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과 춤추고 즐기다 그의 품안에서 곤하게 잠들었던 추억을 되돌아보며...(2부)
애초에 산에서 잠자지 말란 헌법을 위배하고 능선위에 숙영지를 정했음을 벌하기 위함인지
매서운 칼바람이 우리들을 날려 버릴 듯 불어 재낀다.
그냥 바람만 부는게 아니라 꼭 겨울바람 인 듯 한기가 묻어 있다.
그렇다고 정해진 목표를 바꿀수고 없고, 다른 장소로 움직여볼 대안도 없다.
실행이다.
이때가 벌써 17:00 경 아직 해는 있지만, 빠른 실행만이 한기를 피하고,
마이홈에서 따듯한 저녁식사를 할 수 있다.
준비성 확실한 정수군이 비상용으로 준비해온 텐트용 은박 후라이를 탐방 가이드용 밧줄과 말뚝을 이용하여
바람막이를 설치하려 하였으나,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 강한 바람때문에 한사람이 줄과 후라이를 잡는 사이
단단히 묶어매는 작업이 동시에 이루어 져야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루밤을 공룡과 잠자리를 같이 하기 위해서는 텐트 또한 확실히 준비를 해야하는데,
바람막이 설치보다 훨씬더 힘도들고, 무거운 배낭 이리저리 움직이기도 장소적, 날씨적으로
쉽지 않은 고전의 작업 이었다.
어렵사리 3인용 두동과 일인용 한동이 설치되었고, 저녁준비가 착착 진행 된다.
어쩌면 이런일은 해보지 않았을것 같은데 ...
생각보다 섬세하고 친화력을 갖고 있는, 곰 같이 큰 몸집의 상환군이 비좁은 바람막이를 방패삼아
쪼그리고 앉아서는 밥하랴, 김치 참치 햄 섞어지게 끓이랴...매콤 불고기 구우랴 바쁘다 바빠...
어렵사리 식사와 잠자리가 마련되었지만 자연을 구경하면서 멋지게 식사하는 모습은 버린지 오래.
밖에서는 바람과 추위로 도저히 식사불가하니, 추위를 피해 좁지만 턴트로 이동키로 하고
한 동의 짐을 모두 내놓고 몸을 접다시피 7명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고기를 구워가면서 정찬을 맞았다.
상환군은 집에서도 요리 많이 하나봐...전부 맛있어.ㅎㅎㅎ
다들 맛있는 저녁을 준비해준 요리사에게 박수를 보내며 허겁지겁~~
제법 많은 양의 밥이라 모두 남을 것이라 했는데...
정확히 게눈 감추듯 해치운다. 아직은 대단한 젊은이들이여!ㅎㅎ
식사와 함께 영섭군이 복분자 술을, 또 상환군이 고급 꼰약을 풀어놓아 입맛을 돋구니 이 어느
고급 레스토랑과 비교 하리요. 근수군이 맛보기로 가져온 작은 더덕주 또한 쌉쓰름하니
입맛과 체력을 돋와주는 듯 ....
내일의 일정이 있기에 모두들 달리고 싶은 마음을 "워~~워~~"!
가볍게 목만 축일 정도로 아쉬움을 남겨 놓은채 못다한 정담을 풀어내보고 내일의 일정을 시뮬레이션 해본다.
남자들만 모였는데..."정말 말 많네. 정말 ~~~으휴~~!"
그리도 할말이 많았을까...아니면 벗과의 만남이 말문을 열었을까...
그 사이에 우리 숙영지 옆으로 다른 팀들이 느즈막히 도착하여 텐트를 설치한다.
한 4개 정도의 도깨비 불빛이 바삐 움직이는 걸 보니 바쁘긴 한가 보다..
평소 같았으면 인사를 나누었을텐데 넘 추워서 마음으로만 환영의 인사를 던지고는..끝!
무척이나 긴 시간동안 먹고 마시면서 담소를 나누었더니 시간이 제법흘러 내일을 위해 이쯤에서 해산키로 하고,
각자 선호하는 파트너와 손잡고(?) 텐트로 분산! 취침!
식사하던 텐트에서 5명과 열을 갖고 있던 버너 등 장비들이 일시에 빠져나가니 둘만 남은 텐트는 별안간 한기로 넘쳐난다.
우후후후. 준비해간 구스 패딩 점퍼를 입고..다운 침낭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크크 지름신 왕림하신 현장)
이참에...이번 등반을 위해 뉴툴로 준비하는데 막대한 군자금을 쏟아 부은 몇몇 제군들의 (물론 나 포함) 평생동지님께
(형수님들-저보다 모두 형들처럼 보이는 분들과 사시니)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적지않은 금화, 은화를 단순간에 펑~
날렸을테니. 나와 나의 제군들을 대신하여 앞으로 더욱 열심히 잘하겠다고 다짐 합니다.")
산중이라 늦은 듯 했어도 21:00 전에 잠자리에 들었고 적당한 알콜 기운과 쌓인 피로로 인해 짧은 순간에 잠에 들줄 알았으나,
세찬 바람에 바람막이와 텐트가 날아갈 듯 흔들려 불안한 마음에 쉽사리 잠이 오지 않는다.
