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23. 동해 생활낚시의 주타켓 어종인 학선생 조황이 주춤해져서 지난 주에 한주
쉬었더니 이번 주는 조황에 상관없이 바람도 쐴 겸 가자하여 동해로 떠납니다.
모포수정낚시에 도착하여 밑밥과 미끼를 준비하고 방파제로 갑니다.
수정낚시 점주와 부랄친구들과 갑장이라고 아주 친하게 지내어 자주 찾는데
짜식들! 초딩부터 꿉어가 들어 왔나? 흐흐~
겨울 진객인 학공치가 나오지 않으니 방파제가 한산하네요.
모포방파제 빨강등대! 익숙한 전경이라 마음이 푸근해 집니다.
방파제 중간쯤에 자리잡고 낚싯대를 펴는데 톱가이드 세라믹링이 빠졌네요.
낚시점에 가서 5초본드를 발라 끼워 넣고
방파제로 와서 대를 편 뒤 바로 일잔 합니다.
횟밥 준비는 해 왔지만 대상어가 마땅치 않아 안주거리가 걱정이였는데
마침 기특한 친구녀석이 준비해 온 돼지주물럭을 구워 권커니 자커니 흡입합니다.
“잘 먹었다. 친구야~!”
항구는 죽변항이 아름답고 등대는 송대말등대가 아름다운데
모포마을은 특별히 아름답거나 눈에 띄는 건 없으나
아담하면서 포근한 느낌을 주는 바닷가 마을입니다.
잔잔하니 배들의 운항이 잦아 배들을 많이 찍었네요.
가는 배, 들어오는 배, 왔다갔다 하는 배, 끄는 배 등등
오늘은 흐려서 색감이 좋지는 않습니다.
푸른 동해바다 저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며
한 작대기 드리운 채 깊은 숨 뱉으면
일상에 찌끼들이 몽조리 쏟아져 나오고
깐죽대는 찌노름 시선주다가 쪼옥 빨려 챔질하면
몇 년 묵힌 스트레스 후욱 날아가 버리니
아~ 이 맛이 낚시인가 낚시가 이 맛인가!
작은 배가 큰 배를 끄네요.
쪼금 힘겨워 보입니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
리차드 바크의 소설인 갈매기의 꿈에 나오는 구절인데
자신의 꿈과 이상을 가슴에 품으며 살라는 의미로 해석되곤 합니다.
다른 갈매기처럼 평범하게 사는 것이 식상하여, 멋들어지게 나는 것을 추구한 갈매기 조나단!
무리에서 벗어나 결국은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걸 이룹니다.
허나 그는 만족하며 행복했을까? 라고 나즉히 물어 봅니다.
아마도 이룬 것에 대한 만족은 있었으나 행복하진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따라 무척이나 잔잔한 바다를 바라보면서 일상보단 이상을 위하여
더 높이 더 빠르게 더 우아하게 더 멋지게 더 신나게 날고자 했던
고독한 선구자인 갈매기 조나단을 떠올려 봅니다.
저 배위에 무임승차한 넘들 중에도 조나단은 있을 겁니다. ㅋ~
뱅에 새끼와 메가리가 주종이더만 오후가 되니 고딩이 따문따문 나오네요.
“옳치~! 오늘의 대상어는 고등어당~!”
다시 출출해 지고 고딩 몇마리와 잡어로 횟밥을 준비하여 좀 늦은 점심을 먹습니다.
안주로 쓸 회도 조금 따로 놓고 돼지주물럭도 구워서 횟밥을 맛나게 먹는데
지나가는 갤러리님들이 한마디씩 하여 좀 드시라고 합니다.
“야아~ 참~ 걸팡지게 차려가 자시네요.”
“한점 하이소~!”
생활낚시는 먹낚을 추구하지만 조행기에 먹는 장면과 음식이 너무 많이 나오면 좀
거시기할 듯 하여 음식사진은 피했는데 생활낚시에서 음식이 안 보이니 뭔가 허전한
듯 하네요.
다음엔 무침회와 횟밥 사진을 한컷 해서 먹낚도 선보여야 겠습니다. 으음~!
모포방파제 앞은 선상낚시 포인트로 각광받나 봅니다.
선상하는 좀 큰 배가 예닐곱척되고 작은 보트를 포함하면 거의 스무대 가까이 될
듯 합니다. 물론 대상어는 주로 고딩인 듯 합니다.
눈망울이 초롱초롱한 벵에돔인데 방파제에 눕히니 화가 난 듯
입도 뾰로통하고 눈빛이 사납네요.
헐~ 한 성깔 하는 넘이라 빨리 보내줘야 겠네요.
낚시는 기다림의 미학이라고 하는데
낚시 또한 타이밍의 예술이죠. 나이수~!
저번엔 석양과 노을이 좋았는데 오늘은 흐린 날씨로 아름다운 노을을 못 보아
조금 서운합니다.
어둠이 내릴 즈음에 철수하여 낚시방에서 밑밥통을 씻어 정리한 후
대구로 향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