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자의 소설 [한계령]은 70년대 산업화의 바람에 떠밀려 고향을 떠난 사람들의 부유하는 삶을 그린 소설이다. 어린 시절 노래를 좋아하던 찐빵가게 딸 미화, 그녀는 지금 어느 밤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친구의 부름을 받고 나이트클럽으로 미화를 찾아간 주인공은 술집 앞에서 미화의 노래로 여겨지는 [한계령]을 듣고는 잠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에 사로잡힌 뒤 발길을 집으로 돌린다. 그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란 무엇이었을까? 고향을 잃은 도시의 소시민이 느끼는 상실감이었을까? 설움뿐인 인생에 대한 회한이었을까? 소설가는 노래로 대답을 대신했다.
1985년 하덕규가 만들고 양희은이 부른 [한계령]은 단아한 시조처럼 한계령의 눈덮힌 산길과 춥고 외로운 삶을 형상을 한 눈에 보여준다. 내 등을 떠미는 것은 그 어떤 시련들보다 눈물겹고 원통하다. 내가 자연이 아님을, 그 고고한 봉우리가 아님을 한탄하게 될 때, 그리고 거기서 조금 더 나아간 절망의 순간에, 노래 [한계령]은 삶의 비밀을 조용히 알게 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이런 직관적인 깨닳음은 노래만이 줄 수 있는 예술적 향취일 것이라고 믿는다.
*노래가사의 각 어구와 이 소설의 요소*
1. 우지마라
2. 잊어버리라 하고 내가슴을 쓸어내리네
3. 한줄기 바람
4. 내려가라
5 .어깨를 떠미네
이 노래 속에는 사람들이 무거운 짐을 지고 봉우리를 향해 힘겹게 올라가지만,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지친 어깨를 떠미는 바람밖에 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리고 소설에서 '나'는 이 노래를 통해서 젊음을 온통 바쳐 식구를 부양해야 했고, 지금은 자신의 삶을 허탈한 심정으로 과거를 되돌아보는 오빠의 모습을 보는 것이다. 허탈감에 빠져 있는 큰오빠의 모습을 안타깝게 동정하던 '나'는 노래 '한계령'이 마치 큰 오빠의 삶을 노래하는 것 같아 눈물을 흘리게 되는 것이다. 또 여기에 더불어 '나'의 어린 시절 친구인 '은자'가 '미나 박'이라는 이름의 밤무대 가수가 되기까지의 고달프고도 힘들었던 삶이 이 노래 속에 담겨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1. 우지마라 :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는 오빠의 허탈한 심정과 병마와 싸우고 있는 중년의 허탈감을 위로하는 말이다.
2. 잊어버리라 하고 내가슴을 쓸어내리네 : 이 역시 과거에 젊음을 바쳐 식구를 부양해야 했던 고달픈 삶을 위로하는 내용이다.
3. 한줄기 바람 : '한줄기 바람'은 '이산저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입니다. 즉 자유로운 삶을 말한다. 이것은 역시 '가족'이라는 족쇄에 의해 자유롭게 살아가지 못한 오빠의 삶을 대변하는 말이다.
4. 내려가라 : 인생에 있어서 하강과 허탈감이죠. 앞서 이야기 했듯 산에 힘겹게 올랐지만 내려가라는 의미는 힘든 고생을 통해 이룩해 놓은 삶에서 얻은 감정. 즉 허탈함을 의미하죠. 산을 올랐지만 그 정상에서 그냥 내여롸야 하는 허탈함과 같은 감정이다.
또 병과 싸우고 있는 오빠의 모습을 봤을 때 이 부분은 '죽음'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5 .어깨를 떠미네 : 이 역시 위와 관련하여 인생에서의 '죽음'과 '병'이라는 것에 빠져드는 삶의 고난에로의 강요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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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한계령 노랫말을 찾아 올려보았습니다...
더 마음에 와닫느군요.. ^^
그런 뜻이있었군요 써클활동할 때 우리 발표곡이어서 .... 그때는 모르고 그냥 플릇 소리에 가락이 슬퍼보인다라는 느낌만 있었는데 ... 잘 듣고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