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6일은 계속 이어지는 연휴중에 있었지만 특별한 날이다. 결혼기념일이라 어떻게 보낼까 하다가 석모도에 미네랄 온천이 있어서 가볼만 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그곳에 가보자고 했더니 그러자고 하였다. 아침에 일찍 출발하려 했는데 전날 찾아온 조카가 배가 아프다고 하여 병원에 먼저 진료받으러 가게 되어서 일정이 늦어지게 되었다. 장염증세로 탈수상태라 수액을 맞았고, 약을 받아서 집에오니 11시쯤 되었다. 본죽으로 요기하고 약을 먹고 출발하니 12시쯤 되었다. 노량진에서 임용고시 준비중이라 바래다주고 석모도로 출발하였다. 네비의 도착 예상시간은 3시30분, 연휴라 조금 막히는 길이 있구나 예상하며 올림픽대로를 시원스레 달려나갔다.
한강신도시를 지나 강화도 가는 방향으로 빠져 나오니 예상대로 차가 막히기 시작하였다. 톨게이트를 빠져나오니 차가 거북이걸음도 아닌 달팽이걸음을 시작하였다. 네비도 바빠지기 시작하였다.교통정보를 반영해 계속 가는 길을 제시했지만 늘어나는 도착 예상시간을 막을 방법은 없었다. 주유소에 들려 기름도 채우고 휴식도 취하여 다시 굳은 의지로 출발하였으나 차량정체 상태는 우리의 희망을 좌절로, 믿음을 의심으로 만들기에 충분하였다. 강화도의 관문 초지대교를 지날때쯤 벌써 3시30분이 지나 있었다. 초지대교를 지나니 교통흐름이 나아져 꺼져가던 희망을 되살려주었다. 지나다보니 새우젓축제, 왕새우판매라는 이정표와 현수막이 있었다. 연휴에다 이런 행사들이 있어서 차가 더 막히는 구나 위로 하면서 목적지를 향해 갔는데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네비가 안내한 곳은 예전에 페리로 차를 실어서 건너던 예전여객터미널로 안내하였다. 이곳은 이미 폐쇄되어 배는 왕래하지 않는 곳이다. 석모도로 가는 대교가 새로 건설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스마트폰 T맵으로 안내 받기로 하였다. 약 16km정도를 더가야하는 상황이었다. 새로 생긴 여객터미널 근처에 도달하니 또 막히기 시작하였다. 또 한번 좌절의 문턱을 넘을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었다. 여기만 지나면 괜찮겠지 하며 더 가보기로 하였다. 석모대교를 지나니 차량흐름이 좋아졌다. 그러나 결코 방심을 허용해 주지 않았다. 3km 정도를 남겨놓고 또다시 우리의 푸념을 자아내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오르막길에 정체가 이어졌다. 굽이 굽이 돌아 올라가니 길가에 옥수수파는 아저씨가 있었다. 점심도 먹지못한 상태라 배가 고팠다. 삶은 옥수수에 옥수수빵까지 샀다. 먹을 것이 들어가니 다시 기운이 솟아났다.
드디어 도착했는데 주차장은 이미 만차였다. 주차하는 사람, 주위를 둘러보는 사람, 온천하고 나오는 사람들로 붐볐다. 주차하고 시간을 보니 이미 5시가 넘어섰다. 서둘러서 들어가는데 주위에서 실망스런 소리가 들렸다. 입장이 마감되어 오늘은 온천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확인해 보니 팩트였다. 5시간 가까이 운전하며 개고생했는데 헛수고였다. 하는 수없이 온천 마당에 있는 족욕을 할 수 있는 족욕탕을 이용하기로 했다. 맛보기 온천이라 무료이다. 나와 둘째는 주변을 둘러보며 사진이나 찍기로 하였다. 서해안은 낙조가 좋기로 유명하다. 그것으로라도 위안을 얻을 샘이었다. 역시 명불허전이었었다.
족욕탕으로 돌아와 발을 담그니 처음에는 뜨거웠는데 그것도 잠시 금새 미지근 해졌다. 온천이란 느낌이 들지 않았다. 발만 담가서 그런가?
6시쯤에 수평선으로 들어가던 해가 인사라도 하듯 얼굴을 내밀어주어 환상적인 분위기를 선물하여 주었다. 오늘 우리에게 최고의 선물이며 마지막 호의였다.
6시 조금 넘어 출발하였는데 돌아오는 길도 호락 호락하지 않았다. 초지대교를 건너기 위해 또 한시간 가량 소비하고 인천 산업단지, 제2경인고속도로를 통해 인덕원에 오니 9시30분이 되었다.
인덕원 성당앞에 있는 장수국수에서 식사를 하고 귀가하여 오늘 특별한 날을 마무리 하였다. 오늘 10시간 중에서 9시간의 운전과 1시간의 족욕과 산책으로 알차게, 뜻깊게 보냈다. 앞으로 이런 나들이는 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그래도 집에서 편히 쉴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모두 굿 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