그 말을 들었는지 허란은 다시 고개를 수그렸다. 그리고 버릇
처럼 소매를 들어 흘러내리는 눈물을 훔쳤다. 자식이 죽어 가
는 마당에 슬프지 않을 어미가 어디 있을까. 따뜻하게 손이라
도 잡아 주고 싶지만 혹시 추궁과혈로 식었던 피가 다시 돌아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그러지도 못했다.
"괜찮으시다면 제가 진맥을 해봐도 되겠습니까? 다행히 의술을
좀 아니..."
진성은 말없이 손을 떼었다. 무언의 승낙이었다. 나그네가 자
식의 병을 고치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뭐랄까? 술이라도
진탕 마시고 취하고 싶은 심정이랄까. 그런데,
"천마...족히 사십 년은 묵었겠군."
나그네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을 듣는 순간 진성은 화들짝 놀랐
다. 수많은 의원들이 진맥을 했지만 자신이 말하기 전에 병의
원인을 파악한 사람은 처음이었다.
"바, 방도가 있겠습니까?"
진상은 자신도 모르게 존댓말을 했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 격
으로 불쑥 나타난 것도 그렇고 진맥을 하자마자 병인(病因)이
천마라는 사실을 파악한 것도 그렇고 모든 행동이 신비해 보였
다.
"한기(寒氣)나 상기(上氣)는 전혀 다른 증상처럼 보이지만 모
두가 기혈의 상충(相沖)으로 생기는 것...흠! 가슴이 막혔군."
잠시 더 진맥을 하던 나그네는 별것 아니라는 듯 만면에 미소
를 띠었다.
"살수 있는 방도가...?"
"예? 아니 살수 있는 방도라니요? 이게 무슨 큰병이라고..."
나그네는 어이없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의원들이 모두 가망없다고..."
"의원들이요? 그럼 내가 잘못 알았나?"
나그네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다시 진맥을 했다. 그런 모습은
믿음을 떨어뜨리기에 충분했다. 다른 의원들은 자신의 의학에
자신있는 듯 서슴없이 결단있는 처방전을 적어 주었으니까.
"이상하군요. 도인(桃仁) 닷 푼, 계지(桂枝) 네 푼, 대황(大
黃) 세 푼, 망초(芒硝) 두 푼, 감초(甘草) 두 푼을 넣어서 달
여 먹이면 충분할 텐데..."
"휴우! 인명은 재천인 것을 어쩌겠습니까. 초면에 이같이 걱정
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럼 저는 몸도 녹였고 하니 이만..."
나그네는 일어서서 포권지례를 취했다.
"아니 밤인데 오늘은 여기서 지내시고..."
허란이 황급히 일어서서 만류했지만 나그네는 씩 웃으며 발길
을 옮졌다.
심사가 복잡한 진성은 붙잡지 않았다. 산중에서 만난 기인이기
에 혹시나 했는데 조인 계자 대황 망초라니 그런 것은 굳이 의
원이 아닌 범인들도 모두 알고 있는 평범한 약재들이었다. 의
원에 가면 지천에 널려 있는.
진성 일행은 방금 전 그들 곁을 스쳐 간 젊은이가 그토록 산중
을 헤매며 찾던 약초 캐는 사람이란걸 알지 못했다.
진성이 나흘 만에 동굴을 발견하고 들어섰을 때는 차디찬 바람
만이 어두운 벽을 때렸다.
"이미 떠났나 봐요."
기진맥진한 허란이 허탈한 음성을 흘려 냈다. 남편의 고생에
동참하자는 의미로 따라 나섰지만 산중 기인을 만나면 영약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 또한 없지 않았다. 그런데 사람이
살았던 흔적은 역력한데 불기는 이미 차디차 떠난지 오래되었
음을 알았을 때 다가오는 허탈감이란 표현할 길이 없었다.
"아마 다른 동굴에 있을 거야. 조금만 더 찾으면..."
"그만 하세요. 여보, 우리 이제 철린이를 편히 보내 줘요. 객
사(客死)하게 내버려둘 수는 없잖아요. 그래도 집 안에서...
흑!"
허란은 서러움이 솟구쳐 나직이 흐느꼈다. 자식을 먼저 앞세우
려니 눈물이 왈락 쏟아졌다.
"...휴우! 그럽시다. 편안하게나 보내 줘야지."
마침내 진성은 뜬 구름 잡기 식의 고행을 멈췄다. 자식을 위해
서라면 무슨 일이든지 할수 있지만 아내의 말도 옳았다.
"여보, 혹시 그 사람이..."
