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 중국을 굴러다니는 자동차들
애국자 애국자 암만 노래를 불러도 나라 안에 들어 있으면 진정한 애국자가 되기 힘들다. 객관적인 눈으로 자기를 볼 수 없고, 솔직히 일상에 파묻혀 지내다 보면 나라 사랑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감이 안 잡히는 경우가 많다. 다만 내 한 몸 편하고 아무 일 없으면 그것으로 자족하며 살아가는 것이 평범한 우리들의 일상이다.
그러나 해외로 나가보면 왜 우리나라가 잘 사는 나라가 되어야 하는지, 건강한 나라가 되어야 하는지, 나라가 가난하고 잘 못 살게 되면 그 국민들의 처지가 얼마나 불쌍해지는지 똑똑히 목격할 수 있는 상황이 종종 벌어진다.
얼마 전에 캄보디아에 갔을 때의 일이다. 시엠립에 머물면서 툰레삽 호수를 구경하러 나갔다. 적당한 크기의 동력선을 타고 우리 일행이 망망대해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툰레삽 호수를 향해 내달리고 있었는데 우리 배 좌측에서 조그만 조각배가 떠 있다가 우리 배를 향해 있는 속력을 다해 달려오기 시작하는게 아닌가? 가만히 보니 아버지와 엄마 그리고 아들 둘로 이루어진 한 가족 네 명이 배에 타고 있는데 죽을힘을 다해 노를 저어 우리 배로 접근하는 것이다. 우리 일행이 탄 배가 속력을 조금 늦추자 금새 배 옆구리에다 앞 턱을 대고는 이제 갓 10살쯤 넘었을까 보이는 어린 아이가 손에 바나나와 콜라를 들고 ‘바나나 원 달라’, ‘콜라 원 달라’를 외치는 것이다. 원 달라를 벌기 위해 그 먼 거리를 사력을 다해 쫓아온 것이다. 놀랍기도 하고 측은하기도 해서 콜라를 사서 돌린 기억이 있다.
뿐만 아니라 한동안 미국과 함께 전 세계를 양분했던 구소련이 해체되고 난 뒤, 얼마나 많은 러시안 걸들이 해외로 몰려나가 자신들의 인권을 팔아가며 살고 있는지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어쨌든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가 부강해야한다.
이번 중국 여행 기간 중 곡부중학교 식당에 갔을 때, 주차된 자동차 중에 현대자동차 엘란트라를 발견했다. 무척 반가웠다. 속으로 엘란트라가 아직도 중국에서 ‘굴러다니네’ 생각하고 넘기려했는데 의아심이 생긴다. 차가 너무 새 것이고, 스타일이 예전에 보던 엘란트라가 아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아반떼 XD가 중국에서는 엘란트라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그 때부터 지나가는 자동차들을 유심히 보기 시작했는데, 아쉽게도 현대를 비롯한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차을 많이 발견할 수 없었다. 절반 이상이 폴스바겐 마크를 달고 있었다. 그리고 간혹 혀를 낼름거리는 모양의 도요타 자동차가 눈에 띄었다. 아마 이 두 차종이 승용차 중 거의 80-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현대 차를 더 보고 싶어서 주의 깊게 살펴보았더니 영문 이니셜이 H로 시작되는 차량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래서 중국의 현대차는 조금 다른 형태의 영문 이니셜 H를 사용하는구나 하고 혼자 생각했는데 나중에 뒤에서 이니셜 옆에 쓰인 글귀를 보니 그건 일본산 혼다자동차였다.
자동차에 대한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아 한국으로 돌아와서 인터넷을 뒤졌다. 다행이도 여러 싸이트에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 자동차와 관련된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 중에 눈에 띈 것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북경시내 택시, 엘란트라가 장악하다
북경현대기차는 현대차가 북경기차투자공사와 50대 50 합작으로 설립된 회사로 부지 20만평에 2006년 5월 현재 3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쏘나타, 엘란트라(한국이름 아반테 XD), 투싼 등 4종의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2007년에는 25~30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제2공장까지 설립할 계획이다.
중국 현지에서 만든 차가 본격 출시된 2003년에는 5만2천대를 팔아 시장점유율 2.4%로 업계 13위를 차지했다. 그러다 이듬해에는 14만4천대(6%)를 팔아 5위를 기록한 데 이어 올 들어서는 1~5월 판매량으로만 따질 때 8만5천대(7.9%)로 상해GM(10만대, 9.2%)에 이어 업계 순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차가 중국으로 진출한 이유는 인도와 비슷하게 고관세, 무역장벽 등으로 완성차를 수출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동안 연간 판매대수는 4천~5천대, 최대치가 8천~9천대에 불과했다. 또한 직수입차의 가격 또한 만만치 않다. 실제 한국에서 직수입돼 현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아반테 XD(중국이름 엘란트라)의 가격은 26만 위안(3,640만원)으로 한국에서 판매되는 그랜저XG(3,231만원, 풀옵션)보다 비싸다. 그런데 중국공장에서 생산된 아반테XD는 16만 위안(2,260만원)으로 직수입차량과는 10만 위안(1,400만원) 가량 차이가 난다. 직수입 차에 대해서는 관세, 부가세, 소비세, 내륙운송, 항만비용 등 제반부대비용과 수입허가증(I/L) 비용, 딜러마진 등이 엄청 붙기 때문이다. 일단 현재까지 현대차의 만만디 중국 진출 전략은 성공한 것으로 보여진다. 엘란트라 판매 10만대를 돌파했던 2004년12월, 엘란트라는 중국 가정의 가장 이상적인 승용차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지금 북경은 2008년 올림픽을 대비해 기존 택시 전량을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데, 올해 교체해야 하는 택시 3만5천대 가운데 북경현대기차는 총 2만2,500대(시장점유율 65%) 판매를 목표로 내걸었고, 이미 6월말 현재까지 1만7,500대를 계약하기도 했다.
