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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2일(금)
1. 어제 오전 누군가가 흩트려 놓은 볏모를 정리했다. 논가의 논바닥을 정리하고 흩어진 볏모를 하나하나 확인하여 뿌리가 달린 것만 추려 4포기씩 가볍게 심었다. 모판에 헝클어진 볏모를 추려 가식하듯 무더기로 함께 논바닥에 앉히기도 했다. 다행히 다음날에 또 그러지는 않았다.
오늘은 볏모를 가식하기로 예정된 날이다. 아침부터 날이 궂어 빗방울이 날리고 추웠다. 차가운 물에 손을 넣어 볏모를 떠내어 옮기려니 쉽지 않았다. 4판을 옮기고 작업을 그만 두었다. 논국 모내기가 5월 10일로 예정되어 있으니 앞으로 18일 남았다. 기간 상으로는 지금쯤 가식을 해야만 볏모가 원활히 자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논물에 담근 후 볏모가 많이 자라지 않아 볏모가 너무 작다. 뿌리가 아직 작아 손으로 떠내는 동안 모가 흩어진다. 이앙기로 모내기 할 때 모를 떠내는 플라스틱판을 생각했으나 모판의 흙이 너무 물러 사용하기가 의심스러웠다. 손바닥 반만큼씩 모를 떠내어 논바닥에 놓고 여기저기를 눌러 앉히는 방식이 맘에 들었다. 하나씩 떨어진 모는 모아서 3~4포기씩 오른쪽 귀퉁이에 따로 심었다. 일단 내일 재개하기로 한다. 논죽의 모내기는 5월 16일로 예정되어 있으니 4~5일이 더 지난 후 다음 주에 하기로 한다. 그런데 모의 중간이 잘린 것이 약간 발견되었다. 왜일까?
2. 이른 봄채소의 육묘 상태가 매우 불안하다. 솎음 후에도 자라지 않아 1:7 오물을 주었는데 잎끝이 말리면서 과다한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 상토의 문제가 아니라면 씨앗의 문제일 가능성이 있다. 쌈채소를 제외하면 양배추, 브로콜리, 쌈배추의 종자가 너무 오래되어 생명력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양배추와 브로콜리는 2018년산, 쌈배추는 그보다 오래되었다. 쌈채소는 2020년산으로 작년에 사용하다 남은 것이다. 쌈채소가 무난한 것을 보면 씨앗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결국 종묘상에서 양배추 24포기를 사서 다시 가식했다. 나머지는 늦게라도 정식할 수 있으면 좋겠다.
3. 어제 봄무 직파를 마쳤다. 3cm간격으로 씨앗을 놓고 복토후 마른 풀도 덮었다. 부추를 가운데 두고 양옆으로 봄무를 심었다.
4. 어제 쑥갓 싹정리를 모두 마쳤다.
5. 삼동파 월동분이 아직 심어져 있는 이랑의 풀을 벴다.
6. 양배추를 심을 이랑의 다년생 풀을 모두 벴다. 여름이 되기 전에 한번 더 베어 다년생풀의 기운을 약화시키고자 한다.
7. 쌈채소 직파분의 싹정리를 했다. 아직 싹이 다 나오지도 않았는데 풀이 많이 나왔다. 서둘러 풀을 뽑았는데 잘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풀을 뽑느라 흙이 움직여 뿌려놓은 씨앗이 괜찮을까 우려된다. 후반부의 생채와 엔다이브는 싹이 너무 적어 풀정리를 하지 않았다.
4월 23일(토)
1. 오전에 병철할머니네 못자리를 지원했다.