허란은 문득 나흘전에 그들 결에 잠깐 머물다간 괴인을 생각해
냈다. 한겨울에 아미산 천지봉을 오르는 사람은 없었다. 엽사
(獵士)들은 불교의 성지인 아미파를 존중하는 의미로 아미산에
서는 살생을 범하지 않았다. 또한 약초 캐는 사람들도 기껏해
야 중턱까지만 오를 뿐 고산지대까지 오는 사람온 없었다.
인적없는 곳에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깜깜한 밤중에 모닥불 결
을 스쳐 간 나그네뿐이었다.
"그, 그럴지도 모르겠군 아냐, 그 사람이 우리가 찾던 사람이
야."
"그, 그럼 어쩌면 좋죠? 그 사람은 이미 멀리 갔을텐데."
"후우!"
진성은 다시 긴 한숨을 내쉬었다.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는 눈
확 뽑아버리고 싶은 생각이 절로들었다.
"여보, 그가 말한 약초를 기억하께요?"
"아니, 잘 기억나지 않는데..."
진성은 말끝을 흐렸다. 그러나 끊으란 법은 없는가. 곁에 쭈욱
늘어서 있던 제자중 하나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그가 말한 약초는 제가 기억하고 있습니다. 기인이다 싶어 외
워 뒀는데..."
"정말이냐? 그래 약재를 대봐라."
"도인 닷 푼, 계지 네 푼, 대황 세 푼, 망초 두푼, 감초 두
푼."
"됐다! 그거여 바로 그거였어."
진성은 흥분을 참지 못하고 몸을 가늘게 떨었다. 그런 그의 결
에서 허란 역시 빨갛게 볼이 상기된 채 고운 미소를 띠었다.
희망...어둠의 골짜기에서 광명을 발견한 것과 진배없었다.
아직 확인해 보지 않은 처방전이지만...
오늘로 나흘째.
단비하는 마구간 일을 거들며 마을에 떠돌 소문을 기다렸다.
의술에 대한 확신이 필요했다.
처음부터 의술을 입증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아니 그런 생
각은 해본 적도 없었다. 하지만 아미산에서 피가 싸늘하게 식
어 가는 어린아이의 상세가 너무도 가볍게 보이는 순간 자신의
처방이 다른 의원들과 너무도 상이하다는 말을 듣는 순간 자신
조차도 자신을 믿을 수 없었다.
과연 옳은 처방이었는가?
만약 어린아이가 일어서지 못한다면? 물론 엉터리 처방일 것이
다. 그렇다면 당문과의 싸움에 일말의 승산도 없다. 그러나 아
이의 질병이 완쾌된다면? 적어도 아미산으로 들어가던 작년보
다는 의술이 향상되었다는 얘기다. 전 갈으면 아이의 맥박이
너무 가늘어 삶의 생기를 찾아 낼 수 없었을 테니까.
히히힝!
단비하는 편자를 갈아끼우기 위해서 말의 앞발 관절을 구부려
무릎위에 올려놓았다. 순간 이루 말할 수 없는 무게가 허벅지
를 짓눌렀다. 잠도 서서 자는 말이기에 한쪽발의 균형을 맞추
고자 하중을 실어온 것이다.
말은 참으로 양순한 동물이었다. 인간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입에 거품을 물면서 달리는 동물이 말이었다. 말의 특성은 빨
리 달린다는 것. 하지만 가강 강해 보이는 다리가 의외로 취약
했다. 말의 진가는 다리였다.
'나의 진가는 무엇인가. 약인가, 독인가.'
"가만히 있어. 힘들어서 어디 편자나 갈아 주겠니?"
말이 사람 말귀를 알아들을 리는 없겠지만 사람에게 이야기하
듯 다정하게 중얼거렸다.
치이익...!
빨갛게 달아오른 편자가 딱딱한 발굽을 태우며 느끼한 냄새를
품어냈다.
"자네는 이런 데서 일할 사람 같지 않은데?"
말발굽에 편자를 고정시키던 고생(高生)이라는 사내가 물어 왔
다.
"하하하! 이런 데가 어때서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근골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건장한 체격이었다.
그러기에 어느 곳 어느 일에나 어울리는 사람이 단비하였다.
"자네는 체격이 듬직하지만 사내치고는 손이 너무 고와 막일을
한 손은 아니야."
"그렇군요. 사실 이런 일을 해보기는 처음이라서..."
"언제까지 있을 참인가?"
"객기에 여행이나 하려고 나왔는데 노잣돈이 떨어졌지 뭡니
까."
"허허허! 일을 해서 여비를 마련하겠다. 허허허! 적어도 보름
은 일해야 조금 움직이겠군."
"남들보다 아껴 쓰는 편이니 그 정도면 충분할 겁니다."
