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라
콜레라는 비브리오 콜레라(Vibrio cholerae) 균에 의한 급성 세균성 장내감염증으로 구토와
설사가 주 증상이다. 위생시설 및 환경위생이 나쁜 곳(특히 오염된 상수도원)에서 발생되며,
오염된 식수, 음식물, 어패류를 먹은 후 감염된다. 수분 및 전해질을 보충해 주고 테트라사
이클린 등을 사용하여 치료할 수 있고, 물이나 음식물을 끓여 먹으면 예방할 수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쥐통, 쥐병, 호열자, 진질 등으로 불리웠으며 최근에는 1980년, 1991년, 1995년에
유행 발생했다. 1917년 이래로 일곱차례의 세계적인 유행이 있었으며, 1960년대 초반과 1970
년대에 걸쳐 아프리카, 서유럽, 필리핀,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발생했다.
1.0-5.0 × 0.3-0.6㎛의 그람음성간균으로, 한 개의 편모가 있어서 운동성이 활발하며 아포나
협막은 없으며, 콤마형이다. 현재 분리된 콜레라균의 생물학적형(biotype)에는 인도지방 등
에서 발생 유래한 진성콜레라균과 이의 생물학적 변이형인 E1 Tor형이 있다. 공통으로 편
모(H)항원을 가지며, 균체(O)항원에 의하여 여섯가지 혈청군으로 분류되며 이 중 O-1형이
아시아형 콜레라 원인균이다. O-IV cholerae는 항원인자 A, B, C에 따라 Ogawa형, Inaba형
그리고 Hikoshima형 세가지 혈청형으로 분류된다. Ph 6.0이하이거나 56 C에서 15분 가온시
에 균이 죽는다. 끓는 물에서는 순간적으로 죽으며, 실온에서는 약2주, 물에서는 수일간, 그
리고 하천과 해수에서는 오래산다.
콜레라균은 주로 오염된 식수나 음식물, 과일, 채소 특히 연안에서 잡히는 어패류를 통해 경
구감염되며, 장례식 등 많은 사람이 모이는 경우 제공되는 오염된 음식물을 통해 집단발생
이 일어날 수 있다. 환자의 구토물이나 분변속에 배설된 콜레라균이 경구적으로 감염된다.
비행기 여행객이나 선반, 외항선원들을 통한 유입감염과 토착보균자에 의한 감염이 있다. 6
시간에서 길게는 5일까지의 잠복기를 거치며, 대개 24시간 내외에 발생한다. 환자의 균 배출
기간은 약 2-3일 정도로 짧고, 감염에는 108-1011에 이르는 많은 수의 균이 필요하므로 전
파에 큰 구실을 하지 못한다.
전형적인 증세는 잠복기가 지난 후 과다한 물설사가 갑자기 시작되며 복통은 없다. 심한 경
우 쌀뜨물 같은 설사와 함께 구토, 발열, 복부통증이 있을 수 있으며, 극심한 설사로 인해
심한 탈수현상을 초래하며,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사망할 수도 있다. 무증상 감염자나
만성보균자가 존재할 수 있으며, E1 tor형은 무증상 또는 경미한 감염의 빈도가 높다.
설사변, 구토물, 직장에서 채변한 검체에서 콜레라균을 분리, 배양하여 확진하며, 면역혈청학
적 시험, 박테리오파아지형별 등이 진단에 이용된다. 오염지역으로의 여행경력과 임상증상으
로 추정진단하기도 한다. 콜레라 환자는 반드시 격리 치료해야 하며, 탈수정도를 파악하여
손실된 수분 및 전해질을 신속히 보충해 주면 된다. 9세 미만의 소아에게는 박트림
(TMP-SMX), 임산부에게는 암피실린(ampicillin), 9세 이상이면 테트라사이클린
(tetracycline)을 사용할 수 있다.
제일 효과적인 방법은 오염된 음식물이나 식수의 섭취를 금하는 것이다. 물은 반드시 끓여
먹고, 음식물을 준비하거나 취급할 때 철저히 끓이거나 익혀서 먹어야 한다. 개인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며 특히 음식물을 취급하기 전과 배변 뒤에 손을 씻어야 한다. 백신에 의한 예방
접종이 가능하지만 예방접종은 면역효과가 불충분하고 비용효과가 낮기 때문에 권고하지는
않고 있다.
