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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체구성과 관련해서는 크게 두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첫째, 한옥식 기둥 보 구조의 나무골조 방식으로 하느냐,
아니면 무골조의 흙벽돌조적조 방식으로 하느냐 입니다.
둘째, 과연 벽체의 두께를 얼마로 할 것이냐 입니다.
순서를 바꾸어서 벽체 두께에 관한 이야기부터 할까요?.
우리 한옥의 벽체 두께는 3치(9cm)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거기에 중간천정(덴죠)없이 지붕서까래가 노출되는 형태였지요.
단열은 안되고 우풍은 심하기 그지없었습니다만 그것을 구들장의 뜨거운 열기가 커버해 주었습니다.
우풍은 신선한 공기의 다른 이름이었으니 우리 조상님들은 분명 쾌적하고 건강한 삶을 사셨음에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구한말에 서양인들이 한옥에서 자고서 그렇게 시원하고 상쾌해 했다는 기록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요즈음은 이 단열성능이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되었습니다. 전에는 흙벽돌집의 두께가 보통 20~30cm 정도 되었습니다만 이 정도로는 왠지 단열이 부족했습니다.
다른 방식의 집짓기가 벽체두께를 40cm 이상으로 하면서부터 흙벽돌집들도 흙벽돌을 이중으로 쌓으면서 중간에 공간층을 두거나 그 안에 숯 같은 것을 넣는 경우도 많아진 듯 합니다.(가격이나 성능면에서 좀더 좋은 왕겨숯을 많이 이용하기도 하는데 저 개인적으로는 제 고향에서 이것을 많이 생산하기 때문에 비교적 저렴하게 이용하는 편입니다.)
예전에 제가 스트로베일하우스 전문가반 교육을 받을 때의 경험이 생각납니다.
중부지방의 추운 12월 어느 날 밤, 난방을 하지 않은 스트로베일하우스로 된 방에서 1시간을 앉아있었는데 한기는커녕 왠지모르게 포근함과 안온함이 느껴져 크게 감탄을 했던 기억을 저는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지요. 난방을 하지 않은 다른 방에서 느꼈던 한기와는 차이가 큰 것이었지요.
그리고 가장 최근의 일입니다.
12월 초순 강원도 평창, 우연히 알게 된 어느 펜션에서 하룻밤을 묶게 되었는데 공교롭게도 그날은 보일러가 고장나서 전기장판에 의지해서 자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조금은 의아스러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목과 코가 안 좋고 추위에도 약한 제가 전혀 한기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집의 벽체 두께가 50cm 였습니다.
콘크리트 옹벽 25cm + 스티로폼 5cm + 적벽돌 10cm + 작은 돌 10cm = 50cm
집짓기를 할 때 앞으로를 멀리 내다보는 것, 그리고 집주인의 정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많이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었습니다.
그러면 다음은 벽체 골조에 관한 내용입니다.
대부분의 분들은 흙벽돌 조적조가 너무 약하지 않을까하고 걱정을 많이 하기도 합니다.
물론 두꺼운 나무골조에 비하면 약한 것은 당연지사이겠지요.
그러나 흙벽돌 조적조도 조금 두껍게 쌓으면 얼마든지 튼튼한 구조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며 실제로 그러한 집들이 무수히 많이 지어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니 구조적 안정성에 의심을 가지기 보다는 집짓기에 관한 각 개인의 취향이나 선택의 문제로 보는 것이 합당할 듯 합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왜 경량목구조 방식을 주목하지 않으면 안되는 걸까요?.
‘한옥스러움’ 을 좋아하는 저입니다만 저는 이 경량목구조를 참으로 오랫동안 고민하고 연구해 왔습니다.(참으로 보잘 것 없는 저 입니다만)
우리가 건물의 지붕골조를 이야기할 때 가장 튼튼한 구조로써 트러스 형태를 주로 언급합니다만 경량목구조의 방식이란 바로 이 트러스 형태를 일반 주택의 규모에 맞게 간소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소박하고 작은 집짓기에 한해서 볼 때 경량목구조란 참으로 쉬운 방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기술적으로 쉬우며 가격도 저렴하지만 그렇다고 구조적으로도 결코 약한 것도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경량목구조로 골조를 짜고 흙벽돌로 벽체를 구성하는 방식은 구조적으로 더 튼튼히 하면서 집짓기 방식을 여러가지 면에서 더욱 간소화할 수 있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미리 지붕까지 만들어놓고 흙벽돌 쌓기 작업을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그 놈의 지긋지긋한 비’(*^^*) 로 인해 고생하는 일을 크게 줄일 수가 있으니 정신적으로도 무척 편하기 그지 없습니다.
또한 흙벽돌 쌓는 작업이 매우 쉬워진다는 장점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줄눈마감이 아닌 미장마감의 경우에는 그야말로 쉽기그지없습니다.)
물론 경량목구조 방식을 처음 대하는 분들은 이 방식이 다소 어색하고 어려울 수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어떤 분들은 나무값이 많이 들어가지 않겠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흙벽돌 조적조의 경우라도 문틀재나 벽체 위에 벽체와 지붕서까래를 연결하는 도리목의 경우 비용이 많이 들어갈 수가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이 문틀재에 들어가는 나무값의 비용을 간소화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생각하고 있기도 합니다. -출처- 자연 행복 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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