이정희(goforit@labortoday.co.kr)
북경현대-엘란트라(아반떼-XD)
중국에 진출해 있는 자동차회사를 조사했더니 역시 선두 주자는 폭스바겐(Volkswagen)이었다. 폭스바겐은 1978년 중국의 개방과 동시에 중국 정부와 협상을 시작한 이래, 1985년 上海汽車, 1991년 第一汽車와 각각 합작회사인 上海-Volkswagen과 第一-Volkswagen을 설립했다. 폭스바겐은 중국 진출 선발주자로서 현재 50%이상의 시장을 선점하고 있으며, 신모델 투입 강화, 판매망 강화, 론/리스 사업 등 관련 사업을 강화하여 지속적인 판매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다음으로 GM(General Motors, 通用汽車)인데 중국을 아시아 생산기지로 활용한다는 중장기적인 목표아래 중국에 대한 진출을 강화하고 있다. 상해-GM(97년), 금배-GM (2001년)을 통해 중국 승용차시장에 진입, Buick을 중심으로 중대형 승용차시장에 진출한데 이어, 최근에는 중소형 등 경제형 차량시장에 대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일본의 혼다(Honda)는 중국을 수출용 제품의 생산거점으로 육성하고 있는데 푸조가 廣州푸조에서 철수하는 것을 계기로 합작생산 거점을 획득, 중국을 생산거점으로 활용하고, 북미 시장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중국 내수 판매의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http://blog.naver.com/lbswish/80013045367
이쯤에서 도요다를 빼 놓으면 안될 것 같다. 캄보디아 갔을 때 거리에서 보았던 거의 모든 차량이 혓바닥을 낼름거리며 달리던 도요다였는데, 중국 산동성에서도 역시 많이 보였다. 도요타는 오는 2010년까지 중국 시장에 연간 40만대를 판매하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 같은 판매 대수는 현재 중국내 최대 자동차 업체인 독일 폴크스바겐의 공급량과 같은 수준이다. 도요타는 2010년에는 세계 자동차 시장의 15%를 점유할 목표를 갖고 있는 데 이것이 달성될 경우 도요타는 세계 1위, 혹은 이에 근접한 자동차 기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렇게 되면 도요타는 중국시장에서도 상당한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나라 현대자동차의 본격적인 중국 진출 사업은 1993년에 워낙 출발이 늦었기 때문에 다른 차와의 경쟁이 무척 힘들었지만 현대 특유의 집중력으로 서서히 기반을 다져 나가고 있는 듯이 보인다.
제남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는 동안 창밖에 넓게 펼쳐진 구름을 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긴다. 자동차를 비롯해 우리 경제가 중국에 집중해야할 제일 큰 이유는 중국이라는 나라가 가진 엄청난 소비 시장이다. 중국을 위해서 우리가 가진 것은 내놓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중국이라는 나라가 가진 가능성을 이용해서 우리 경제를 발전시켜 나가는 활로를 개척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에 와 있는 것이다. 엉거주춤하는 사이에 이제는 오히려 중국이 우리 경제를 앞서 나가려는 용틀임을 하고 있다. 일본에 눌리고 중국에까지 밀리게 되면 대한민국은 설 자리를 잃게 될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가져야 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천공항의 날렵한 지붕이 눈에 들어온다.
첫댓글 다녀 온 것보다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기행문 고맙구먼....카페서 기혁샘을 1년에 1코스씩 여행 보낼까봐~~
난 여행 다니면서 이제까지는 헛발길질만 하고온듯해서 부끄..부끄~~~ 다음부터는 애국자인으로 다녀야지..정말 중국 잘 다녀온듯 하네..감사 꾸벅.....
정말 고마워.. 중국의 풍경, 그들의 생활, 사고방식 게다가 우리가 갖춰야할 마음가짐까지.. 그러고 보니 논설문을 읽은 느낌이다. 기혁이의 기행문에 완전 설득당함.. 애국자가 되어야 한다고....
나 또한 중국은 몇번 갔다 왔는데 이 기행문을 읽으니 새삼스럽다. 그리고 이렇게 자세한 기행문 많은 도움이 되었구. 그동안 기행문 쓰느라 고생 했네..
훈장 나으리 고생 많으셨오! 많은 도움이 되었오.감사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