2. 오후 들어 논국 볏모를 모두 가식했다. 먼저 논바닥 볏모를 놓을 자리를 손바닥으로 눌러가며 고른 후 다른 도구를 사용하는 것보다 모판 짧은 면의 1/3정도의 볏모를 한손으로 가볍게 쥐고 볏모를 모판에서 찢어 떼어내 논바닥에 놓는 방식이 가장 쉽다. 그 후 볏모사이에 손가락을 넣어 고루 눌러 안착시킨다. 떨어지거나 뭉치에서 옆으로 쓰러지는 볏모는 모아서 3~4포기씩 따로 심는다. 2일이 지난 모레쯤 다시 한번 돌아보아 쓰러진 볏모만 추려 3~4포기씩 다시 심기로 한다. 논죽은 27일쯤 가식을 하기로 하고 볏모의 상태를 살피기로 한다.
3. 동네 아주머니가 우렁이 요리를 해주신다 해서 오늘 처음 우렁이를 주웠다. 대충 논을 한바퀴 도니 분유통으로 가득 찬다. 아직 날이 차서 많이 보이지 않는다. 모내기 할 때가 되면 발 딛을 틈이 없다. 농약을 치는 논에는 우렁이가 없다고 한다.
4월 24일(일)
1. 봄곡류 옥수수1, 수수, 덩굴강낭콩, 동부를 파종했다. 옥수수1은 72구 트레이 2판에 2알씩, 수수는 72구 트레이 6판에 2알씩, 강낭콩과 동부는 50구 트레이에 22구와 28구를 2알, 3알씩 파종했다. 옥수수와 수수는 지난 밤 물에 띄워 선별한 후 옥수수는 밤새, 수수는 1~2시간 물에 담갔다. 동부는 발아시험에서 발아율이 80%로 높았지만 재작년 채종분이라 3알씩 넣었다. 쥐 피해를 막기 위해 볏모판을 깔고 구멍을 낸 볏모판을 덮어 이른 봄채소가 있던 온상에 자리를 잡았다.
2. 가장 늦게 파종하는 봄채소인 오이, 수박, 참외의 파종을 마쳤다. 모두 채종종자를 썼다. 수박과 참외는 모두 F1에서 재작년 채종분이다. 모두 2알씩 넣었다.
3. 이른 봄채소 중 양배추와 브로콜리, 쌈배추는 북주기를 새로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조치이다. 이제 포기가 조금 더 커지면 정식, 변화가 없으면 폐기한다. 결국 오래된 종자의 문제로 추정 중이다. 쌈채소는 대부분 무난하게 자라고 있지만 청겨자가 잎끝이 말려 자라기 어렵겠다. 모두 온상에서 꺼내어 정식 때까지 밖에서 보낸다.
4. 지난 10일 파종한 가지과와 박과 채소들이 순조롭게 싹이 나와 자라고 있다. 토마토와 애호박이 가장 먼저 18일에 싹이 시작되었다. 지금은 가지 몇 포기만 싹이 나오지 않은 상태이다.
4월 25일(월)
1. 지난 16일 정식한 완두 1차분 포기정리를 했다. 죽은 포기는 없으나 별로 자라지 못한 것 같다. 유인망 안쪽의 풀을 베어 작은 포기 주변으로 꼼꼼히 덮고 1:1:1 오뜨물을 주었다.
2. 구입하여 가식해두었다가 지난 16일 정식한 구입분 쌈채소 6포기 포기정리를 했다. 한참 힘을 내고 있는 포기 주변을 정리하고 1:1:1 오뜨물을 주었다.
3. 논국에 가식한 볏모를 점검하고 보수했다. 대부분의 볏모 잎끝이 약간 누렇게 변한 것은 그동안 서리를 몇 번 맞은 때문이라 본다. 다시 한번 볏모 뭉치를 손가락 끝으로 눌러 앉히고 뭉치 주변에 자리를 잡지 못한 볏모는 흙을 덧대어 고정시키고 쓰러진 볏모들을 추려 3~4포기씩 모아 따로 심었다. 논바닥은 약간 딱딱한 느낌으로 2~3cm 두께의 풀뿌리 층이 생긴 것 같다. 손가락 끝으로 찔러 구멍을 낸 후 볏모의 뿌리를 넣고 주변을 오무렸다. 모판에서 볏모를 꺼내어 논바닥에 앉힐 때 손가락 끝으로 여러 번 눌러 완전히 논바닥과 밀착시키는 것이 중요하고 뭉치와 뭉치 사이는 조금 여유를 두어야 보수하기 좋다.
