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칼리만탄섬의 ‘반자르마신’ 다이아몬드 광산은 한국에서 자카르타까지 6시간 반, 다시 국내선을 타고 한시간 반을 날아가야 도착할 수 있다. 반자르마신 공항에 내려 다시 택시를 타고 동남쪽으로 30분 가량 가면 광산 인근의 소도시가 나온다.
이 도시가 바로 인도네시아의 제1의 다이아몬드 광산도시인 ‘마르따뿌라’이다. 반자르마신 인근은 다이아몬드 뿐만아니라 금과 석탄 등 각종 지하자원이 풍부해 최근 해외 투자가 매우 활발한 곳이기도 하다.
인도네시아의 다이아몬드 광산이 국내에 알려진 것은 최근의 일이지만 이미 20년전부터 (주)KRD다이아몬드의 윤수진 사장이 이곳을 왕래하면서 다이아몬드 원석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현재 현지에 상주하는 한국인 다이아몬드 딜러는 약 5명정도. 모두 윤수진 사장을 통해 인연을 맺은 다이아몬드 연마사들이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다이아몬드 광산이 알려지면서 현지인 다이아몬드 연마사가 600여명까지 늘어나고 현지 광산업자나 딜러들도 세계 시장의 정보에 익숙해 지면서 예전과 같이 다이아몬드 원석을 구매하기가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이미 일부 머리가 깨인 현지 딜러들은 자카르타에 까지 가서 외국 업자들에게 다이아몬드 원석을 판매하기도 한다.
그래도 아직까지 인도네시아 만큼 한국인들이 다이아몬드를 쉽게 구매 할 수 있는 곳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 우선 다량(Parcel) 구매 방식이 아닌 낱개 구매로 얼마든지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한국시장에 맞는 다이아몬드를 선별 구매 할 수가 있다. 또한 현지 물가가 싸고 인건비가 저렴하기 때문에 일년내내 집을 임대해 바잉오피스로 사용해도 큰 부담이 없다. 그리고 같은 아시아권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가장 가까운 지리적 이점도 있다.
실제로 세계의 유명한 다이아몬드 광산들은 대개 아프리카와 캐나다, 러시아, 호주 등에 위치해 있으며 지리적으로 접근하기가 어렵고 대부분 거대 자본이나 정부주도형 산업이기 때문에 개인이 접근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인도네시아는 아프리카와 같이 정치적으로 위험하지도 않으며 종교적으로도 이슬람이지만 원리주의가 아닌 세속주의로 치안이 비교적 괜찮은 편이다. 또한 아직 거대 자본이 침투되지 않아 핸드마이닝 위주의 재래적인 채광방식을 하고 있어 소규모 업자들이 다이아몬드 원석을 구매하기는 매우 적합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인도네시아는 킴벌리프로세스에서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프리카 레소토, 나미비아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품질이 좋은 다이아몬드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반자르마신 지역은 최고 66캐럿짜리 다이아몬드와 22캐럿짜리 핑크다이아몬드가 채광되었을 정도로 경제성도 이미 확보된 상태이다.
현재 칼리만탄 섬에서는 반자르마신 이외에도 북서부 해안지역의 폰티아낙 지역이 다이아몬드 광산지대로 알려져 있다. 두곳 모두 해안지대의 2차 충적광산이어서 내륙지역에 대규모 킴벌라이트도 추정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