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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겨울은 하도 추운데다
ABC에서의 추위도 만만찮다는 이야기때문에
몇년전 중국 태산을 갔다가 계획보다 산위에서 1박하는 바람에
멋진 설경은 감상했다만
산장이 너무 추워 개떨듯이 잠든 기억을 되살려
무엇보다 추위에 대한 대비를 많이했다.
과유불급이라고 했던가.
용품들을 배낭에 넣었다 뺐다를 몇차례 하다가 최종적으로
결정한 것들은 죄다 배낭에 넣었다.
꼭 필요한 것들도 있고
그야말로 배낭안에서 빛한번 보지 못한 것들도 있다.
산위에서야 포터가 매주지만
하산에서 이동할때는 여행자가 직접 가지고 다녀야 하므로
짐을 적정순으로 준비해가는게
여러모로 여행을 쾌적하게 해주는 것 같다.
우선..나의 짐의 목록이 어떠했는지 보자.( 줄 그은 것들은 사용하지 않은 것)
1. 배낭 : 65L (주배낭)+ 20L(서브) 침낭과 다운 자켓 등의 부피 그리고 돌아올때 기념품등을 생각해서 큰거로 준비했다.
55L로도 충분할듯.
2. 등산화
3. 스틱 (경사도가 심한 구간이 있어서 아작날 내 무릎을 위해 좋음)
4. 모자 : 고어택스 등산용 모자, 털모자, 버프, 바라클라바
5. 자켓 : 고어택스 자켓, 방풍 자켓, 다운 자켓
6. 셔츠(모두 등산용) : 반팔 1, 긴팔 1 + 1장,얇은 셔츠 1
7. 바지 : 여름용 바지 1, 두꺼운 바지1 + 바지 1, 반바지 (바지는 어차피 먼지 뒤집어 쓰고, 굳이 갈아입어야할 필요를 못느꼈음)
8. 속옷 : 팬티 2 + 1장, 팬티라이너( 여성분들은 빨아야하는 대신 너무 편하고 좋아요.), 고소내의 상, 하(추위때문에 걱정했더니 주변에서 브린제로 사주었다.), 양발 2장 + 1장, 수면양말
9. 침낭 : 1000g + 350g, 에어매트리스 (1300g이상으로 해야한대서 하나 더 준비해갔는데 과하게 준비했던 것들)
10. 붙이는 핫팩 : 완소 아이템, 사실 이것때문에 추위를 모르고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한번 붙이면 10시간 이상 따뜻하게 지낼수 있으니 숙박할 롯지에 도착해 붙이면 그 다음날까지 따뜻함. 20장 준비해갔는데 남아서 포터랑 주변분들께 인심쓰고도 남겨왔다. 5장 정도만 있어도 충분할 듯.
11. 아이젠, 스패츠 : MBC부터 눈이 쌓여있긴 하였으나 고소가 오기 시작해 워낙 천천히 걸어 한번도 꺼내쓰지는 않았다.
12. 우비 : 다행히 한번도 쓸 일이 없었지만 눈이나 비가 내릴수 있다는 가정하에 챙겨가시길.
13. 실내용 신발 : 롯지에 도착해 신을 털신을 가져갔으나 문제는 씻을때 맨발로 바닥을 딛고 있어야해서 신고 세수하고 머리 감고 하다가 젖었다. 결국 버려지는 신세가 되었는데 가벼운 재질의 슬리퍼를 가져가면 롯지에서 매우 편리할 거 같다.
14. 세면도구 : 치약, 칫솔, 샴푸, 스킨, 비누, 로션, 크림, 자외선 차단제 정도만..
15. 빨래 : 가루비누, 빨래집게 ( 빨래는 1번밖에 안했고 그나마 세수비누 사용했음. 집게는 빨래가 안말랐을 경우 배낭에 매고 등산하면 유용하다.)
