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을 부를 때 '애들아!'라고 부를 수도 있어요.
그러나 적당한 용어가 아니죠.
'애들'은 '아이들'을 줄인 말이거든요.
실제로 '애들아!'라는 말은 어린 아이들을 부를때 사용할
수 있기는 하나 잘 사용하지 않죠.
유치원을 예로 들어 볼까요?
유치원 선생님이 아이들을 부를 때 "애들아! 이리 모여."라고 해도 문법적으로는 아무 잘못이 없어요. 왜냐하면 어린 아이들에게 어린아이를 지칭하는 '애'라는 단어를 사용했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도 실제로는 "얘들아! 이리 모여."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하죠.
왜요?
"얘들아(이아이들아)"라는 말은 자기와 나이가 같거나 어린 사람 모두를 부르는데 다 사용할 수 있으며, 그래서 지금까지 사람들이 그렇게 사용해 왔기때문이죠.
그럼 친구'들'이 아닌 '친구' 한 명을 부를 때를 볼까요?
'애!'라고 부를까요? 아니면 '얘!'라고 부를까요?
당연히 '얘'가 맞지요. 왜냐면요....
'애!'는 '아이'라는 뜻을 가진 반면, '얘!'는 '이아이'라는
뜻이죠. '이아~'를 빨리 발음해 보세요. 'ㅑ'가 되죠? 여기에 'ㅣ'를 더하면 자연스럽게 'ㅒ'가 만들어지잖아요?
따라서 친구들을 부를때는 "얘들아"라는 표현이 맞습니다. '얘들아'는 '이아이들아'의 준말이거든요. 만약 친구들을 낮춰서 부르고 싶다면 '애들아'라고 불러도 되겠지만요...
텔레비젼의 전설의 고향을 예로 들어 볼까요?
병들고 나이든 어머니가 아들이나 며느리를 부를때 뭐라고 부르죠?
"얘야~!"라고 하죠?
여기서의 '얘야'는 '이아이야'의 준 말입니다.
그럼 편지를 쓸때는요?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 입니다.
(1) 얘, 그동안 잘 지냈니? (O)
(2) 애, ----------------? (X)
(3) 얘들이 그러는데 너 살 많이 쪘다더라. (X)
(4) 애들이 ----------------------------. (O)
왜 (3)번의 '얘들(이아이들)'은 틀리고 (4)번의 '애들(아이들)'이 맞냐고요?
(1)번과 (2)번은 '2인칭 호격 대명사'인데 비해 (3)번과 (4)번은 '3인칭 대명사'이기 때문이죠. 3인칭, 그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 제 3자인 사람을 지칭하는데 '이(영어로 this)'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죠. 이전의 문장에서 이미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을 경우는 몰라도요...
여기까지의 얘기(이야기)를 결론내려 말씀드리면 2인칭인 친구(들)를 부를때는 "얘(들아)!"가 맞고 3인칭인 친구(들)를 지칭할 때는 '애(들)'이 맞는 표현이지요. 그러나 2인칭이라고 반드시 "얘(들)"라고 써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2인칭인 경우에도 '얘'를 써서는 안되는 경우가 있지요. 끝까지 읽어보시면 그 이유를 아실 것입니다.
(1)번의 "걔들"은 '그아이들'의 준 말이고 (2)번의 '개들'은? 멍멍개일까요? 멍멍개라면 이 표현이 맞지만 사람이라면 이 표현은 당연히 틀린 것이겠지요?
마지막으로 "얘, 애, 걔"의 올바른 표현을 몇 개 써볼게요.
"얘들아! 같이가!" (2인칭 호격, 영어로 you의 뜻)
"애들이 그러는데 너 참 예쁘대." (3인칭)
"걔들 참 말썽꾸러기야. (3인칭)
(엄마가 자식들을 안으며) "나의 사랑스런 아이들(애들)아." (2인칭이지만 여기서의 '애들'의 뜻은 자식들임. 영어로 babies의 뜻이 담겨있음. 따라서 2인칭이라고 무조건 '얘'가 되는 것은 아님.)
제가 쉬운 것을 너무 어렵게 말씀드렸나요?
직접 얼굴을 보고 말하면 간단한 것일텐데 이렇게 글로 쓰려니 말만 길어지고 핵심이 잘 안보일까봐 걱정되네요.
아래의 정원님의 글을 한 번 점검해 볼까요?
괜찮으시죠?
: 안녕하세요?
: 올린 글을 읽고 한가지 묻고 싶은 게 있어서요. 음... 저는 지금까지 애,얘,예의 구분을 잘 해왔다고 생각합니다만, 오늘에 와서 혼란이 옵니다.
:
: 예를 들어,전 지금까지 친구를 부를 때는 애들아! 하고 부르고 편지글에는 애들이라고 써 왔습니다. 잘못된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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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를 부를때 '애들아!'라고 부르는 것은 100% 잘못된 표현은 아니지만 어울리지 않습니다. 제 생각에는 90% 정도는 잘못된 표현이라고 봐요. 왜냐면 친구는 '애(baby)'가 아니거든요. 친구 한 명을 부를때를 생각해 보면 그 답이 쉽게 나오지요. "애!"라고 하지 않고 "얘!"라고 하잖아요. 따라서 친구의 복수인 친구들을 부를때는 "얘"에 복수형임을 알리는 "~들"이라는 말과 호격임을 알리는 "~아"라는 말을 붙여서 "얘들아!"라고 해야 겠죠.
편지에서 3인칭인 친구들을 지칭할때 '애들'이라고 쓴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잘 쓰신 표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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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들이라고 해야 하는 건가요? 정확하게 제게 설명해 주실 분 어디없나요?
:
: 답을 기다리겠습니다.
:
: 그럼, 새해에도 우리글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며... 정원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