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노크하고 들어가는 직원에게 전성훈 씨가 손 흔들며 인사한다.
김영문 집사님과 성경 공부 하는 날에는 어느 때보다 기분 좋게 직원을 맞아 주는 것 같다.
“전성훈 씨, 설이 가까운데 집사님께 드릴 선물 사는 건 어떨까요?
매번 커피 얻어먹으니까 함께 마실 커피를 사도 좋을 것 같고요.”
전성훈 씨의 지난 일지를 보니 김영문 집사님께는 커피를 선물한다고 한다.
그래서 여쭤봤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다. 묵묵히 성경 공부 갈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선다.
전성훈 씨께 제대로 설명드리지 못한 것 같아 마트에 들렀다.
이것저것 직접 보면 확실히 묻고 설명드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마트에 들어서니 전성훈 씨가 곧바로 과자 진열대로 향한다.
평소처럼 먹고 싶은 과자와 음료수를 고르고 커피가 쌓여진 곳에서
가장 높이 있는 ‘맥심화이트골드’ 한 상자를 집어든다.
직원이 다시 물을 것도 없이 선물을 구입하는 전성훈 씨를 보며
말은 안 해도 직원 이야기를 다 듣고 있었던 것 같아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성훈이 왔나? 커피 사 왔어? 하하하.”
전성훈 씨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집사님께 커피를 드린다.
집사님도 그런 전성훈 씨를 보고 웃으며 사무실로 들어간다.
1시간 정도 지나니 집사님께 연락이 왔다.
전성훈 씨 모시러 교회로 가니 집사님께서 잠시 들어오라고 하신다.
사무실에 들어가니 집사님 책상 위, 전성훈 씨가 사온 커피 상자 아래 똑같은 커피 상자가 있다.
굳이 맨 위에 진열된 커피를 산 이유가 궁금했는데
집사님과 항상 먹는, 집사님이 좋아하는 커피를 특별히 고른 것이었다.
“선생님, 성훈이가 사온 커피 한잔 드세요.”
“감사합니다.”
“성훈이는 이번에 할머니 집 갑니까?”
“네. 금요일에 갔다 월요일에 돌아올 예정입니다.”
“그럼 주일에 못 나오겠네. 내가 물어봤는데 대답을 안 해줘.”
집사님의 말에 전성훈 씨가 멋쩍은 듯 웃는다.
“성경은 하루에 2장 정도 쓰거든요. 2장 딱 쓰면 1시간 정도 걸려서 지금 이 시간이죠.
성훈이가 곧잘 합니다. 성경 쓰는 거 좋아하고 군소리도 안 하고 읽어 주면 받아 쓰고
내가 안 읽어 주면 자기가 찾아 쓰기도 하고. 성경책 읽고 쓰는 걸 좋아해요.
선생님은 처음 오셨으니까 모르실 것 같아서.”
지난번에 이어 집사님께서 전성훈 씨의 성경 공부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
처음 오는 직원을 배려해 성경 공부가 무엇인지, 전성훈 씨가 어떻게 공부하는지 알려 주신다.
설명을 듣다 보니 전성훈 씨에게 김영문 집사님과의 성경 공부가 참 소중한 시간임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성훈아, 할머니 잘 보고 와.”
커피를 마시고 집사님 배웅을 받으며 교회를 나선다.
차가 주차장을 빠져나갈 때까지 집사님과 전성훈 씨 서로 손을 흔들며 인사를 나눈다.
2023년 1월 19일 목요일, 박효진
김영문 집사님이 직원에게 설명해 주셨다니 고맙습니다. 인상 깊습니다. 때로는 알아도 모르는 듯 있어야 할 때가 있지요. 모두 당사자를 전방에 세우고,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그 일의 주체임을 세우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정진호
새로운 직원에게 다시 설명. 고맙습니다. 둘레 사람에게 성훈 씨에 대해 이야기를 듣네요. 신아름
전임자의 기록을 꼼꼼히 성실하게 읽고 지원하니 고맙습니다. 박효진 선생님께 유익한 게 분명하게 보이네요. 시설 직원이 새로 바뀌었으니 지역사회가 설명하며 알려 주네요. 우리가 꿈꾸던 미래! 현실로 마주합니다. 감사합니다. 월평
전성훈, 신앙(창남교회) 23-1, 부담 갖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