16. 카메라 : DSLR , 디카 (밧데리를 전부 충전해가서 충전기는 따로 준비하지 않았음. 힘들어지니 사진찍기도 힘들고 굳이 무거운 DSLR을 가져갈 필요가 있을까만은...나같은 경우 쨍한 사진을 찍을 여력이 없어 DSLR은 후회목록중 하나)
17. 책 : 가이드북 + 읽을 책 ( 가이드북은 트레킹 시작하는 첫날 잃어버렸고 읽을 책은 전기도 안들어오고 사람들하고 이야기하고 노느라 꺼내보지 않음)
18. 랜턴 : 해드랜턴 (새벽에 혹시나 해서 가져갔는데 ABC에서 묵는 바람에 필요없어졌음), 걸어두는 랜턴(캠핑할때 쓰던건데 밝기도 밝고 작은 사이즈이면서 건전지 충전이라 아주 유용하게 썼음)
19. 장갑 : 스키용 장갑(ABC로 가던 날만 끼었음), 일반 장갑 (포터에게 그냥 주었다.)
20. 모직 숄 : 여행다닐때마다 가지고 다니는거고 가벼워서 챙겼는데 쓰지 않았다.
21. 선그라스 : 필수
22. 약품 : 다이아목스 12알 , 비아그라 1알 ( 둘다 먹었지만 정작 고소는 찾아왔고 12시간 정도 지나니 괜찮아졌다.) 체하는 분들이 조금 있어서 소화제가 유용했고 감기약 . 그리고 물 정수알약
23. 수통 : 커버까지 있는 거면 더 좋다. 뜨거운 물 한병 사서 따뜻하게 안고 있거나 식은 물은 양치용으로도 쓰면 된다.
24. 행동식 : 사탕, 초코렛은 넉넉할수록 좋은거 같다. 초반에 포터랑 나눠먹으며 걸었더니 내려올때 조금 아쉬웠다. 커피믹스(롯지에서 사람들과 이야기할때 나눠마시며 좋았다.) 분말 율무차 (역시 있으면 좋음), 김치, 고추장, 김, 장아찌, 멸치볶음 (배낭여행을 근 20여년 하면서 한국음식이 이렇게 그리운 적은 없었다. 올라갈수록 식욕부진은 찾아오고 몸은 힘이들고 해서 간절했던 것들, 내가 가져간 것은 없고 주변 한국분들이 나눠주셔서 눈물겹게 먹은 것들), 오이피클(입맛 돋구는데 요긴)
25.물티슈 : 먹는게 줄어드니 화장실 갈 일은 많지 않았다. 하루에 2L이상의 물을 마셨는데도 워낙 땀으로 배출되다보니 낮엔 화장실 갈 일이 없었다. 그외에 손닦을 일이 있을시 유용. 일반 화장지와 물티슈를 선택하라면 당연히 물티슈에 한표.
26. 아쉬웠던 물건 : 팔토시, 자외선 차단 마스크( 집에 있는 것들이었는데...햇빛이 강하고 간혹 먼지나는 구간을 걸을때는 다른거 빼고 가져올 걸 했다.)
27. 등산용 컵, 개인 수저세트 : 남자에 비하면 여자는 위생에 좀더 민감한데 가벼운 걸로 가져가 아주 잘 썼고 고리달리 등산컵은 열쇠대신해서 배낭에 채우면 아주 좋다.
28. 보안용 열쇠 : 2개, 하나는 주매낭, 하나는 서브에...보안상으로 필요하다.
29. 배낭 커버 : 이거는 꼭 필요하다기 보다는 공항에서, 혹은 버스 이동할때 배낭을 그냥 보냈더니 배낭이 험하게 굴려지는 거 같아 이번에 구입하고 가져간 거다. 레인커버가 물론 배낭안에 있기는 하지만 지퍼 달린 배낭 커버로 했더니 비내릴때는 레인커버, 짐을 부칠때는 자크채워 열쇠로 잠그니 도난의 위험도 줄어들었다. 스틱을 따로 분리하여 배낭안에 넣을 필요도 없다.
써놓고 보니 목록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저게 다 필요하다고 할 수는 없고 또 사람마다, 여행하는 스타일마다 다 다를거다.
지나고 나니 고생했던 순간들이 좋은 추억, 기억으로 자리잡는 것도 여행이 주는 의미일거다.
그래도 준비하는 과정 중 막막함에 도움은 되지 않을까 싶다.
추위는 제일 추운 기준으로 내의(기능성), 중간옷, 자켓 + 핫팩이면 충분한거 같다.
음식도 크게 문제 되는거 같지는 않지만 ABC에서의 고생때문에 적어봤다.
