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작가의 글 전문이다.
김수현의 '하녀' 시나리오는 최종적으로 약 일주일 전에 완전 회수했습니다. 간단히 경위를 설명하자면 제작자의 간청을 뿌리치지 못해 휴가 중에 2개월을 대본 작업에 매달려 끝냈습니다.
감독 선정을 놓고 '안된다'는 제작자를 설득해서 임상수 감독을 추천했습니다. 임감독을 강력 추천한 것은 그의 연출 능력을 높이 샀기 때문입니다. 제작자와 계약 당시 대본 수정에 대한 얘기가 나왔을 때 '수정해야하는 이유로 나를 납득시키면 이의없이 수정해 주겠다'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감독과 한 차례 만나 이런 저런 잡담을 했었고 '당신의 능력을 믿으니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마음 놓고 보충해 봐라. 내가 납득할 수 있으면 받아들이겠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추석 직전에 임상수 감독의 대본을 받아보고 황당하기 그지 없어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습니다. 이건 수정 보완의 차원이 아니라 완전히 임상수 시나리오로 다시 쓴 대본이었습니다. 내 대본에서 살아 있는 것은 초입의 한 장면 반토막과 나오는 사람들 이름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대본이 훌륭했나. 그랬으면 나는 이의없이 그대 대본이 더 훌륭하니 그대 대본으로 하십시오 했을 겁니다. 그렇지 않았습니다. 추석 전날인가 그 부근에 다시 감독을 만나 얘기했습니다. 도대체 대본을 다시 썼어야하는 이유를 물었으나 그의 대답은 '이건 선생님 대본이에요. 선생님 손바닥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어요 저보고 처음부터 이걸 쓰라고 했으면 저는 이렇게 못썼습니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우격다짐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나는 임상수 시나리오를 용인할 수가 없으니 어쩔 거냐 했더니 한번 믿고 그래 네 마음대로 만들어봐라 할 수는 없냐고 우기다가 마지 못해 '할 수없죠' 제가 선생님을 따러야죠'했습니다. 그러고 내가 그의 대본 중에서 골라 쓸 수 있는 게 있으면 수정본에 끼워넣어주겠다하고 헤어졌는데 그후 감감 무소식으로 제작자와 임감독은 자기들 식으로 일을 진행시키고 있었던가봅니다.
약 일주일 전에 제작자와 통화해서 사실확인을 하고 내가 '빠진다'했더니 임감독이 이메일로 간단한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시간을 내 주신다면 찾아뵙고 사과드리고 야단 맞고 용서를 바란다'는 내용이었는데 '사과 필요없고 야단칠 의욕없고 용서 할 수 없다;는 답장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본인 스스로 이 작업에서 김수현이 빠진다면 자기는 세상에 도둑놈 사깃군 밖에 안되냐는 소리도 있었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 그는 내 대본이 자기가 다룰수 없을 만큼 조악했으면 간단하게 '나는 이 대본으로 연출 못하겠습니다'하고 연출 포기를 했어야 옳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젊은아이들이 무섭다는 실감으로 등골이 써늘합니다.
나의 '하녀' 대본은 임감독 빼고 일곱사람이 읽었습니다. 한 사람만 민간인이고 모두 이 계통 사람들입니다. 평점 아주 잘 받았습니다..하하. 홈페이지에 시나리오 전편을 올릴테니 흥미있는 분들은 한번 읽어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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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이 어떤 대본분을 보고 출연 결정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주연 캐스팅 과정이 제일 오래 걸리는 것을 감안할때
김수현 작가의 시나리오를 보고 결정 내렸을 것이다.
투자는 전도연이 출연결정 한 것을 전제로 이루어 졌을 테니..
그렇다면... 이건 사기 맞다....
물론 영화계에서 시나리오 작가들이 아무도 의의제기 못하고, 받아줄 필요를 개발의 발톱만큼도 못 느끼는 게 관행이긴 하지만.
김수현, 전도연,임상수를 두고 봤을때... 임상수 감독이 입지가 가장 낮고
김수현의 입김으로 들어왔다면
'바람난 가족'외에 흥행이 되지 않아 다시 영화찍을 기약이 없었던 아마도 못 찍을 확률이 99.9%인
임 상수 감독이 결초보은해도 모자를 김 수현작가에게
사기 행각 벌인 것 맞다.
단지... 법적으로 문제가 없었을뿐..
그러니 더 나쁘지.. 대놓고 사기 치는 것보다 ...
들떨어진 것들은 상대하기나 쉽지
머리 좋은 놈들이 하는 사기 짓들이 더 질이 나쁘다고 느낄 때가 많다.. 한국 영화판은 그런 사람들의 천국이고.
제작사 '미로'도 첫 단독제작 작품이고.. 내 생각에는 아무리 전도연이어도.. 김수현 작가가 빨리 손 털고 나온게
다행인 것 같기도 하고..
분명한건... 전도연이 출연한 영화중 내가 보러가지 않을 유일한 영화가 될 꺼라는..
시나리오 작가들 시다바리 취급하는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
김수현보고 쓰라 해놓고 똑같이 취급하면 어쩌란 말인가... 그 분이 뭐가 아쉬워서. 참 생각들 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