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화선’ 대중화 안국선원 수불스님
“이 뭣고, 라는 질문에 얽매이지 마시라. 그것이 화두를 붙잡는 게 아니다. 이 뭣고, 라는 물음이 아니라 그 물음 앞에 놓여 있는 답에 혼신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그래야 깨친다. 문제를 외우지 말고 답을 찾으라. ‘누구인가’하고 이치를 쪼개 들어가면 끝이 없다. 100만분의 1, 200만분의 1, 그렇게 쪼개고 쪼개도 남아 있는 것이 있다. 쪼개는 것은 거기까지 도움이 될 뿐이다. 흔적이 없어져야 하는 것이다.”
부울경불교언론인회(회장 강호일)는 지난 20일 오후 부산 금정구 남산동 안국선원에서 회원 30여 명과, 이 선원에서 참선수행 중인 불자들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안국선원 선원장 수불 스님의 법문을 들었다. 좌중의 한 사람이 물었다. “쪼개들어가도 남는 것, 그것이 은산철벽이 아닙니까, 그리고 그 벽을 깨야 하는 것 아닙니까?” 스님은 “은산철벽은 처음부터 만나서 깨야 한다.”고 답했다.
89년 부산에서 문을 처음 연 안국선원은 산사의 간화선을 시중으로 끌고 내려왔다는 평을 듣는 선원. 부산 서울을 합쳐 평일에도 500~600명의 불자들이 드나든단다. 스님은 “신행을 수행으로 바꿔야 한다. 수행의 결과로서 원력을 세우는 것이지 수행없는 원력은 모순이다.”라고 했다. 예컨대 뭘 바라고 빌기 전에 수행이 앞서야 하고, 그럴 때 기복하고 바라는 신행은 수행으로 전환돼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스님은 “종교 윤리에서는 선도 악도 진리이다. 진리는 선악을 포함하되 다만 악에 물들지 않는 것이다.” 그의 말은 이어졌다. “소승은 우리 마음의 흙탕물을 맑히는 공부를 하는 것이다. 마음이 고요하면 흙탕물은 가라앉는다. 그러나 그 가라앉은 흙탕물은 이를테면 죽음 직전의 위기에 처하면 다시 떠오를 수 있다. 소승과 달리 그 흙탕물을 흔들어 뿌리채 뽑아버리는 것이 간화선이다.”
스님은 말했다. “이 손가락을 움직이는 게 누구인가. 내가 하는 것도 내가 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마음이라고들 한다. 마음이라는 것도 어쩔 수 없이 설명하기 위해 이름붙인 것에 불과하다. 내가 아니고 마음도 아닌 것, 그 실상에 목숨을 걸고 뛰어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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