● 비브리오 콜레라
콜레라균은 음식에서 2-14일 동안 생존할 수 있다. 조리가 된 음식물에 콜레라균이 오염되
면 조리 이전에 오염되는 경우보다 더 오래 생존할 수 있다. El Tor형 콜레라균은 고전형의
콜레라균에 비해서 음식물을 통한 전파가 더 쉽게 일어난다. 해산물은 바다에서 콜레라균에
오염되거나 또는 조리 과정에서 콜레라균에 오염된다. 오염된 생선이나 조개, 굴, 새우와 같
은 갑각류를 날로 먹으면 걸릴 수 있다. 특히 갑각류 껍질의 키틴 성분은 콜레라균을 보호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갑각류에 오염된 콜레라균은 열이나 위산으로 쉽게 죽지 않게 된
다. 콜레라균에 오염된 게(crab)를 물에 끓이는 경우에는 10분 미만이면, 증기로 찌더라도
30분 미만이면 콜레라균이 살아 남아있다.
우리나라는 콜레라의 토착지역이 아니지만, 콜레라가 유행하는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그리
고 남미 지역에서 들어오는 여행객을 통해서 콜레라가 유입될 가능성은 늘 있다. 실제 유행
지역으로부터 들어오는 비행기의 변기에서 해마다 콜레라균이 검출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지역에 상하수도 시설이 갖추어져 있으므로, 콜레라가 외국으로부터
유입되더라도 과거처럼 물을 통한 전파로 인해서 전국을 휩쓰는 대유행으로 발전할 가능성
은 희박하다. 그러나, 식품을 통한 집단 발생은 여전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콜레라로 죽
은 환자의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들이 상갓집 음식을 먹고 집단으로 콜레라 환자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었다. 환자에 접촉한 사람이 제대로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장만하면서 콜레라균
이 오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 비브리오 장염 (Vibrio parahemolyticus enteritis)
우리 나라를 비롯하여 일본과 동남아 지역에서 흔히 발생하는 식품매개 감염증이다. 우
리 나라에서 발생하는 식중독의 원인으로 살모넬라 다음으로 흔하다. V.parahemolyticus
는 바다의 연안지역에 존재한다. 추운 시기에는 바다 밑의 침전물 속에서 발견되고, 해수가
따뜻해지면 연안의 해수나 생선, 그리고 어패류에서 발견된다. V.parahemolyticus에는 여러
종류의 항원이 있는데, 병을 일으키는 것은 통상 용혈반응을 일으킨다.
해산물을 날로 먹거나 재차로 익히지 않은 채 먹으면 감염된다. 감염을 일으키려면 대개
100만개가 넘는 수의 균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음식에 오염된 다음에 이만큼 많은 균수
에 도달하기까지는 실온에서 몇 시간이 지나야 한다.
● 비브리오 패혈증
Vibrio vulnificus는 만성 간질환, 알콜 중독자, 헤모크로마토시스, 면역저하자에게 패혈증을
일으킨다. 해산물 특히 연안의 바다에서 나는 어패류를 날로 먹고 12시간-3일이 지난 다음
에 발병한다. 사지에 커다랗고, 출혈이 있는 수포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해수 온도가 올라가면 서해안의 해수에서 검출되며 따라서 환자는 여름철에 발생한다. 최근
에 지구의 온난화에 의해서 V. vulnificus가 발생하는 지역이 과거에 비해서 더 북쪽으로 넓
어졌다고 한다. 우리 나라에 B형 간염 바이러스의 유병률이 높아 만성 간질환 환자가 많고,
생선을 날로 먹는 습관 때문에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
치료는 테트라싸이클린이나 3세대 세팔로스포린을 투여한다. 시험관내 실험과 동물 모델을
이용한 실험 결과는 테트라싸이클린이 3세대 세팔로스포린보다 더 강력한 살균효과가 있었
다. 마우스를 이용한 동물 실험에서 이 두 항균제를 병합해서 치료하면 단독으로 투여하는
것보다 사망률이 줄어드는 상승효과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