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수 숲길‘과 말찻오름(2010.12.04)
조카네 첫돌 잔치에 갔다가 오후 2시에 늦을 것 같아서, 그리고 촌에 혼자 사시는 어머님도 오시고 해서 오늘 산행엔 불참해 볼까하고 선달님께 전화를 넣었더니 조금 늦더라도 동참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여 서둘렀다.
나를 포함하여 5명이 모였다. 산행 장소는 ‘삼다수 숲길’과 말찻오름을 연결해 봄이 좋을 것 같다고 하길래 일단 ‘삼다수 숲길’을 걸으면서 시간을 보고 말찻오름은 오르기로 하고 선달님의 차로 출발하였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에서 천미천을 따라 2개의 코스를 만들고 리본을 달아 놓았으며 중요지점에 방향 표시 말뚝을 박아 놓아 쉽게 길을 걸을 수 있도록 한 숲길이다,
천미천은 흙붉은오름에서 발원하여 어후오름을 거쳐 궤펭이오름과 물찻오름을 감돌아내려 영주산기슭과 성읍민속마을을 통과하며, 표선면 하천리 앞 바다로 흐르는 하천이다. 총연장 25.7km로 제주도에서 가장 길다. 제주바다로 흐르는 하천 대부분이 건천이지만 비가 내린 후엔 물이 흐르는 유천으로 변한다. 천미천도 그 중의 하나이다.
그 천미천의 중상류의 서쪽면을 따라 조성된 숲길이 ‘삼다수 숲길’이며 총연장 9km로서 약 2시간30분 코스이다.
삼다수생산공장의 잔디광장 서쪽의 삼나무숲길을 통과하면 우측에 이 천미천을 끼고 길이 이어진다. 조릿대와 낙엽을 밟으며 천미천의 소와 계곡을 보며 걷노라면 피톤치드를 뿜어 내는 편백나무숲길로 들어서게 되며, 이 숲길과 이어진 삼나무숲길을 통과하면 상수리나무 등의 자연림 숲길로 세갈래 길을 만나게 되는데, 짐작컨대 남쪽 소로는 물찻오름으로 가는 숲길일 것이라고, 그리고 이곳은 말찻오름 서북자락이라고 생각하며, 삶은 계란, 커피, 귤 등으로 간식을 하며 휴식을 취했다.
하시장님과 선달님내외는 화요오름팀과 함께 ‘삼다수 숲길’과 말찻오름을 연계할 계획이었는데 말찻오름길이 자신이 없어 삼다수 숲길만을 걸었기 때문에 말찻오름길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 있었다. 일몰시간을 넘기면 안 되니 다음 날로 미루자는 조심스런 의견도 있었으나
무시하고 시간을 계산해 보니 서둘러 행군을 할 경우 5시 40분경에 출발지점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모두의 동의를 구하고 서둘러 말찻오름으로 향하였고 오름의 남쪽 능선 끝의 58번 고압선 철탑 옆으로 난 능선길을 따라 정상을 오르고 북쪽 능선길을 따라 내리다가 분화구를 가로 질러 남쪽 능선으로 다시 올라 오름의 초입에 이르니 어둡기 시작하였다.
말찻오름은 해발고도 153.3m, 비고 103m의 오름으로 큼직막한 화구가 동쪽으로 우묵하게 패어 있는 골짜기를 이루면서 다소 가파른 능선을 지닌 오름이다. 이 능선을 따라 오름 한바퀴를 돌 수 있다. 과거엔 말방목장으로 이용하였기 때문에 ‘말찻’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다 한다.
삼다수 숲길로 돌아와 서두리니 5시 50분에 출발지점인 삼다수생산공장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서둘러 강행해서 조금은 힘든 산행(총3시간 소요, 잔 가지가 내눈을 때려 아차 하였고, 가시가 선달님 얼굴에 상채기를 냈다.)이 었지만 궁금증도 풀고, 성취감도 갖게 된 산행이 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