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수도자
애기노 귄터 바이너트(Egino Günter Weinert, 1920년 3월 3일 ~ 2012년 9월 4일)
애기노 바이너트는 독일의 금속공예 작가이며 조각가이고, 화가이다. 주로 독일과 외국에 있는 가톨릭교회 성당들을 위해 작품 활동을 하였고, 교회 비품들과 예술작품들을 남겼다. 로마의 교황청을 위한 작품 활동도 많이 하였는데, 현재 로마의 바티칸 박물관의 현대 종교 예술 작품 모음들 속에서 그의 작품들도 찾아볼 수 있다.
그는 베네딕도회 수도사였는데 스물다섯 살이 되던 1945년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여 오른팔을 잃었다. 교회의 성경에 대한 편협한 해석으로 수도 생활을 계속할 수 없었다. 성경은 하느님이 거룩하신 분이므로 모든 하느님 백성은 거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것은 특히 예배로 하느님을 가까이 모시는 일을 하는 레위 지파와 사제들에게 적용되었는데 이 관례가 수도자들까지도 확대 적용된 것이다. 봉헌물이나 봉헌자奉獻者는 흠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참조:레위기 21-22장 )우리나라에서도 오랫동안 관행처럼 시행되다가 현재는 육체적 장애를 가진 분들도 사제나 수도자가 되고 있다.
수도회에서 내보냈는지 스스로 나왔는지는 정확하게 모르지만, 장애인이 된 그분은 수도회를 나와야했다. 그 후 사회에 나와 익힌 것이 금속공예였다. 그리고 아픔 이상 신앙적 성숙과 성장이 고스란이 작품들에 반영되었다. 예술가로 활동하면서 수입의 일부를 퇴회한 수도회에 정기적으로 후원했다고 한다. 이 부분에서 참 감동했었다. 우리 수녀회의 십자가 목걸이도 그분이 제작한 것이다. 아주 작은 크기안에 섬세하게 삼위일체 하느님을 표현한 문양이다. 문외한인 내가 봐도 아주 탁월한 작품이다. 1998년 수도회에서 시작한 ‘역사지 순례 프로그램’ 일환으로 독일을 방문했을 때 당사자와 작업실 작품들을 직접 뵐 수 있었다. 그 때 안내해 주신 어른 수녀님으로부터 그분에 대한 아름다운 사연을 들었다. 비록 그는 수도생활을 중단했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진짜 수도자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하느님과 그분은 더 중요한 사명을 합작했다. "성화 금속 화가"라는.
경상도에서 가장 오래된 왜관 가실 성당은 건축물과 애기노 바이너트의 성화가 참으로 잘 어울리는 성당이다. 특히 감실의 엠마오 그림(예수님과 엠마오 두 제자의 성찬 풍경)이 참 독특했다. 종탑부터 10개 창문에 스테인드글라스 그림도 세트이다. 굽이굽이 굽이쳐 흐르는 낙동강을 따라 왜관의 구상 문학관, 분도 수도원, 가실 성당, 6,25참전지를 엮어 순례하면 참 좋은 신앙과 역사와 문화의 공간이다.
참조: 위키백과
입력:최 마리 에스텔 수녀 2023년 6월 19일 23:1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