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가전산업 이슈 문제 분석
올해 들어 중국 가전산업의 성장속도가 눈에 띄게 둔화되었다. 가전하향(下鄉: 농민의 가전제품 구매에 대해 보조금 지급), 가전이구환신(以舊換新: 신제품 교체 시 보조금 지급) 등 부양책이 종료됨에 따라 시장 열기가 가라앉았으며 미래 소비수요까지 앞당겨 소진되는 바람에 시장이 조정기에 진입했다. 또한 국제시장이 전반적으로 저조해 산업 성장을 이끄는 수출의 견인차 역할이 뚜렷하게 약화됐다. 국내외시장이 모두 침체되어 올해 가전제품의 생산량 증가율이 둔화되고 대부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와 더불어 산업의 발전을 제약하는 문제점들이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생산능력 과잉문제가 재차 불거지고 있다. 요컨대 가전산업의 현황은 대체로 다음의 몇 가지 이슈 문제로 정리할 수 있다.
1. 재고 사상 최고치, 생산능력 과잉문제 대두
올해 가전산업 제품 재고는 사상 최고치에 달했다. 국가통계국의 데이터에 따르면, 6월 규모이상 기업의 완성품 재고액은 570억 3,000만 위안으로 동기 대비(이하 동일) 12% 증가했다. 제품별로는 에어컨과 냉장/냉동고의 재고가 가장 많다. 그중 에어컨의 완성품 재고액은 276억 6,000만 위안으로 17% 늘었으며 재고액이 가전산업 전체의 49%를 차지했다. 냉장/냉동고의 완성품 재고액은 145억 5,000만 위안으로 16% 증가했다. 주방용 가전의 재고액은 56억 6,000만 위안으로 10% 늘어났다. 재고의 대폭 증가는 시장의 수급관계 변화를 반영할 뿐만 아니라 생산능력 과잉문제가 재차 불거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전산업은 시장화 수준이 높고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여러 차례의 대대적인 재편을 통해 산업 집중도가 크게 상승했다. 세계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실시한 가전 하향/이구환신 정책 기회를 이용해 각 대기업은 생산능력을 확장했다. 메이디(美的, Midea)는 한단(邯鄲), 난사(南沙), 징저우(荊州) 등지에서 인버터 에어컨 생산시설에 투자했다. 하이얼(海尔, Haier)은 포산(佛山), 선양(瀋陽), 칭다오(青島) 등지에 절전형 냉장고, 인버터 에어컨 생산라인을 신설했다. 창훙(長虹, ChangHong), 메이링(美菱, Meiling)은 2011년 초 12억 위안의 자금을 조달해 3대 프로젝트를 추진, 올해 6월에 전면적으로 조업에 들어갔다. 한편,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신규 업체가 속출하면서 산업규모가 정상적인 시장용량을 크게 넘어섰으며 다년간 시장경쟁을 통해 형성된 수요와 공급의 상대적인 균형국면이 무너졌다. 가전 하향/이구환신 정책이 종료된 이후 미래 소비수요가 앞당겨 표출된 탓에 시장이 조정기에 진입했으며 부양책으로 인해 수급관계에 변화가 발생하고 생산시설 과잉문제가 대두되면서 대규모 재고압력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가정용 에어컨을 예로 들면, 상반기 각 업체들이 감산을 통한 재고 소진을 시도했으나 재고규모는 여전히 2,000만 대를 넘었고 제품 생산능력 이용률이 70%를 밑돌았다.
새로운 사이클의 산업 재편이 이미 시작되었다. 이번 재편의 주요 대상은 가전 하향/이구환신 정책을 계기로 생겨난 중소형 기업이며 가격경쟁이 여전히 주된 수단이고 에너지절약 보조금 지원정책도 한몫 할 것이다. 이 과정은 2~3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2. 에너지절약 보조금 지원정책 발표, 정책효과 점차 가시화
중국정부는 가전 하향/이구환신의 후속정책으로 ‘가전 에너지절약 보조금 지원정책’(이하 보조금정책)을 내놓았다. 재정보조금 예산 265억 위안을 배정해 에너지절약 기준에 부합되는 에어컨, 평면TV, 냉장고, 세탁기, 온수기 보급을 지원하며, 보조금은 대당 70~600위안, 보급기한은 1년으로 잠정 확정했다. ‘에너지절약/환경보호’는 녹색경제 발전의 주제다. 통계에 따르면 가정 전기사용량은 사회 전체 전기사용량의 1/4를 차지하는 만큼 에너지 절약 잠재력이 엄청나다. 보조금정책 발표 이후 업계 관심이 높으며 기업들이 제품구조조정, 기준 미달 제품 재고 처리 등의 방식으로 적극 대비하면서 기준 미달 제품의 시장가격이 일제히 하락했다. 이렇듯 보조금정책은 제품 업그레이드를 촉진하는 역할이 매우 뚜렷하다.
