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의 개통은 전국의 여행지도를 바꿔 놓았다. 서울에서 부산 및 목포까지 3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어 천안 아산,대전,동대구,부산,익산,광주,목포 등 고속철의 주요 정차역 주변 여행이 훨씬 용이해졌다. 이들 역을 중심으로 고속철로 가볍게 여행할 수 있는 새로운 여행지도를 요약해 본다.
▲‘동네’ 온천, 천안아산역
고속철 개통으로 천안, 아산지역은 서울생활권으로 들어 왔다. 유명한 온천 지역인 아산을 근처 찜질방 가듯 다녀오는 것도 가능하다. 동양최대 온천테마파크인 아산스파비스를 비롯해 전통의 온양온천, 유황온천으로 유명한 도고 온천 등 천혜의 온천시설에서 즐기는 온천욕은 찜질방과 비교할 수 없다.
온천을 마치고 외암민속마을, 현충사, 광덕산 등 인근 관광지를 산책하듯 가볍게 들러보는 것도 좋다. 25일부터 28일까지는 성웅 이순신축제가 펼쳐져 이순신장군을 기념하는 각종 전시회와 거북선 조립체험 등에 참여할 수 있다. 천안 지역은 주말을 이용해 아이들과 독립기념관 및 인근 아우내장터 유관순 생가 등을 직접 방문, 독립운동의 현장탐방을 하기에 좋다.
▲대전역에서 출발하는 과학여행
당일 등산은 계룡산으로! 대전은 가족나들이에 손색이 없다. 역대 대통령 휴양지였던 유성온천을 들러 몸을 풀고 돌아오는 것은 기본이다.
대청호 맑은 물에 마음을 씻고 20여년 만에 개방된 청남대에서 꽃망울을 터뜨리는 봄꽃 구경을 하는 것도 좋다. 엑스포과학공원과 대덕연구단지,대전시민천문대를 끼워 아이들과 함께 하는 과학테마여행은 대전만한 데가 없다. 23일부터 6월13일까지는 엑스포과학공원에서 엑스포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칠드런엑스포’가 개최된다.
▲동대구역을 지나 명물골목으로!
대구의 최고 명물은 약전골목 막창골목 야시골목 등 이색 전통 거리. 멀게만 느껴지던 370년 전통의 한약방들도 불과 2시간이면 도착된다. 대구 시내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있는 막창(소의 되새김질하는 위의 끝부분) 골목은 고소한 막창 구이 냄새와 쫄깃한 입맛으로 이방인의 발목을 잡는다.
의류 구두 핸드백 액세서리 등 중저가 브랜드로 가득찬 야시골목은 매일 밤 젊은이들로 불야성을 이룬다. 인근의 팔공산 갓바위 동화사 일대는 영험하기로 소문난 대구여행의 필수 코스.
▲‘축제가 기다린다’ 부산역
4월 부산은 축제의 도시다. 아침에 떠나 시원한 바닷가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축제를 즐기고 밤차를 타고 돌아올 수 있다.
3일부터 5일까지는 해운대달맞이언덕축제와 광안리어방축제 온천천문화축제가 한꺼번에 열려 축제의 정점을 이룬다. 운대 달맞이 고개 정상에서 고즈넉한 달밤 유명 문인들과 함께 나누는 차 한잔은 잊기 힘든 추억이 될 것이다.
광안리 어방축제에서는 활어축제와 해변축제,벚꽃축제를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다.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잡은 광안대교의 웅장한 야경과 함께 하면 4월 초 부산으로 떠나는 고속철 여행은 시간이 아깝지 않다. 가덕도대항숭어축제(3일)와 기장대변멸치축제(16일∼18일)에서는 청정바다에서 갓 잡은 각종 숭어요리와 멸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보석 찾아 2시간’ 익산역
전국 최고의 보석단지가 손에 잡힐 듯하다. 소중한 사람에게 줄 선물이 있다면 익산행 고속철을 타면 된다. 국내 유일의 귀금속공단에 자리잡은 이리귀금속판매센터와 보석박물관에 들러 각종 귀금속들을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다.
특히 8일부터 19일까지 벚꽃맞이 보석축제가 잡혀 있어 각종 귀금속을 2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고 보석 무료감별 서비스와 무료세척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보석단지 외에도 익산에는 거대한 6층 석탑과 당간지주가 수백년 동안 풍상의 흔적을 간직한 ‘역사의 보석’ 미륵사터가 있다. 왕궁리 5층석탑 원불교 중앙총본부도 대표적 볼거리다.
▲남도음식이 한가득, 광주역
남도음식이 턱밑까지 왔다.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차려진 남도 음식 특유의 감칠맛이 여행객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광주에서 30분이면 닿는 담양에서는 대나무의 본고장답게 봄 죽순으로 미각을 돋운다. 죽膨す?대나무통밥 대잎술과 함께 먹는 떡갈비가 일품이다. 정자로도 유명한 담양에는 송시열의 시가 현판에 걸려있는 환벽당과 송강 정철이 머물러 성산별곡을 지은 식영정, 조광조의 손때가 묻은 소쇄원 등 옛 정취가 가득한 여행지가 많다.
영암에 가면 여기저기에서 세발낙지 연포탕이며 짱뚱어탕의 구수한 냄새가 코끝을 간질인다. 목포 홍어는 빠질 수 없는 남도 별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