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더듬는 꼬마 마녀_돌개바람42
이경혜 지음|신지영 그림
국판(148*210mm)|48쪽|값 9,500원
바람의 아이들 펴냄|ISBN 979-11-6210-023-3
2018년 10월 30일 출간
■ 출판사 리뷰
걸음이 늦는 아이들을 기다려주는 일
이경혜 작가가 보여주는 동화의 역할
이토록 다정한 헌사가 있을까. 저자 이경혜는 책을 펼치는 아이들을 향해 ‘말을 더듬을 줄 아는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에게’하고 인사를 건넨다. ‘말을 더듬는 아이에게’가 아닌 ‘말을 더듬을 줄 아는 아이에게’라니 확실히 익숙한 어감은 아니다. 말을 더듬는 것은 대부분 저절로 벌어지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반면 ‘할 줄 안다’는 표현은 가능성을 염두한 긍정적인 서술어이다. 그런 의미에서 ‘말을 더듬는 아이에게’와 ‘말을 더듬을 줄 아는 아이에게’는 분명 다른 이야기임을 알 수 있다. 『말 더듬는 꼬마 마녀』 는 짧은 헌사에서도 저자 이경혜의 세심하고 따뜻한 의도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어린이들이 있다. 양처럼 목소리가 떨리는 아이, 걸음이 조금 느린 아이, 말투가 독특한 아이 그리고 말을 더듬는 아이까지. 많은 사람들은 일반적인 모습과 다른 부분을 꼬집으며 말하곤 한다. ‘너 목소리가 떨리는 편이구나’ 또는 ‘말투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구나’라고 말이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아이는 스스로를 검열하게 된다. 처음 본 사람이 자신을 이상하게 보지 않을지, 친구들이 놀리진 않을지. 아주 평범했던 일들이 어려워지며 자신감을 잃게 된다. 어른은 그런 감정을 느끼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다독여주어야 한다. 하지만 아이든, 어른이든 움츠러든 마음을 쓰다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저자 이경혜는 아이들의 마음을 드나드는 작가다. 『늦잠 나라 백성들은 어떻게 일찍 일어나게 되었나?』에서는 이부자리에서 벗어나기 싫은 잠꾸러기들의 마음을 읽은 바 있다. 『말 더듬는 꼬마 마녀』에서는 속상하고 주눅이 든 아이들의 마음을 따사로이 어루만진다. 네가 힘들다면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좋아. 『말 더듬는 꼬마 마녀』는 아이들의 조심스러운 걸음을 천천히 기다려주는, 소중한 작품이다.
마법의 힘을 믿는 아이들은
그 어떤 마법사보다 강력하다
하늬의 엄마는 신비한 힘을 가진 마법사다. 생쥐가 될 뻔한 하늬를 멋지게 구해내기도 하고, 말을 더듬는 사람도 더듬지 않게 만들어주는 마법에 걸린 개를 데려오기도 한다. 그럼에도 하늬는 고개를 갸웃하며 반신반의한다. 엄마가 진짜 마법사면, 말 더듬는 것도 한 번에 고쳐주면 될 텐데…. 하늬의 마음을 알아챈 엄마는, 자신의 마법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설명한다. 엄마의 마법이 ‘뾰로롱’하고 바로 나타나지 않아도, 하늬는 스스로의 힘으로 척척 해내기 시작한다. 짓궂은 민철이의 놀림에도 여유롭게 웃으며 대처할 수 있게 되고, ‘백설 공주’ 연극에서 마녀 역할도 멋지게 소화해낸다.
“어, 어, 어, 엄마, 지, 지, 진짜 마법사야?”
하늬의 힘은 과연 엄마의 마법 때문일까? 하늬의 엄마가 진짜 마법사인지, 가짜 마법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하늬가 자신의 힘으로 씩씩하게 나아갔다는 점이 가장 가치 있는 부분이다. 누구에게나 위축되고 감추고 싶은 모습이 있다. 더더욱 아이라면 그러한 요소가 더욱 크게 다가올 것이다. 하늬의 엄마와 아빠는 차분히 기다려주는 것을 선택했다. 그 결과 하늬는 그 어떤 마법사보다 멋진 힘을 발휘한다. 동화에는 마법이나 요술, 환상 세계가 자주 등장한다. 이러한 장치는 재미를 주기도 하지만, 아이들의 마음속에 단단한 씨앗이 되어 성장의 바탕이 되기도 한다. 『말 더듬는 꼬마 마녀』의 하늬처럼 이 책을 만나는 아이들이 무궁무진한 힘을 펼치기를 바란다.
■작가 소개
지은이_이경혜
어렸을 때 몹시 외로웠던 탓에 책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책이 아니었다면 아주 괴상한 사람이 되었을 것입니다. 책의 은혜를 많이 입은 덕분에 은혜를 갚는 마음, 빚을 갚는 마음으로 글도 쓰고, 그림책 번역도 하고 있습니다. 책 말고도 바다를 포함한 모든 물, 고양이를 포함한 모든 동물, 산신령을 포함한 모든 신, 만년필을 포함한 모든 문구류 등을 아주 좋아합니다.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그 동안 낸 책으로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유명이와 무명이』, 『심청이 무슨 효녀야?』, 『바보처럼 잠만 자는 공주라니!』, 『사도 사우루스』, 『행복한 학교』, 『새를 사랑한 새장』, 『늦잠 나라 백성들은 어떻게 일찍 일어나게 되었나?』 등이 있습니다.
그린이_ 신지영
시각디자인을 전공하였고,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하였습니다. 2012년에는 볼로냐 국제 아동 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되었으며, 50여 회에 걸쳐 전시회를 하였습니다. 그린 책으로 『1학년 3반 김송이입니다!』, 『생쥐처럼』, 『복숭아씨 하나』 등이 있습니다.
현재도 꾸준히 활동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오래도록 그림책과 함께 나이 들었으면 합니다. 역시나 지금도 호호 할머니가 되어 그림책을 그리고 있는 모습을 상상할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