뒤척뒤척...하는 새, 이른 새벽일텐데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와 들어보니 우리 팀은 아닌데...
한밤중에 백담이나 설악동에서 출발한 부지런한 산꾼들의 웅성임이다.
슬슬 일어나야 하는데...ㅎㅎ
억지춘양으로 마음 급한 누군가가 새벽공기를 가르며 기상을 외친다. 더 누워 있고 싶긴한데...
틈새로 밖을 보니 아직 깜깜해서 무엇도 보이지 않는, 대략 05:30 전후 쯤...
어서 기상해서 아침먹자~~~!
저녁때보다는 많이 잦아 들었지만 아직도 바람이 제법 분다.
저녁먹던 텐트로 다시집결, 바케트 빵과 어제 남겨둔 불고기를 데워서 아침을 해결.
빠른 속도로 숙영지의 모든 장치를 해체 배낭을 재구성 한다.
이참에 화장지!
정말이지 다양한 용도로 애용되고 있고,
물티슈! 개발한 사람 국제산악연맹에서 상 줘야해!.
물 없이 깨끗하게 설것이 "끝~~~"
물론...그것들을 이용해 점심을 먹어야 하니 정말 깨끗하게 할 수밖에...
정리가 거의 끝나갈 무렵 저멀리 동해 바다 넘어 뻘건 해가 솓아 오른다.
"해야 떠라. 빨갛게 해야 솓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해야 솓아라~."
친구들아. 솓아라, 아니 모여라!. 하늘에서 우리에게 또한번 선물을 주고 계신다.
설악에서 해돋이 볼수 있는 날이 그리 많지 않다는데,
어서 모여라....그 사이에 벌써 삐쭉 올라온 벌건 햇님이 천지를 밝힌다.
우리의 성공삼공 깃발을 앞에 세우고 인증샸을 날린다.
(집에서 확인하니 내얼굴은 완전 역광의 화상으로 인증 샸 실패 하였음!)
* 물이 귀한 곳이다. 그래서 바리바리 힘들게 가져왔고, 나름 풍족하게 식수를 사용했다.
그랬는데도 제법 많이 남았다.
1리터 병부터 3리터 짜리 등 모두 합치니 약 7~8 리터 이상이 확인되니,
약간의 무게를 해소하기 위해 너무 무거운 물팩의 것은 버리기로 결정, 버렸다!
(나중에,,,, 버리자고 한녀석, 충분하다고 역성 든 녀석, 무겁다고 엄살떤 녀석들...
전부 회장한테 쿠사리 먹었다...! 정통 암벽 산악회 였으면..모두 머리 밖았을텐데ㅎㅎ)
자, 자, 아침도 먹었고 인증샸도 날렸으니, 고지를 향하여 돌격 앞으로~~~~!
원기충만하여 날아가는 친구, 세상 경치 모두 들러보고 가는 친구...
이쁜 아가씨, 멋진 아줌마, 듬직한 사모님...묻지도 않는 데도 뭔 대화가 그리 잘 되는지..
누구냐구요... 지나가는 사람들 이야기 입니다.
어느 지긋하신 아주머니께서, 저희들의 큰 배낭을 보시고는 "왜 그렇게 다니세요?" 했는데,
"왜 그렇게 다니세요?"는 무슨 목적이 있기에 그리 무거운 배낭을 지고 나니느냐는 내용인데,
유머를 섞어 누군가가 재해석 한 내용이 재미 있다. 아주머니가 "왜 그렇게 사냔다."~~
자조섞인 내면의 감정을 섞어서는 "왜 그렇게 힘들고 무식하게" 하고 다니냔 식으로 바꿔 버린 것이다.
아마 마음속 감정을 스스로 정리하는 것이 아닐까~~~
10월 초 설악 단풍 소식엔 여러 코스에서 병목이 생겨 불미스러운 일까지 있었다하여 약간은 긴장하고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좁은 길이나, 밧줄을 이용해야 하는 코스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줄서서 기다려야 했다.
그만 오라는 둥, 10명씩 교행 하자는 둥...아침 햇살을 너무 많이 받았는지 뻘건 얼굴로 씩씩 거리는 이도 있다.
경치구경하러 왔으니, 밀리면 고개를 돌려, 언제 또 올지 모를 설악의 풍광이나 보면 될텐데...
앞사람 어덩이나 쳐다 보면서 감정만 세우고들 있을까 모르겠네...
중간중간 희운각 대피소를 가르키는 안내표가 보인다.
어쩌다보니 많지도 않은 일행이 뚝뚝 떨어져 가게 되어 사진을 찍어주고 싶어도 가까이 없어 못 찍어주고,
같이 있을때는 헥헥 거리기 바빠 못찍어주고... 나만이라도 찍을라 치면 "저, 한장만 찍어 주실래요..."
에효~~ 혼자 온 사람인 줄 알겠네...
돌계단, 철계단...
자연훼손을 막기 위해 인공적으로 설치한 구조물...
