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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게시판 ♥ 스크랩 “베토벤 바이러스”에 감염되다
kenny 추천 0 조회 71 08.11.23 15:57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베토벤 바이러스”에 감염되다

 

< 코리안 저널 캐나다 양경춘 편집국장>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벌써 11년이 되었다. 3,40년되신 이민선배들에 비하면 조족지혈이겠지만 필자의 이민생활도 이제 캐나다에 대해서 뭔가 좀 알만한 년수가 되어가는듯 싶다.독립이민으로 태평양 건너 와서 토론토에 자리잡고 수업료 물어가며 정착하던 초기과정을 거쳐 직장생활, 비즈니스, 그리고 다시 직장근무로 이어지는 이민자의 삶…
부모 형제자매와 친척 친지 친구들과 이별하고 자식교육을 위하여라는 명분으로 이곳에 온 필자는 가끔 모국소식을 인터넷과 활자매체를 통하여 접한다.

이제는 한발 물러서 제삼자의 입장을 견지해보려고 하지만 어떤때는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고 흥분하기도 한다.

태어나 자라고 교육받고 사회생활하며 살아왔던 모국ㅇ에서의 40여년 세월이 그 공동체안에서 나 자신의 역사를 만들었고 세월이 가도 모천회귀 본능이 있기 때문일거라 생각한다.

이민전엔CNN이나 영자신문등을 통하여 잠깐잠깐씩 해외소식을 접해봤으나 이젠 거꾸로 북미주 소식을 먼저 챙기고 모국소식은 인터넷이나 동포언론을 통하여 가끔 접하게 된 반대상황이 된것이다. 특히 영화나 드라마같은 경우 바쁜 이민생활에서 자주 보질 못하지만 대장금이나 주몽등은 재미있어서, 또는 주위에서 인기가 너무 좋다니까 한두번 보다가 빠져드는 케이스다.

‘똥~ 덩, 어~ 리!’라는 한 마디로 수요일과 목요일 밤을 장악한 남자, 정통 엘리트 코스를 밟으면서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독선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세계관에 사로잡혀 세상과 불화를 겪고 있는 오케스트라 마에스트로 ‘강건우’가 그 남자다.

이른바 ‘강마에’로 불리는 그는 그저 음악이 좋아 모인 비주류 음악 인생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군림하면서 시청자들의 이목까지 집중시켰다.

승자 독식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사회 분위기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찾지 못하고 낙오된 사람들이 음악에 향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다루면서 인생의 찬란한 아름다움을 연주한 드라마 MBC 수목미니시리즈 <베토벤 바이러스>(홍진아?홍자람 극본, 이재규 연출) 이야기이다.

자신이 지휘하는 오케스트라 연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지휘를 중단할 정도로 최고의 소리에 대한 집착이 강한 ‘강건우(김명민 분)’는 ‘음악도시’ 이미지로 시민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기획된 ‘석란시’의 프로젝트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초빙되어 한국에 돌아온다. 하지만 그의 눈앞에 모여 있는 단원들은 강건우가 상상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형편없는 비주류 음악 인생들이다.

프로젝트 오케스트라 공연 프로듀서가 사기를 치고 어떻게든 공연을 성사시켜야만 했던 시청 문화예술과 공무원 ‘두루미(이지아 분)’가 억지로 모집한 단원들이었기 때문이다. 기가 막힌 강건우는 두루미에게 당장 돌아가겠다고 소리치지만, 한밤중에 안정제를 먹고 쓰러진 애견 토벤이를 살려줄 테니 지휘를 맡아달라는 트럼펫 연주자 ‘강건우(장근석 분)’의 제안에 어쩔 수 없이 프로젝트 오케스트라 지휘를 맡는다.

바이러스하면 컴퓨터나 감기가 연상되는데 제목부터 심상찮은 이 작품은 이시대 고통받고 힘겹게 살아가는 수많은 민초들에게 희망이라는 귀한 선물을 주고 있다.

지난번 종영된 MBC 수목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를 캐나다한인 포털 사이트 아하아이디어닷컴과 유튜브에서 우연히 한두번 보고나서 재미와 교훈의 두마리 토끼를 다 얻을 수 있는, 잘 만들고 있는 드라마여서 저절로 빠지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바이러스에 감염된것처럼 퇴근후면 일부러 인터넷을 켜고 찾게 되었다. 바쁜 세상에 유료대여점 갈 시간도 없고 노트북만 켜고 클릭만 하면 무료로 온라인상으로 편안히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무대위의 연주는 연습때 엉망이었던 연주보다 못합니다…. 징크스는 깨라고 있는겁니다…. 보통단원들이면 그래요. 저 공연 접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이기에 하는겁니다. 왜! 여러분들은 잡초이니까! 이미 이런일 다 겪어봤죠! 다 이겨냈죠! 신은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사람에게만 시련을 줍니다. 고로 우린 신에게 선택받은 사랍들입니다. 갑시다. 가서 우리가 어떤 사람들인지, 얼마나 대단하고 멋진 사람들인지 보여줍시다.”

악기도 물에 젖고 여러가지 악조건 속에서 공연장에 몰려든 수재민들에게 폭행당해 오른팔이 부상당한 상태로 공연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강력한 카리스마의 지휘자 강마에가 아마츄어 단원들에게 용기를 북돋워 주는 연설내용이다.

클래식과 오케스트라라는 한국드라마사상 최초의 희귀소재를 다룬 이 드라마는 일본의 노다메 칸다빌레라는 만화스타일일거라는 편견을 깨고 작품성과 흥행성을 만족시킨 드라마로 평가된다.