단비하는 싱그러운 웃음을 지었다. 본심을 속이는 것이 미안했
지만 순박한 시골 사람들에게 처절한 피의 윤회를 들려 줄 필
요는 없었다.
육체적으로는 힘들고 고생되더라도 마음 고생을 안 하는 사람.
단비하는 그들이 무척 부러웠지만 그들은 오히려 무인들을 동
경했다.
탁탁탁...!
고정된 편자에 쇠못 박는 소리가 정적을 일깨웠다.
"참 자네도 소문 들었나?"
"무슨 소문...?"
"허허허! 못들은 모양이군. 천지봉에 신의가 산다네."
"천지봉에 신의!"
단비하는 말발굽을 놓쳐 버릴 만큼 놀랐다. 그토록 고대하던
일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왜 그렇게 놀라는가?"
"아니 저도 천지봉을 둘러 보았지만 인적이라고는..."
"허허허! 신의가 어디 범인들의 눈에 띄던가?"
"그럼 신의란 소문은..."
"우리 마을에 무도관(武道館)이 하나 있다네. 방정관(方正館)
이라고 제법 유명하지."
"그건 알고 있습니다. 마을을 둘러보다 봤거든요."
거짓말이었다. 천지봉에서부터 진성 일행을 따라다녔다. 그들
이 자신이 거처하던 동혈에서 실망과 희망에 찬 말을 나눌 때
단비하는 이장 떨어진 바위 뒤에 숨어 있었다.
그들이 나누는 말을 엿들었다. 결국...그들은 자신이 말한 처
방전을 써볼 모양이었다.
만탁촌(萬濯村).
마을에 들어서고 난 다음에야 그 일행이 방정관 사람들인 것을
알았다. 진땀을 흘리며 추궁과혈에 열중하던 사람이 방정관주
이며 방정쌍검식을 만들어 낸 장본인이라는 것도.
방정관이래야 중원에 산재한 수천 개의 중소문파 중 하나에 불
과했다. 하지만 인구 삼백여 명의 제법 큰 마을에서는 무시 못
할 무인이요. 유지였다.
진성이란 이름을 아는 데는 채 일 다경도 걸리지 않았다. 그는
한마디로 인의대협(仁義大俠)이었다. 무공만 고절하다면 만세
에 성명을 날렸을 인품이건만.
자신이 말해 주었던 약재를 사가지고 들어가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오늘로 사흘째...기식이 돌아오고 제법 말을 할 만큼
회복 되었을게다. 하루만 더 복용하면 언제 앓았냐는 듯이 훌
훌 털고 일어날 거고...하지만 전에 복용했던 천마의 약효까지
몸에 흡수하려면 나흘은 더 복용해야 한다.
"허허허! 유철린이라고 남의 자식이지만 친자식 못지않게 키운
자식이 있다네 꼭 죽는줄만 알았는데..."
"살았단 말이군요."
"살았다 뿐인가? 혼절한 상태에서도 관주(館主)가 하는 말을
다 들었는지 아버지라고 불렀다네."
진성에게 아버지란 말은 다른 의미가 있었다. 아직 철없는 어
린것이 무얼 안다고 어미의 재혼에 심통을 부렸다. 진성을 아
버지로 인정하지 않았다. 방정쌍검식을 익히겠다고 달려들 때
도 본심은 무예를 익혀 어미를 빼앗은 원수를 갚겠다는 것이었
다.
그 모든 것이 진성에게는 귀엽게만 보였다. 진정 자식으로 생
각하지 않는다면 용납 못 할 행동이건만 마을 사람들은 모두
진성의 인간됨을 칭찬했고 유철린이 빨리 철들기를 바랐다.
아버지...꼬마의 입에서 나온 말은 모든 사람이 기다리고 반길
만한 말이었다.
"다행이군요."
"허허허! 천지봉에서 만난 신의가 일러준 처방이 즉효였다.네
이제 우리 만탁촌에 아픈 사람은 없을 거야. 환자가 생기면 천
지봉으로 달려 갈테니까."
단비하는 내심 쓴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떠날 순간이 다가왔
음도 알았다. 자신이 익힌 의술에는 이상이 없었다. 수많은 의
원들이 고정화된 처방전에 매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서도 회의(懷疑)를 품었다니...
그날 밤 단비하는 소리없이 방정관에 잠입했다.
무예를 익히는 곳이라고는 하지만 조그만 마을에 차려 놓은 이
름없는 무도관인지라 밤에도 기척 하나없이 조용하기만 했다.
쉬익!
단비하는 미리 준비해 두었던 서신을 소도에 묶어 던졌다.
천마의 약효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앞으로 나흘간 꾸준히 복
용시키라는 서한을...
첫댓글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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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즐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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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잘보고 있습니다
감사...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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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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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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