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임 포커스] 아랫돌 빼 윗돌 괴는 하자보수

[짱구박사]

[뉴스타임 포커스] 아랫돌 빼 윗돌 괴는 하자보수

<앵커 멘트>

고치고 고쳐도 해결되지 않는 새 아파트의 하자 문제..지금 입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건설회사의 대충대충 풍조 탓입니다.

목이 쉬어라 싸워 온 입주민들, 이제 지쳐 쓰러질 지경입니다.

지금부터 전해드리는 소식 들으시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는 말..

이럴 때 쓰는 거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강민수 기자.. 아무래도 땜질식 처방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는 거겠죠?

<리포트>

아랫돌 빼서 윗돌 괸다는 말있죠, 상당수 아파트의 하자보수 서비스가 이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하자보수를 했더니 더 큰 하자가 생기는 경우도 있었는데요,

무성의한 아파트 하자 보수의 실태와 원인을 짚어봤습니다. 입주한 지 채 1년도 안된 경기도 용인시의 한 아파트,

방바닥 마루 곳곳에 테이프가 덕지 덕지 붙어 있는 모습이죠,

작은 방에는 아예 장판을 하나 더 깔았습니다.

이는 하자 보수를 한 뒤의 후유증인데요,

바닥이 뜨는 문제로 하자 보수를 신청했다가 이번엔 독한 냄새에 시달리는 입주민은 하자보수가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이었다며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인터뷰> 정혜영(아파트 하자 보수 피해자): "저희가 이러면 하자 보수가 안된다고 했는데도 바빠서 그러니 공정기간 맞춰 깔고 하자가 또 발생한 것..."

누수된 바닥을 충분히 말려야 바닥재 들뜸 현상을 막을 수 있는데도 공사 기간을 단축한다며 유독성 물질로 된 접착제를 사용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인터뷰> 정혜영(아파트 하자 보수 피해자): "확실하게 해 줄 생각은 안하고 대충대충... 안 보이면 그냥 덮는다는 거죠."

원래 하자도 해결은 안됐습니다. 바닥재 들뜸 현상은 여전해 또 다시 방바닥을 다 뜯어내야 할 상황입니다.

게다가 유독성 물질 때문에 입주민 가족들은 심한 두통과 두드러기 증세로 병원 신세까지 졌습니다.

<인터뷰> 아파트 시공사 관계자: "완벽하지 못한 하자 보수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저희도 인정을 해요. 누수는 건설회사 공정에서 잡기 어려운 부분이고요"

서울의 또 다른 아파트. 천정과 벽면 곳곳에 물이 샌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인터뷰> 선점금(아파트 하자 보수 피해자): (누수가 어느 정도인데요?) "여기 이렇게 줄줄 흘러 내렸어요."

시공사가 하자 보수를 3번씩이나 했지만 비만 오면 벽면의 누수는 계속됐다고 합니다.

반복되는 누수로 아예 벽지에 곰팡이가 났습니다.

<인터뷰> 선점금(아파트 하자 보수 피해자): "보면 마음에 안들죠 거기만 살짝 근본적인 것 안하고 대충 물 떨어진 것만 막으려 하고..."

실제로 이 아파트의 경우 옥상에서 부터 물이 새는 만큼 옥상부터 방수 자재를 다시 깔아야 누수를 막을 수 있는데도,

시공사는 하자 보수 때마다 집안의 마감재만을 교체했을 뿐입니다.

방수 자재 비용은 3백만원대, 하지만 마감재 교체는 20만원으로 훨씬 싸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탁희준 팀장(하자보수전문업체): "단가가 비싸도 좋은 제품을 쓰면 되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니까 계속 하자 보수가 반복되고... 보증 기간만 지나고 보자 뭐 이런식이죠."

이 아파트는 날씨만 추워지면 물이 안나오는 문제가 있습니다.

벌써 2번이나 보수를 했지만 이번 겨울에도 또 물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정미선(아파트 하자 보수 피해자): "다시 다 뜯고 시공해주겠대요... 2번했는데도 안되는거죠... 너무 어이없지 않아요?"

이렇게 하자 보수 뒤 또 같은 하자가 되풀이되는 경우가 70%정도로 업계에선 추산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시공사들의 하자 보수가 무성의하다는 얘깁니다.

<인터뷰> 정미선(아파트 하자 보수 피해자): "한계를 느끼는 건 주민 개인이 건설사를 상대로 이길 수가 없더라고요."

소비자가 지칠 때까지 엉터리 하자보수로 시간을 때우는 일부 시공사들의 무책임한 조처에 입주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