부양책이 종료되자 가전시장은 냉각됐다. 산둥(山東), 허난(河南), 쓰촨(四川) 등 3개 지역의 가전하향 정책이 종료되면서 하이얼그룹, 하이신(海信, Hisense)그룹, 메이디그룹 등 기업의 판매액이 30% 이상 급감했다. 이러한 시점에서 정부가 발표한 보조금정책은 가전산업에 큰 호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시장 반응을 보면 가전 하향/이구환신에 비해 소비자들의 관심이 크게 떨어지는데 전기요금 개혁이 아직 제대로 시행되지 않은 만큼 보조금정책이 시장을 얼마나 견인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이와 함께 보조금정책이 확대될 여지가 많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특히 정부조달부문의 잠재력이 매우 크며 가전업체들은 보조금 후속정책을 기대하고 있다.
비록 보조금정책에 따른 판매량 급증효과는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산업 전환/업그레이드를 촉진하는 역할은 매우 뚜렷하다. 이러한 점에서 보조금정책은 가전 하향/이구환신 정책에 비해 더욱 깊은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3. 유통루트 가격경쟁 격화, 마케팅방식 전환 시급
올해 들어 가전시장 가격경쟁이 격화되면서 업계도 사전에 예상하고 대비했으나 미처 예상치 못한 현상이 나타났다. 가전 유통업체와 제조업체 간의 힘 겨루기는 진작부터 있어왔으며 ‘유통루트가 왕’인 시장여건에서 제조업체의 이익은 위축되어 이익이 매우 적은 상태에 놓여 있다. 8월 징둥상청(京東商城)이 유발한 온라인 판매업체와 오프라인 판매업체의 가격경쟁이 급격히 달아오르면서 궈메이(國美), 다중(大中), 쑤닝(蘇寧) 등이 모두 가격전에 뛰어들었다. 이번 가격대전에서 온라인 업체는 심지어 허위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으면서 도덕적 마지노선까지 건드렸다. 9월 1일 쑤닝이거우(蘇甯易購)가 가격경쟁을 3C(PC, 핸드폰, 디지털제품) 제품으로 확장하면서 가격전이 더욱 격화됐으며 이를 둘러싸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논란이 일고 공급업체들은 그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제조업체에 있어 온/오프라인의 가격경쟁은 불똥이 결국 자신들에게 튀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뒤집어쓰게 된다.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이 발전하면서 온라인 판매업체의 시장지위가 크게 향상되었다. 징둥상청이 유발한 온/오프라인 간의 가격경쟁은 시장 양대 세력의 힘 겨루기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나타난 필연적인 결과다. 온라인 업체는 오프라인 업체의 시장독점지위에 도전하고, 오프라인 업체는 자신의 독점지위를 유지하려고 하면서 결국 제조업체만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됐다. 이러한 시장 경쟁은 계속 지속될 것이며 온/오프라인 두 업태의 융합을 촉진하게 될 것이다. 이에 제조업체들은 현재의 곤경에서 벗어나려면 반드시 단일한 시장루트를 개선해야 하며 사물인터넷에 기반한 자체 루트 구축에 힘써야 한다. 이는 시장지위 향상은 물론 생산형에서 생산서비스형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제조업체들은 또 발언권을 충분히 행사해 유통업체에 과감하게 ‘NO’라고 말해야 한다. 거리(格力, Gree)는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유통루트를 적극 발전시켰다. 거리와 하이얼은 전자상거래업체와 직접적으로 협력하는 대신 딜러를 통해 전자상거래업체와 연결하는 방식을 취했으며 이러한 조치는 유통부문에 대한 통제능력을 키우기 위함이다. 이밖에 마케팅모델도 개선해 가격 경쟁을 피하고 브랜드 마케팅을 추진함으로써 시장질서를 보호해야 한다.