자연보호를 위해 부득이 필요한 것이긴 할텐데
흙도 밟으면서 자연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암튼 철계단 돌계단으로 오르락 내리락,
밧줄도 잡고 작은 암벽도 타보고,
네발로 기어도 보고...
키높이 구두, 아니 키높은 배낭을 메고 나무 사이로 움직이려니 가끔 고개숙일때 배낭이
걸려서는 아찔아찔한 경우가 몇번 있었는데 아직 습관이 않되서 그런가보다. 조심해야쥐!
마등령에서 희운각 대피소까지의 능선을, 공룡의 등을 닮았다하여 공룡능선이라 하겠지.하고 되새기며
순간 순간 변화하는 경관에 취하여 그리 힘든줄 모르고 진행한다.
햇살이 비치는 곳과 아직 해의 기운이 미치지 못하는 곳의 대비가 갖는 아름다움은
눈으로 보는 것 이상은 없을 것 같다.
비록 똑딱이 디카지만 제법 잘 표현되는 녀석인데도 들이대면 너무 밝아 날랐거나 아니면 너무 까맣거나...
다음에는 체력을 길러서 "딥따 큰 카메라 가져와서 모두 담아 가야쥐~~"
희운각 대피소 몇백미터 전방에서 한차례의 고난이 찾아온다.
포장마차 국수, 백담사 입구 발열도시락, 오세암지나 라면, 마등령 불백과 바케트....그동안 밀어 넣었던 많은 에너지원이
땀으로 열량으로 사용 되어지고 남은 여분의 찌꺼기들이 장시간 밀폐, 숙성과정에서 더 이상 담아 낼 수 없는
공간의 제약 때문에, 배출부로 지속적인 출하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법적으로 공인된 출하시설이 없는 관계로 장시간을
비상운영 체계로 움직였으나, 더 이상은 막아낼 수 없는 "노도와 같은~ " 상태까지 도달한 것이다.
찾아라.
등산로에서 나를 은폐, 엄폐할 수 있는 지형 지물을...
그리고는 빠른 속도로 기도비닉.
혹여 머리카락 보일때를 대비하여 시선은 길과 완전 반대방향.
짧은 시간에 완벽하게 처리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때는 응급처치만이라도 시행 할 것.!
비록 불법이지만, 시민의 권한 행사를 한 후 천연덕 스럽게 배낭을 메고 휘리릭~~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정해진 길따라 진행하다보니
길옆에 작은터에서 서너명이 모여 여유롭게 쉬고 있는 듯한데, 그중 한분이
하모니카를 나즈막히 불어 주시는데...참으로 보기도 좋고, 작지만 듣기 또한 아름다웠다.
맞아. 이런데 와서 정상 정복만이 목표가 아니라 저러한 여유도 찾고
자연을 느끼면서 몸과 마음을 릴렉스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갖아본다.
<2부 끝, 3부 계속...헥~~헥~~~>
첫댓글 점점 재미있어지는데 한10부작 대하소설로 부탁하면 몇십대 쥐어 박히려나 ㅎㅎㅎ 대청봉 오르는것보다 덜힘들면 조금 더 힘을 내세요 고맙네 시골지기님 (그리고 정섭 --> 영섭)
이름을 영섭에서 정섭으로 바꿔 달랄까봐...자꾸 틀리게 쓰는게 정섭이 더 어울리는게 아닐까...쉽게 오타날 자리도 아닌데...쩝...조심해야지...담에 또 그러면 삐질거야 정섭이가...아니 영섭이가 ㅎㅎㅎ! 고마워...잘 체크해줘서!!!
ㅎㅎㅎ. 재미있네. 다음은 희운각에서 소청까지 이야기겠구만. 근수가 부담이 많이 가나보네.적당히 하게나. 근수가 힘든만큼 우리는 더 재미 있겠지만 말야. ㅋㅋㅋ. 그리고 권수를 도와 주어야 할텐데. 결혼식만 이번 달에 6군데(24일 2군데, 25일 2군데, 31일 2군데) 축의금만도 ..... 아이구 허리 휜다. 지갑은 가벼워 지고 마음은 무거워 지네.ㅋ
근수야 화이팅! 이글을 읽으니 세삼 공룡능선에서 힘쓰던 일들이 슬라이드가 되어 지나간다. 3부~~~쭉 기다릴께.
야!~ 여기다 쓰지말고 사진 첨부해서 책으로 내자 ! 내가 투자한다!!
군수야, 마지막 경고다.한 번만 더 이름 바꾸면, 알지? 흠, 그래도 잘 쓰는구먼..... 애쓴다. 군수야 ㅋㅋ
ㅎㅎㅎㅎ 장군 멍군이네 그려. 안그런가 정섭, 군수! ㅍㅎㅎㅎㅎ
미안하이 친구! 자판 배열이 그다지 오타가 날 자리도 아닌데 두번이나 실수한 원인을 파악해보니, 우리들의 이름에 순간 순간 혼돈이 오기 쉬운 이름이더군.근수 권수 진종 정수 영섭 상환 항용...기ㅡ렇지요~~! 앞으론 조심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