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장마와 동행한 설악 태극종주
산행일시: 2008. 6. 21(21일 04시10분~22일 15시30분)
산행거리: 약61km
총 산행시간: 35시간20분
날씨: 21일 토요일 맑음 시원한 바람,
22일 오전 구름 많음, 오후 2시 30분이후 짙은 안개와 장맛비.
참가자: 서울 늘빈자리님, 요물님, 백오동님, ob님, 대구 벽암지님, mt주왕님, 장은서님, 광주 아사달님, 부산 허비님, 울산 산양님, 자운영님, 진해 솔나루님, 여수 그리운산님, 허슬러님, 김상근, 바람투님, 이쁜이님, 한재일님, 꼬부랑글씨님, 지리전사님
구간: 한계령 내설악 만남의광장-1257봉-안산-대승령-귀떼기청봉-한계령삼거리-끝청-중청-대청봉-휘운각-마등령-걸레봉-저항령-황철봉-미시령삼거리 계조암-달마봉-목우재-주봉산-청대산-물치-마레몬스호텔앞-해맞이공원
(늘빈자리님 지도퍼옴)
떠나자!!! 내설악 속으로 세속에 지친 몸을 이끌고 아무런 상념 없이 휑하니 떠나니 마음은 새털처럼 가볍다.
(좌측에서 허슬러,그리운산,지리전사,이쁜이,한재일,꼬부랑글씨, 김상근)
6월 16일부터 시작된 장마 때문에 한 달 전부터 계획했던 것이 무산되나 싶어 마음이 조급하다.
금요일 오전 여수를 출발하는데 장마 빗줄기는 계속되고, 다행히 서울 중부지방은 맑은 날씨라서 안심은 되지만 2박3일 동안 한번은 만나야할 인연이 두렵다.
금요일 오후 한계령 내설악 만남의 광장에 도착하니 쾌청한 날씨에 설악산 산 그리매가 서서히 어둠속에 묻힌다. 설악 태극에 부푼 밤은 서서히 깊어만 가고, 주위 논밭에서 울어대는 풀벌레 소리와 44번 국도를 달리는 자동차 불빛이 고요한 적막을 깨친다.
(내설악 만남의광장 식당)
(출발전 태달사회원님들)
산이 좋아서... 산사람이 그리워서... 찾아든 전국의 태달사 회원님들, 오늘 설악 태극 종주의 길라잡이가 되실 서울 늘 빈자리님을 앞세우고 16명이출발
(구룡동천)
(550봉)
21일04시10분 내설악 만남의 광장 옆 용대리쪽 도로를 따르다 10분정도 지나 구룡동천 표지석 앞에서 산속으로 진입한다.
설악의 어둠을 뚫고 헤드랜턴에 의지하며 걷는 발걸음을 푹신한 낙엽이 방해한다. 희미한 길을 찾아서 1시간 올라서니 주위 경치도 서서히 보이고 군데군데 매달아 놓은 밧줄(배병만방장님의 작품)을 타고 오르니 J3클럽 시그널과 늘빈자리님의 시그널이 길안내를 도와준다.
(주걱봉과 가리봉산)
(녹음이 짙은 소나무송)
아침을 여는 정다운 새들의 웃음소리와 계곡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이마의 땀을 식혀준다.
앞에 우뚝 솟은 550봉 우리가 가야할 안산 치마바위가 머리만 내밀면서 빨리 오라 손짓한다.
건너편 가리봉산 주걱봉으로 이어지는 실루엣이 파도너울처럼 일렁거린다.
(뒤돌아본 1257봉)
7시 40분 1257봉을 살짝 돌아서 횡단하는 길이 눈이나 비가 왔을 경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듯싶다.
바위 암봉과 암봉사이로 이어지는 길은 때 묻지 않은 오지 길이요, 산양이 서식하는 암능길 연속이다. 산양의 배설물이 여기저기 쌓여있다.
(안산과 치마바위봉)
9시 20분 안산정상 1430m 험준한 산세가 설악의 미를 보여 준다.치마를 두른 듯한 치마바위와 가리봉, 주걱봉이 자태를 뽐내며 한번 만나보자며 눈길을 보낸다.
(치마바위봉)
10시 10분 남교리-장수대 갈림길 삼거리 장수대쪽으로 10분 내려오면 대승령 1210m 늘빈님께서 지난번 답사 때 숨겨둔 2L짜리 물3병을 여러 사람이 나누어마신다. 설악 태극은 식수가 관건이다.
처음부터 1인당 물4L는 기본으로 가져가야 안심이 되는 곳이다. (여기서 장수대쪽으로 4명하산)
(안산 정상)
(허비님은 무슨생각을...)
(닭벼슬봉)
주능선으로 이어지는 길은 양호하고, 재미있는 암능 길이 주위경치를 더욱 빛나게 하고 약간씩 불어주는 바람이 많은 도움을 준다.