4. 오늘 밤에 비가 온다하여 논란의 풀을 베었다. 마늘과 양파 그리고 감자 이랑 주변에 풀이 길게 자랐다. 잎이 가는 양파와 마늘은 더욱 햇빛에 민감하여 예년에 비해 재식거리도 넓히고 풀도 자주 베어줘야 한다. 손으로 다듬기 전에 예초기로 대강 베어 양파와 감자는 두둑 위로 자른 풀을 얹고 마늘은 두둑 옆구리에 자른 풀을 붙여 놓았다가 손 제초 때 두둑 위로 올린다. 마늘과 양파는 잘 자란다. 감자도 싹을 처음으로 보인다. 5초쯤 감자싹 고르기를 하면 좋을 것 같다.
5. 논란의 호밀은 순조롭게 자라고 있다. 키가 50cm는 넘는다. 길밭 계곡이랑의 백강밀도 드문드문 빈 곳이 있지만 밀처럼 보인다. 스펠트밀과 호라산밀이 거의 나오지 않은 것에 비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6. 당근과 아욱도 싹이 시작되었지만 풀과 빈곳이 더 많다. 비가 오고나면 싹이 좀 더 나오려나. 당근은 내일 풀과 싹을 정리하고 아욱은 더 있다가 풀과 싹을 정리한다.
7. 논국의 볏모 가식을 보수하면서 손에 걸리는 우렁이를 주웠다. 동네 아주머니와 조금 다른 조리를 시도해 본다.
4월 27일(수)
1. 어제 논죽 볏모 가식을 위한 준비 작업을 하고 오늘 볏모 가식을 마쳤다. 모판 아래 깔았던 풀을 치우고 주변의 풀을 정리했다. 또한 논가임에도 수위가 높아 1~2cm 낮추어야 했다. 오늘 가식을 마쳤다. 파종일보다는 싹이 시작된 날짜를 기준으로 가식일을 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논국과 논죽의 볏모는 4월 8일 거의 비슷하게 싹이 시작되었다. 7~8일이 지난 4월 15일과 16일에 논물이 담갔다. 논물에 담그는 시점에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8일 후인 4월 23일 논국 볏모를 가식할 때는 뿌리가 엉키지 않아 볏모를 떼어낼 때 무척 헐거운 느낌을 받았다. 모판 아래에는 볏모의 뿌리가 보이지 않았다. 떨어진 뭉치 주변에 흩어지는 볏모도 좀 있었다. 그러나 4일이 지나 12일후인 오늘 볏모를 떼어낼 때는 모판 아래쪽에 볏모의 뿌리가 엉키기 직전으로 꽤 많이 나와 있었고 뭉치를 떼어낼 때도 적당한 버팀이 느껴졌다. 따라서 뭉치 주변에 흩어지는 볏모가 거의 없었다. 불과 4일 만에 뿌리가 이렇게 많이 자랐다는게 믿기 어렵다. 뭉치 주변에 흩어지는 볏모를 줄이고 활착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논물에 담근 후 10일후에 가식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 오늘처럼 뿌리가 많이 자라는 경우 활착기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싹 후 17일 경을 가식일로 정해본다.
2. 그제 구입분 쌈채소 12포기 포기정리를 했는데 어제 보니 다 죽어간다. 1:1:1 오뜨물을 주었는데 그것이 문제인 듯 했다. 뭔가 과한 것이 들어갔는데 뭔지 모르겠다. 늘 하던 것에다 뜨물이 추가 되었지만 오줌 대비 1:2인데 많이 준 것이 문제가 되었나? 아니면 뜨물이 과한 것인가? 어제 다 시든 포기에 물을 많이 부어주었다. 오늘 보니 조금 살아났다. 다시 물을 더 주었다. 일단 기존의 혼합비보다 물을 많이 섞어 연하게 만들기로 한다.