한국에서 비자, 항공권, 팀스, 퍼밋까지 대행해 다 준비해갔지만
극성수기가 아니라면 또 일주일 이내의 짧은 일정이 아니라면 내 생각에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 같다.
도착 비자줄은 그다지 길지 않았고
어차피 대행하니 항공권도 싸지 않고 인터넷으로도 가능하다.
항공또한 제시간에 출발하지 않았고
일정이 빠듯하다 싶으면 차리리 포터와 상의하여 트레킹의 강,약을 조절하면 될 거 같다.
나야풀에서 ABC 까지 7박 8일 예정하고 갔으나
5박 6일로 일정이 단축되었다. (올라가는데 4일 , 하산 2일, 하산은 첫날 아침 8시경에 출발해 저녁 7시 촘롱까지, 2일째는 7시 30분에 출발해 5시에 나야풀에 도착했고 로컬버스로 포카라에 돌아오니 거진 7시경이었다.)
6박 7일 정도가 가장 무난하게 다녀올수 있는 일정인거 같다.
(페디쪽으로 내려오면 하루 더 추가되겠고 푼힐이면 2-3일 더 추가 될지도.)
란드룩 거쳐 페디로 내려갈까. 포터랑 이야기하다가 트레킹에 미련이 남지 않아 그냥 하산하였다.
참고로 나는 여자이고 40대이고 등산하면 항상 일찍 출발해도 제일 꼴치로 도착하는 저질체력이다.
올라갈때는 좀 천천히 올라갔어도 4일이면 가능했고
하산은 일단 여자이니 씻는 문제, 화장실 사용, 음식 등등의 문제로 포터와 상의하여 빨리 하산하는 걸로 합의봤다.
(대신 포터 팁을 5불정도 더 얹어주었다.)
나야풀까지 여행사에 부탁하여 1,300루피 달라는 택시요금을 흥정하여 1,100루피에 갔지만
아래 어떤 분이 택시를두분이서 400루피에 갔다는 말에 여행사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지는 말라고 말하고 싶다.
나야풀에서 포카라까지 로컬버스를 타고 왔는데 비용도 비용이지만(한사람당 80루피)
덜컹거리는 버스안에 앉아있노라니 내가 여행중이구나, 여기가 네팔이라는 생각에 오히려 감성이 자극되었다.
택시 안탄 대신 이 돈으로 포터와 저녁을 함께 하였다.
트레킹의 경험이 많아서인지 ABC로의 여정이 기대했던 것 만큼 가슴에 감동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지만
(ABC가 별로라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일찍 하산해서 포카라에서 여유있게 돌아다니고 먹을 거 먹으러 다니고 하였다.
덕분에 비행기로 카트만두로 돌아오려던 계획도 버스타고 오게 되어 오히려 좋았다.
떠나기 전에 염려와 우려는 그냥 그 상태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또 이렇다, 저렇다의 경우는 일반적인 경우가 아니라 돌발상황일 경우가 많다.
그럴때는 그냥 받아들이면 되는거다.
그리고 여행자는 나 혼자만이 아니기에 그러면서 사람들을 알게 되고
그 나라의 문화를 알아가는 재미도 쌓이는거 같다.
여행자를 봉으로 아는 사람들,
잠자는 시간을 빼고 포터와 함께 하면서 겪게 되는 것들,
간절하던 순간에 함께하던 사람들,
한국에서처럼 모든게 빨리빨리 진행되지 않아 애태우던 시간들,
열악한 숙소, 비위생, 그리고 힘들게 살아가는(우리 입장에서보면) 네팔리들과 함께 어울리다보면
ABC건 EBC건 중요한거 같지는 않다.
그냥 그 순간을 곁에 두고 함께하면 되는 것이다.
모두모두 즐거운 여행 되시길...
p.s 글을 보시고 준비물에 오해하시는 분이 있는거 같아 덧붙입니다.
위에 적힌 물품은 제가 전부 가져간 것입니다.
줄이 그인것은 필요하지 않다..는게 아니라 가져갔으나 제가 사용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제가 간 기간은 2011.2월 5일 - 2011년 2월 17일이었구요.
이 시기에는 완전 겨울은 다 지난 시즌이었습니다.
