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2.08. 제10회 정남진 장흥 전국마라톤 대회-설중주!!! 추위로 기억남을 대회.
김진평 하프코스 1:45’33”
2015년 1월 11일 여수대회 하프코스 완주 후 두 번째 대회다. 매주 주말에 15~20km를 연습훈련을 하여 1월에 131km정도 뜀박질을 하였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기상청 예보에서 하루 종일 영하의 추운날씨라는 보도가 있었지만 크게 걱정도 하지 않았다. 진주에서 7시 10분 경상대학교에서 한관희, 조현구, 이민수, 구청회, 최용부, 하정철, 그리고 나 까지 7명이서 출발하였다. 최경준회원도 같이 가기로 되어 있었는데 지난 목요일 백내장 수술을 하여 당분간 운동을 쉬어야하기에... ... 진주에서는 바람이 좀 불기는 했지만... ... 전남 보성근처에 가니 차창에 눈이 날리기 시작하였다. 어찌나 바람이 부는지 승용차가 휘청거렸다. 모두 차 안에서 걱정하기 시작했다. 2년 전 2012.02.03. 장흥대회에서도 눈이 와서 설중주하면서 고생한 경험이 기억났기 때문이었다. 9:10 경 장흥에 도착하여 대회장으로 가는데... 눈도 오고, 바람 불고, 춥고... 대회장에 참가자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모두들 추워서 차에 타고 있는지... 육군 본부에 근무하는 이다혜를 만나 반갑게 인사했다. 집이 강진이라 가까이에서 열리는 대회라 참가했다고... 너무 추워서 탈의실에 들어가 바람을 피하면서 출발시간을 기다렸다. 상의를 하나 더 입고 눈만 빼고 칭칭 감았다. 10시경 풀코스 출발하고 나서 탈의실을 나와 물품보관소에 짐을 맡기고 한관희 회장님과 출발선으로 갔다. 구청회, 이민수, 하정철 회원들은 3월에 있는 동아마라톤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풀코스에 참가했다. 출발선에 도착하니 바로 출발 신호가 울렸다. 조현구, 최용부 회원이 보이지 않았다. 출발 후 조금달리니 조현구 회원을 만났다. 3명은 완주 후 너무 추우니까 서로 기다리지 말고 각자 챙겨서 목욕탕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난 추월해서 앞으로 앞으로... ... 눈보라가 앞에서 너무 불어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실눈을 뜨고 몸을 앞으로 많이 숙여 달릴 수밖에 없었다. 2km 이정표를 지나도 최용부 교수님을 찾을 수 없었다. 눈을 제대로 못 떠 놓쳤을 수도 있었다. 강을 따라 뛰는 코스라 계속 살짝 오르막에다가 눈과 맞바람이 너무 심해 제대로 달릴 수가 없었다. 발가락 쪽은 너무 시려 감각을 잃어 딛는데 느낌이 이상했다. 5km 이정표에서 26분 30초를 지나고 있었다. 사실 2014년 말부터 훈련량도 많았고, 2013년 하프코스 1:44‘19“로 최고 기록을 세운 대회라 기록 욕심이 났던 터였는데... ... 날씨가 너무 말리는 것 같았다. 7km 가 지나면서 박의 감각은 돌아왔고 약간씩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8km를 지나자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두 번 들이 마시고 한번에 훅 내 뱉는 호흡법으로 힘차게 올라갔다. 산이 가까워지면서 바람의 세기가 많이 줄어 좀 나아졌다. 진마클의 여자 회원들이 힘들게 달리고 있어 힘!을 외쳐주고 추월, 터널에서도 계속 추월해 가며 달렸다. 발에 뭔가 자꾸 걸려 보니 오른쪽 신발끈이 풀려 있었다. 반환 직전에서 길 옆으로 나가 끈을 조여 매었다. 두꺼운 장갑을 끼고 있으니 잘 매어지지 않아 장갑을 벗고 대시 매었다. 반환점을 돌고 보니 55분이었다. 이제는 내리막이었다. 2014년 11월 진해대회에서 1:43’의 기록이 있었기에 최고기록을 세우려면 후반을 47분에 달려야 했다. 그래서 기록은 포기하고 1:45분대를 목표로 달렸다. 계속 내리막이라 몸 가는 대로 발이 움직이는 대로 달렸다. 내리막을 다 와서 보니 약 3km를 km 당 4분 30초로 달렸다. km 당 5분 안쪽으로 약간 속도는 떨어졌지만 눈보라는 계속 뒤에서 밀어주었고, 약간 내리막이었기에 계속 달릴 수 있었다. 약 5km 정도 남은 곳에서 오른쪽 신발끈이 또 풀렸다. 이제는 뛰면서 장갑을 벗고 잠시 앉아 다시 꽉 매었다. 그리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2km 정도 남은 곳에서 뒤에서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부는지 몸이 날려가는 듯 했다. 마지막을 신나게 달려 골인 1:45‘33”. 최고기록은 아니었지만 설중주의 추운 악조건에서 여수대회보다 2분이나 당기면서 좋은 기록을 만들었다. 약속한대로 바로 짐을 찾아 원목욕탕에 가서 언 몸을 녹였다. 따뜻한 탕에 앉아 있으니 한관희 회장님이 두리번거리며 들어오셨다. 탕 안은 달림이 들로 인해 콩나물시루의 콩나물처럼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몸을 완전히 풀고 나오니 조현구 교수님이 들어오셔서 기다리다가 같이 나왔다. 최용부 교수님께 몇 번 전화를 드렸는데... 전원이 꺼져 있다는 메시지가 계속 들렸다. 1시 30분경 배가 고파서 다시 대회장으로 가서 떡국을 먹고 풀코스 주자들을 기다리기 위해 출발선으로 가니 모두들 골인하여 토정황손뚜꺼비국밥집 앞이라고... 그 식당에 가시라고 한 후 내비게이션으로 식당을 찾아 가는데... 2-3바퀴를 돌아도 찾을 수가 없었다. 서로 연락하면서 겨우겨우 식당을 찾아 국밥과 장흥 쇠고기를 배부르게 먹고 섬진강휴게소에서 아메리카노도 맛나게 먹고 진주에 도착하니 5시가 훌쩍 지나고 있었다. 최용부 교수님은 추운 날씨로 10km만 완주하셨다고... 많은 악조건의 추위와 싸운 세분의 풀코스 주자들에게는 경의를 표한다.
매 대회마다 완주가 힘들지만 완주 후의 기쁨과 지역 맛집에서 입안의 즐거움이 항상 다음 대회를 기다리게 한다. 이번은 바로 다음 주 밀양대회다. 밀양은 코스가 좀 힘들기에 기록보다는 1:40분 후반의 기록을 목표로... 또 밀양은 돼지국밥집이 유명하다. 입의 즐거움이 또 있으리라.
김진평
첫댓글 나쁜 날씨에도 좋은 기록으로 완주하셨네요~~항상 좋은 후기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