3. 딸기 두둑의 다년생 풀을 모두 정리했다. 2~3년간 방치하다보니 딸기 포기수와 비슷하게 다년생 풀이 자리를 잡았다. 모두 제거하고 1:1:1 오뜨물을 많이 주었다. 반씩 나누어 하고 싶었는데 일정이 바쁘다. 이제 포기가 커지면서 꽃도 시작되었다. 다시 자리를 잡아가길 바란다.
4. 가지과 혼작 이외에 따로 파종한 보리싹 주변의 풀을 정리했다. 밀에 비해 훨씬 잘 자란다. 역시 복토가 중요하다. 너무 조금 파종한 것 같아 좀 그렇다.
5. 논에서 건진 우렁이를 데쳐서 몸통을 꺼내는데 전체 몸통의 반 정도가 작은 새끼가 들어있었다. 아! 요즘이 새끼를 낳는 시기일 줄 몰랐다. 무척이나 미안하고 큰 죄를 짓는 것 같았다. 잡지 말자.
4월 28일(목)
1. 코로나 백신 4차 접종 화이자.
2. 종일 논국의 사전제초를 했다. 주로 논가에서 중앙 쪽으로 진입하는 줄풀을 제거하는 일이다. 매년 신경전을 벌인다. 올해는 논 안에 사위질빵풀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줄풀의 밑동을 삽으로 찍어 넘긴다. 생장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되는 점을 자른다. 작년까지는 낫으로 밑동을 잘랐는데 삽으로 하니 훨씬 쉽다. 몽땅 제거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논가에 어느 정도 유지하고자 한다. 작년 겨울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논바닥의 변화가 있었다. 논바닥이 여기저기 깊이 파져있다. 흙이 움직인 것인지 꺼진 것인지 모른다. 이것도 가뭄 때문에 지하수위의 변화가 가져온 영향인지도 모른다. 매년 봄마다 남풍이 거세게 불어 물위에 떠있는 마른 풀들이 북쪽 논둑으로 몰리는 것은 늘 있는 일이지만 논바닥이 변화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모내기 전에 논바닥을 골라야 하는데 물을 뺐다가 넣다하는 작업이 어렵다. 사전제초를 마치고 물 위에 떠있는 마른 풀을 논 전체에 고루 편 다음 논바닥 고르는 일은 모내기를 하면서 해야할 것 같다.
4월 30일(토)
어제와 오늘 논죽 사전제초를 했다. 논국과 달리 줄풀이 매우 많이 논 중앙 쪽으로 침범해있었다. 아마 작년에 직파를 하면서 제초를 하지 못했던 것이 이유일 듯하다. 논국과 달리 마른 풀도 많이 없어진 상태라 줄풀을 잘라 논 중앙으로 던져넣었다. 이틀간 계속해서 줄풀을 잘라대니 힘들었다. 논 입구의 왼쪽에는 아예 섬이 만들어져 있다. 이곳은 많은 풀뿌리가 엉켜 마치 땅처럼 밟을 수 있다. 이곳의 줄풀은 키도 크지 못한다. 여기는 바닥의 풀과 풀뿌리 뭉치를 해체하여 다시 논으로 만들기보다는 키 큰 풀을 베어내고 그대로 벼를 심어도 될 듯하다. 논죽에는 아직 볏모의 키가 작아 수위를 높이지 못한다. 며칠 지난 후 볏모가 자라면 수위를 높인 후 잘라 던져 놓은 줄풀과 마른 풀들을 고루 논바닥에 펴기로 한다. 논국과 마찬가지로 논바닥에 변화가 있어 모내기 때 논바닥을 정리해야한다. 이래저래 모내기에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 같다. 날씨가 고르지 못해 볏모의 성장도 늦다. 논국 모내기 일정이 10일정도 남았는데 그때까지 볏모가 자라려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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