특히 작품속 주인공인 지휘자 강마에 (김명민 분)의 독설은 ‘좋은 게 좋은 것’이라며 모호한 입장을 취하곤 하는 한국사람들의 정곡을 찌르며 강마에 신드롬을 일으키며 큰 인기를 모았다.

‘똥.덩.어.리’ ‘개나 소나 다 나오는 줄리아드, 뭐가 대단해서’ ‘아 그리고 오늘은 거기에 새로운 사실이 추가되네요. 거지근성’ 등 그가 한 말들은 즉시 어록으로 정리되고 네티즌들은 최고의 유행어인 ‘똥덩어리’를 이용해 각종 상황에 맞는 동영상까지 선보였다.

애초 방송사에서 버리는 카드로 외주제작한 이 작품이 동시간대 시청률에서 200억을 들인 대작 “바람의 나라”과 60억을 투자한 ”바람의 화원”을 누르고 시청률 1위를 마크하였고 고작 35억 들여 대박시청률이라는 20%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 작품은 한국 최초 음악 드라마를 비교적 성공적으로 제작한 점, 불륜 등 자극 없는 참신한 소재로 시청자와 교감 했다는 점, '규모'보다는 내실있는 작품으로 승부했다는 점 등 완성도면에서 몇가지 아쉬운 점은 있지만 수작으로 꼽힐 만하다.

어찌보면 인생이란 스스로 자기가 지휘자가 되어 완성해 나가야 하는 오케스트라 연주가 아닐까? 더우기 새로운 문화권에서 외국어를 사용하며 살아가야 하는 우리네 쉽지않은 이민생활에서 고행의 길일 수도 있다.

자신의 정체성과존재감을 찾는 것은 모래사장에서 바늘찾는것처럼 어려운 일일 것이다.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지고 있는 비주류 음악 인생들이 빚어내는 오케스트라 연주가 찬란한 인생의 아름다운 순간으로 기억되기 위해서는 각자의 장애물을 극복하는 과정의 소중함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케스트라 단원 개개인의 아픔을 감싸 안는 지휘자의 섬세한 지휘 실력이 뒷받침된다면 인생은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 최고의 소리를 추구하는 강마에와 즐겁고 행복한 연주를 지향하는 강건우 가운데 어느 쪽이 자신의 인생을 지휘하는 스타일인지 생각해보는 것도 드라마를 보는 또 다른 재미가 아닐까?


드라마를 즐겨보진 않는 문외한인 필자의 눈에도 “베토벤 바이러스"는 “겨울연가”로 시작하여 70여개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된”대장금” 등 세계각국에 수출되어 한류를 전파하고 있는 한국 드라마 예술대사들의 맥을 이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다.

평범한 직장인, 실패한 아웃사이더 음악인생들에게 스파르타식의 모멸감을 주면서까지 강력한 처방을 써야만 했던 지휘자 강마에! 이미 바닥까지 떨어져 있는 단원들의 자존심에 더하여 똥.덩.어.리.로 대변되는 강마에의 그들에 대한 독설(철저히 계산되었거나 아니면 성격이거나)!!

짓밟음에 대립하고 거부하다가 돌아와서 결국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한 강마에 나름대로 사랑의 처방이었음을 깨닫게되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입장까지 역지사지로 헤아려보면서 모처럼 재미있고 그리고 교감과 동감을 느꼈던 좋은 작품이었다.

어려운 현실을 끈질긴 생명력의 잡초처럼 이겨내고 살아갈 수 있는 작은 위안과 희망의 씨앗을 심어준 이 드라마는 아울러 필자의 좌우명이었던 “진인사 대천명”과 ”고진감래”를 떠 올리게 한 오랫만에 마음에 드는 모국의 명작이었다.

? 기획 : 오경훈
o 연출작 : 《불새》, 《러브레터》, 《스포트라이트》, 베스트극장 〈냉장고 문을 연 남자〉외 다수 연출
? 연출 : 이재규
o 연출작 : 《패션70s》, 《다모》외 다수 연출
? 극본 : 홍진아, 홍자람
o 대표작 : 《반올림1》, 《태릉선수촌》, 《오버 더 레인보우》
? 조연출 : 장준호, 신용휘, 장길영, 조남형
? 프로듀서 : 김수정, 박보경, 황연미
? 제작사 : 김종학 프로덕션, 스내핑엔터테인먼트
? 주요 등장인물
o 김명민 : 강마에 (40세)역 - 오케스트라 지휘자, 일명 마에스트로 강이다(여기서 강마에의 본명은 강건우다.), 오케스트라 킬러로 악명 높으며, 직설적인 독설화법을 자주 구사한다.
o 장근석 : 강건우 (25세)역 - 천재 트럼펫 연주자(여기서는 강마에와 동명이인이다.) 저돌적이며 패기 있는 성격으로 강마에의 베베꼬는 말투를 싫어한다. 직업은 경찰이다.
o 이지아 : 두루미 (25세)역 - 제1바이올리니스트. 프로젝트 오케스트라 악장이다. 외모와는 달리 산머슴아 같은 행동을 보이며, 오케스트라 연주자로써 화음을 만드는 순간이 제일 행복하다고 한다.

 

사진:mbc tv 캡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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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8.11.24 17:07

    첫댓글 멀리 타국에 있으면서도 발 빠르게 날아다니는 케니형님 홧팅! 언제 신인 문단에 등극하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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