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과 명품
먼길 떠나면 여행지가 주는 자연이나 문화외에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피어나는 정감이나 연대감뿐만 아니라 개성있는 가이더가 뿌려주는 잡 정보도 쏠솔하게 재미나다.
북유럽 여행 중 노르웨이에서 3일을 지내다보니 나중에는 전나무숲이며 쭉쭉 뻗은
자작나무 며 빙하에서 녹아내리는 폭포수를 보아도 시큰둥이다.
누군가는 어린아이 오줌줄기같은 폭포에도 환호성을 내더니 나중에는 폭포 몸서리가 난다고
농담을 섞기도 한다.
자그마치 8시간씩 버스를 타고 달리는데는 졸지 않을 재간이 없다.
그래도 돈내고 거기까지 가서 잘 거면 왜 왔느냐고 종주먹을 대는 가이더는
졸음을 쫓기 위해 퀴즈를 낸다.
맞추는 사람에게는 한식당에서 김치 한보시기 더 준다고상품도 건다.
" 짝퉁과 명품을 묻지 않고 구분하는 방법은?"
여행지에서 떨어지는 질문치고는 너무나 심심한데 답은 걸작이다.
넌센스 퀴즈라 아무도 못맞추었으므로 김치는 날라갔다.
비가 올 때 비를 가리기 위해 머리로 올라가면 짝퉁이고
비맞을까봐 가슴으로 품으면 명품이라고 한다.
듣고보니 참으로 일리있는 말이라 곱씹게 되는데
이럴 때 상상력은 최고조에 달한다.
스승이 제자를 명품으로 생각할 때는
어려운 일 앞에서 가려줄려고 전전긍긍할 것이고
짝퉁으로 생각할 때는 화살받이나 비막이로 세울 것이다.
돈 내는 일이나 고단한 일에만 앞세우는 스승은 영낙없는 짝퉁이다.
말 된다.
대부분의 부모는 자식을 명품처럼 아끼지만 종종 기사에서 짝퉁 부모를 만나기도 한다.
그날 이후 여행 중에 명품에 대한 명상이 진행되었다.
진정성을 가진다고 반드시 명품일 것도 아니고 짝퉁이라고
명품 대열에 끼지 않은 상품보다 나은 것도 숱하게 많은데
사용자가 아끼면 그 사람에게는 명품인게다.
멋지다.
소중한 인연은 명품 인연이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 지 모르지만
만나는 동안만이라도 소중하게 품고 간다면 명품일 것이다.
하느님
우리 서로 짝퉁 신앙인이 아니라 명품 신앙인으로 설 수있게 은총을 허락하십시요.
오직 당신만이 짝퉁과 명품을 분별할 자격이 있으므로 의탁하오니
인간 사이에서 일어나는 제반문제를 풀어가려는 의지가
자칫 서로 해치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보여질 때가 있어서 빌고 빕니다.
저마다 자신이 처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세상은 조금 변하지 않을까요?
아무리 옳아도 깨닫지 않으면 소용이 없고
아무리 깨달아도 개선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으며
아무리 행동한다고 해도 인간은 변하고 무리가 따르기도 하고
실수하기도 하므로 큰소리 칠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압니다.
세상을 위하는 일로 시끄럽지만
몰라서 참여하지 못하기도 하고
알면서 침묵하기도 하는 무지와 불참의 중죄인들 참 많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같은 자극을 받지는 않습니다.
이 또한 소명의식인가요?
저마다 민감사안이 달라서 깊이 자극받는대로 행동할 수 밖에 없으므로
통탄할 일이 일어나도 모두가 한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 같습니다.
구분짓지 못할 일로 상처내기보다
내 힘으로 인류에 보탬이 될 수 있는데 미루는 것만이라도 조금씩 당기게 도우소서,
서로를 품고 가게 도우소서,
짝퉁이 아니라 명품 인연이게 하소서
첫댓글 함께님 방에 모처럼 빨간 불이 켜져 있어 들어왔더니 몇개의 글들이 있네요, 얼마나 반가운지...ㅎㅎㅎ...건재하시고 건필하시니 기쁜 밤입니다. 명품 인연...서로를 품는 아픔다운 인연...좋은 말입니다, 고맙습니다, 다시 만나서...헤헤헤. 편히 주무세요.
글빛고을님 저 여행다녀왔어요. 환갑여행. 길게. 백야의 나라 예술의 도시로. 천천히 풀어해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