4. 대외무역 성장세 둔화, 단시일 내 개선 어려워
올해 들어 가전제품의 수출 성장속도가 둔화되었다. 1~6월 누적 수출액은 253억 7,800만 달러로 동기 대비 8.95% 증가해 증가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15%p 하락했다. 그 주요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세계경제 불경기로 가전시장의 전반적인 수요가 줄었다. 유럽, 미국, 일본은 중국의 전통시장인데 1~6월 대(對)유럽 수출은 3.7% 감소했으며 대미, 대일 수출 또한 성장속도가 둔화되었다. 또한 남미 등 일부 신흥시장에 대한 수출 열기가 식고 무역장벽과 기술장벽이 늘어나면서 수출 증가율이 현저히 하락했다. 1~6월 인도, 브라질에 대한 수출은 각각 5.5%, 3.2% 감소했으며 대러 수출 증가율 또한 상당폭 하락했다.
둘째, 국내 원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원가 경쟁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 종합적으로 볼 때 대외무역의 경제성장에 대한 기여도 하락은 이미 장기적인 추세로 자리 잡았다.
5. 기업의 구조전환 가속화, 생산서비스형으로 전환
세계금융위기 이후 산업 전환/업그레이드가 뚜렷이 가속화되었다. 일부 가전업체들은 성장방식을 혁신, 생산형에서 생산서비스형으로 전환해 바이어들에게 개성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하이얼의 경우 수출난을 타개하기 위해 기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 ‘제품 판매에서 서비스 판매’로의 전환 전략을 추진, ‘하이얼그룹 국제상사’를 설립해 해외 바이어들에게 산업의 경계를 뛰어넘는 심층적, 전문적, 전방위적 서비스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주요 사업부문은 소가전 수출입서비스플랫폼, 해외 정부프로젝트 서비스 플랫폼, 자원수출입 서비스 플랫폼, 해외 대고객 OEM구매서비스플랫폼 등 4대 서비스 플랫폼으로 이루어져 있다. 서비스 솔루션에는 소가전(제품, 자금조달, 물류) 서비스 솔루션, e정부/e교육, 의료보건, 여러 산업사슬 솔루션 통합, OEM구매서비스 등 5대 부류, 16종의 B2B 고객서비스 솔루션이 포함된다. 2012년 상반기 기준으로 판매액이 수억 달러를 웃돌고 있으며, 여러 방식으로 징스(晶石), 파다(發達), 슝펑(雄風) 등 소가전업체의 자원을 통합했다.
올해 들어 시장압력, 원가압력, 정책압력 등 요소가 더해져 산업 전환/업그레이드를 촉발하고 있으며 ‘변화 도모와 회생’이 포스트 위기시대 기업이 반드시 공동으로 직면해야 하는 명제가 되었다.
6. 국제무역환경 긴장, 보호무역조치 빈발
무역마찰 강도와 시장 활성화는 반비례 관계에 있다. 국제시장 침체기는 무역마찰이 많이 발생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신흥국과 개도국이 중국을 대상으로 일으킨 무역마찰 건수가 눈에 띄게 늘고 무역구제조치와 제재조치가 상시화되는 문제도 두드러지고 있다.
2012년 초 아르헨티나는 중국 전자레인지제품에 대한 반덤핑 재심을 실시하고 2007년의 관세율 판결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중국이 아르헨티나에 수출하는 전자레인지 완제품 수량은 매우 적은데도 아르헨티나는 여전히 반덤핑관세 부과 판정을 내렸다. 터키는 2011년 중국 에어컨제품에 대해 반덤핑 재심을 실시했고 올해에는 또 온수기제품에 대해 반덤핑 소송을 제기했다.
최근 들어 중국 대외무역시장이 다각적으로 발전하면서 개도국과의 무역마찰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일부 국가들이 무역구제수단을 남용해 중국을 대상으로 무역구제/ 제재조치를 자주 사용하고 있어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응소기업의 노력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정부 대화, 업계 협상 및 필요한 무역견제 등 수단으로 공정한 무역환경을 유지/보호해야 한다.
출처: 2012-10-18, 상무부사이트(商務部網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