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자동차 리콜 통지서가 날아왔다.
내 차는 15년이 넘은 고물체어맨인데 쌍용자동차에서 고객통지문을 보냈다.
이유는 주/정차상태에서 조향핸들 잠김을 풀기 위하여 반복적으로 열쇠와 핸들을 회전시킬 때 열쇠 잠금장치 내부부품의 파손으로 인해 조향핸들이 잠길 가능성이
있는 제작결함이 존재하는 것으로 판명되었다는 것이다.
근 10년이나 되어서야 결함이 판명된 것도 이상하고 10년이 넘은 고물차까지도 리콜해서 고쳐 준다니까 고맙기도 하다.
엊그제는 치과에 가서 정부에서 보조해준다는 임플란트 2개를 시술했다.
오늘은 왼쪽 눈 수술을 위해 서면 안과로 나갈 참이다.
신체도 자동차처럼 오래 쓰면 고장나기 마련이다.
자동차는 결함이 발생하면 리콜을 해 주는데 우리 몸은 리콜이 안되니 일반 수리소로 가야 한다.
친구들도 나이가 들어 병원에 자주 출입을 하는 모양이다.
한 친구는 눈에 이상이 생겨 인근 안과에 갔더니 여러가지 검사를 한 후에
약처방을 내려주면서 약을 먹어보고 그래도 낫지 않으면 다시 보자고 하더라고 했다.
약을 먹어도 차도 없어 다른 안과엘 갔더니 검사도 하지 않고 눈을 보더니 동자에 작은 혹이 생겼다고
그것을 제거하고 나니 아무렇지도 않고 다 나았다는 것이다. 의사중에도 병을 정확히 진단하고 최소한의 치료비만 받는
병원이 있는가 하면 환자들에게 치료비를 덤테기 씌워서 치료비를 크게 청구하는 못된 의사들도 있다고 열변을 토하는 친구도 있다
자동차는 무상수리 보증이 대략 1년이고 길어야 10년이다.
그런데 우리 몸은 보증서 없이도 대개 천수를 보증 받는다.
자동차도 쓰기 나름이지만 우리 몸도 쓰기 나름인 것 같다.
친구중에는 술 좋아하는 넘들이 먼저 저 세상으로 갔다.
간은 우리 몸으로 들어오는 엄청난 독극물을 분해하는 화학공장이다. 분해능력 이상으로 과음하면 결국 회사가 망하듯
신체도 망가진다. 한 번 망가진 간은 리콜도 없고 신환도 불가하다.(중국 가서 바꿔 온다는 말도 있긴 하지만)
자동차나 물건을 인체처럼 장기 보증품으로 만들면 좋지 않겠느냐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단단하고 오래 가는 물건을 만들면 좋긴 하지만 경제적인 측면으로 봐선 기업에 불리하다. 3대를 물려 준다던 미제 싱거미싱이 그래서 망했다.
인체와 물건은 보증서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