촘롱을 한참 지나서도 낮에 반팔로 트레킹하였으니 눈으로 인한 고생은 없었던 시기죠.
제가 병원에 있는 관계로 약품 구하기가 쉬워서 약을 좀 가져간거구요.
고산증은 제가 이런 저런 대책을 다 세워두었고 비아그라까지 먹었지만
결국엔 시간이 약이더군요.
ABC에서 전 개인적으로 스테로이드도 먹었습니다.
물론 해롭지 않는 범위내의 용량이었지요.
이건 제 개인적인 준비였고 그외에 본인이 판단해서 추가할수도 줄일수도 있으실 거예요.
모두 즐거운 여행하시길..
촘롱에서
아침이라 자켓을 입었지만 낮만 되면 반팔모드입니다.
ABC의 일출
2월의 ABC입니다.
제가 갔던 시기는 그다지 눈에 대한 걱정은 안해도 되는 시기였습니다.
넘 멋진 곳.
모두 즐건 여행하세요.
첫댓글 이글을읽으시는분들께참고하시라고덧붙여드립니다.
1. 아이젠을사용치않으셨다했는데ㅡ이건산상황에따라다릅니다.가끔푼힐까지만가는데도필수적인상황이발생합니다.
게다가포카라시내에 아이젠쓸만한걸구하기가힘듭니다.대여는전혀없고구입해야되는데ㅡ한국서가져오시는게좋습니다.
지난겨울에모든사람들이아이젠없이올라갔다가생명의위협을느꼈다고했습니다.
우비도상황에따라필요없을수있으나 필요한데없으면정말난감합니다.
2. 다이아목스는 위험한약이라고합니다.
고산증세가온다싶을때가볍게복용할수있는약이아니라 고산으로정신을잃을정도로생명의위협을느낄정도로상태가심각할때나먹는것입니다.
고산이느껴지면 천천히걷고보폭을줄이고
겨울시즌에 가신다면 아이젠과 스패츠는 필수아이템이겠으나 제가 갔던 2월에는 눈으로 인한 고생은 그다지 없어보였어요...다이아목스는 고산 예방약입니다. 비아그라는 치료제로 가져가는거구요. 증상없이 예방하는 차원에서는 다이아목스, 증상이 시작되면 비아그라를 먹을참이었거든요. 참고로 전 의료인이라 짚고넘어갑니다...고산엔 천천히 걷는게 최선이고 증상이 악화되면 하산하는 법이 최상이나 대부분의 트레커는 큰 문제없이 다 극복하는거 같아요. 사고가 날정도로 심한 고산이 오는데 트레킹 감행은 위험하겠죠. 그리고 약을 복용하건 안하건 고소는 오는 사람은 옵니다. 성별, 평상시 산행유무, 나이와는 상관없이요
물많이마시는게최고입니다.
그래도힘들면 잠시고산이느껴지지않는정도의지대로내려가서하루정도쉬다가다시올라오면괜찮다고합니다.
그래도몸이힘들면그냥하산하는것이
하나밖에없는목숨보전을위해가장현명합니다.
지난겨울에 50중국인이 3000m정도촘롱에서
하지말란샤워를굳이해서저체온증으로죽었습니다.체온유지에주의하셔야합니다.
3. 손소독제가안쓰여있네요ㅡ유용했답니다.
손소독제까지는 굳이 짐으로 넣을 필요는 없을거 같구요. 전 물티슈로 충분했어요....잘 읽어보시면 그래서 붙이는 핫팩이 완소아이템이 된거죠.,.넵..
정보 감사합니다. 저도 곧 떠나는 40대 여인네입니다. 포터랑 둘이만 다녀도 큰 문제 없겠죠^^; 적어주신 것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핫팩..생각도 못했는데 당장 구입해야겠어요.
네...저도 포터랑 둘이 다녔구요..핫팩은 진짜 완소 아이템이었어요..잘 다녀오세요.
여자한명과 현지 포터 안전한가요 길거리 헌팅보다 이건 여행사를 껴야 겠지요?
좋은 정도 감사합니다. 저도 곧 떠날 계획인데 많은 도움 되었습니다..^^
저는 6월 중순경 트레킹 계획인데 날씨는 어떨까요?
이때는 비와 거머리 대비를 하셔야 할듯 한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