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만성(大器晩成) <경북매일신문칼럼 2008,1,25,금>
대기만성이란 남달리 뛰어난 큰 인물은 보통사람보다 뒤늦게 대성한다는 뜻이다.(노자(老子)의 도덕경 41장) 노자는 옛글을 인용하여 도(道)를 설명하였는데 "매우 밝은 도는 어둡게 보이고, 앞으로 빠르게 나아가는 도는 뒤로 물러나는 것 같다. 가장 평탄한 도는 굽은 것 같고, 가장 높은 덕은 낮은 것 같다. 몹시 흰 빛은 검은 것 같고, 매우 넓은 덕은 한쪽이 이지러진 것 같다. 아주 건실한 도는 빈약한 것 같고, 매우 질박한 도는 어리석은 것 같다.”라고 말하였다.
또한 "그러므로 아주 큰 사각형은 귀가 없고(大方無隅),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大器晩成). 아주 큰 소리는 들을 수 없고(大音希聲), 아주 큰 형상은 모양이 없다(大象無形). 왜냐하면 도는 항상 사물의 배후에 숨어 있는 것이므로 무엇이라고 긍정할 수도, 또 부정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하였다. 여기에서 보듯 만성(晩成)이란 본래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말로, 거의 이루어질 수 없다는 뜻이 강하다. 그런데 후일 이 말이 늦게 이룬다는 뜻으로 사용 되었다.
삼국시대 위(魏)나라에 최염(崔琰)이라는 이름난 장군이 있었다. 그는 목소리나 울대가 커서 대인의 품격이 있었다. 수염의 길이가 넉자나 되고, 왕의 신임이 또한 두터웠으니 당세의 큰 인물이었다. 그런데 그에게는 최림(崔林)이라는 사촌동생이 있었는데, 외모도 빈약하고 출세가 늦어 친척들로부터 멸시를 당하였다. 하지만 최염 만은 그의 재능을 꿰뚫어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큰 종이나 큰 솥은 그렇게 쉽사리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큰 인물도 성공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법이다. 내가 보기에 너도 그처럼 대기만성 형이다. 좌절하지 말고 열심히 노력해라. 그러면 틀림없이 네가 큰 인물이 될 것이다." 과연 그의 말대로 최림은 후일 국가의 대사를 맡아보는 최고의 관직인 삼공(三公)에 이르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삼국위지라는 책에 있는 이야기이다. 한 사람을 쉽게 판단하려 하지 않고, 넓고 긴 안목으로 보는 이 말은 분명 사랑이 담긴 말이다. 그리고 인생을 멀리 관조하는 이 말은 실패와 역경에서 헤어나지 못한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교훈이 된다.
우리들 중에 자녀가 태어나서 말을 잘 못하는 아이가 있는가.? 잘 걷지 못하는 아이가 있는가.? 우리자녀들 가운데 학업성취도가 떨어진 아이가 있는가.? 우리들 가운데 직장과 사업의 문이 닫혀서 캄캄한 어둠을 통과하며 힘들게 살아가는 이웃이 있는가.? 하늘을 바라보자 어둠이 깊을수록 별빛은 영롱히 비치지 않는가.?
원스턴 처칠은 학교 다니기 전까지 말을 더듬거릴 정도로 입술이 둔한 아이였다. 그가 후에 정치에 입분 하기 위해 상원의원에 출마했다. 그러나 낙선의 고배를 들었다. 그는 두문불출했다. 사람을 만나기도 두려웠다. 창가에 서 있던 그는 우연히 벽돌공의 날렵한 손놀림을 주시 했다. 벽돌공은 벽돌 한 장을 쌓고 그 위에 콘크리트를 발랐다. 그런 단순한 과정을 빈틈없이 수행하고 있었다. 한참 후에 견고하고 거대한 담벼락이 완성됐다. 그때 윈스턴 처칠은 마음속으로 다짐 했다. 그것은 인생이란 벽돌을 한 장 한 장 쌓아 올리는 작업이라는 것을... 처칠은 자신의 수많은 핸디캡 때문에 자기 인생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처칠은 다시 용기를 얻어 정치에 뛰어들어 수상직에 올랐다. 그리고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끈 영국의 자랑스런 수상이 됐다.
사각의 링 위에서 복싱선수가 상대선수와 혈전을 벌이고 있는데 감독이 흰 수건을 던지면 선수는 OK패로 처리된다. 우리는 오늘도 사각의 링 위에서 자신과 환경과 싸움을 벌이며 살아간다. 때론 실패와 좌절의 쓴잔을 마실 때가 있다. 그러나 인생이라는 링에서 우리가 수건을 던지면 승리의 기회는 점점 멀어진다.
인생은 단거리경주가 아니고 장거리 마라톤경기다. 비록 힘들고 고단하지만 차근차근 인생의 벽돌을 쌓아올리는 사람만이 견고한 담을 만든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지금은 무언가를 좀 못하더라도 실망하지 말자. 꾸준히 노력하면 언젠가는 남을 이끌어 갈 수 있는 훌륭한 지도자가 된다.
대기만성은 나이 들어 성공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흔히 사용되고 있다. 큰 그릇은 만드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큰 사람이 되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 기다림을 통해서 대기만성을 이뤄보자. 오늘도 한눈팔지 않고"자기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언제나 자기 시간표에 맞춰 무소의 뿔처럼 담대하게 앞을 향해 가다보면 어느새 큰 그릇이 되어 있을 것이고 존경 받는 위치에 우뚝 설 것이다. 자기 길을 가자. 무소의 뿔처럼 거침없이....<김기포, 포항기계중앙교회 담임목사>
첫댓글 대기만성이라~~우리도 대기만성인데...
총무님도 올해 대기만성 이루시기를 바랍니다. 재활기관의 수장으로 서울 입성을 앙축합니다. 좋은 일이 많아지시기를,,,
헉...재활기관? 자활인데...ㅎㅎㅎ
ㅎㅎ 저는 늘 홱깔립니다. 재활, 자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