(안산의 바위군단)
적당한 장소를 찾아 중식을 하다 J3클럽의 비파님과 만나 인연을 맺는다. 혼자서 설악 태극종주 물치에서 출발하셨단다.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좌측 김상근,비파님,지리전사)
13시55분 귀떼기청봉 1578m 선두 6명이 30분을 기다려도 후미가 오지 않아 결국 앞서 출발한다.
맑았던 하늘이 안개구름과 더불어 비까지 한치 앞이 보이질 않는다.
변화무쌍한 날씨는 설악산의 공룡능선, 용아장성을 숨겨둔 체 보여주지 않는다.
한걸음 두 걸음 발걸음에 사람과 열정이 넘쳐나지만 흐린 날씨는 계속된다.
(코끼리봉)
(운무에 가로막힌 설악의 어느지점)
14시 50분 한계령 삼거리에 도착하니 빗방울이 굵어지며 산허리를 감싸던 안개가 안개비를 뿌리고 풀잎과 나뭇가지를 헤치며 바람과 함께 가슴속 깊이 파고든다.
설악의 아름다움을 안개가 다 먹어버리니 어찌할꼬...(2명하산)
(설악 개선문에서...)
17시 중청 산장에서 비를 피하려고 하나 그칠 기세가 아니다.
배낭을 맡겨두고 빈 몸으로 대청봉 대청이를 만나러 간다.
설악산의 제일 높은 봉을 밟지 않으면 별의미가 없지 않는가???
주변의 화채봉, 칠성봉, 용아장성, 공룡능선 모두 다 기암괴석 아름다움을 안개가 다 차지해 버리고 빗방울만 굵어진다.
산장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19시 곧장 휘운각 산장에서 식수를 보충하고 이제부터 우중산행에 야간산행이다.
야간산행은 색다른 맛이 있지만, 장맛비와 진행하는 우중산행이 위험천만인 공룡능선을 더욱 안전에 힘쓰게 도와준다. 1275봉 나한봉을 지나
(마등령 나무독수리)
22시 40분 마등령에 도착하여 나무독수리를 만나보고 좌측 곰골쪽 계곡으로 식수 구하러 5분정도 내려가서 식수를 구하여 올라온다.
많은 인원이다 보니 30분소요 6년 전 백두대간 할 때 지난 곳이지만 야간 산행이라서 새롭기만 하다 .
백두대간 하는 사람만 지나는 곳이라서 풀도 많이 자라고 나뭇가지가 흩어져 길 찾기가 매우 힘들다.
안개가 앞을 막아 눈 뜬 장님이 되어 30분 알바 .....
빗방울은 계속되고 피로에 지친 육체를 잠이 방해한다. 갈팡질팡한 걸음으로 걸레봉 암벽구간에 올라서니 거대한 암봉이 위용을 떨치며 설악을 지키고 있다.
비에 젖은 너덜구간 네발로 기다시피 내려오니 저항령 계곡에서 물소리는 나지만 밤이라 식수가 충분하여 그대로 진행한다.
황철봉 오르는 구간은 비에 젖은 바위 너덜지대를 위험천만하게 진행, 바위잡고 아슬아슬한 등산로는 미끄럽기까지 아차하면 황천길이다.....
대자연에 숨죽이고 스스로 인내해야만 하는 고달픈 길!! 고통을 참아내니 아침이 열린다. 새 마음으로...
울산바위 옆으로 진행하지만 조망은 볼 수 없고 큰 바위들만 가로막는다.
한참을 내려오니 계조암 암자에 도착한다.
(계조암 법당)
22일 일요일 08시35분 200m아래 식당에서 따끈한 칼국수 한 그릇으로 허기를 달래고 쐬주 한잔으로 피로와 추위를 녹여본다.
저녁 내내 비를 맞고 진행한터라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 그러나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다.
그동안 얼마나 꿈꾸어 왔던 길인가???(3명하산)
식당 뒤쪽 길로 진입하여 달마산으로 진행한다.
아침식사에 휴식을 취한 다음이라 발걸음은 무지 가볍다.
11시 거대한 바위덩어리 달마산 정상이다.
아무리 찾아봐도 등산로가 보이질 않는다. 바위 아래쪽 길을 찾아 내려가니 옆으로 틀며 난 능선으로 이어진다.
사진 찍을 곳이 몇 군데 있지만 비가 계속해서 내려서 모든 것을 생략하고 임도 따라 내려간다.
12시 30분 목우재 자동차가 지나가는 곳이다.
도로 따라 내려 가다보면 우측으로 진입하는 또렷한 등산로가 있다.
약 40분 올라가면 양 갈래길 우측 길 따라 내려가면 주봉산.
(싸리재)
13시 6분 주봉산 표지판, 계곡 동쪽으로 이어진 도로를 또다시 만난다. 도로 따라 내려오다 우측으로 신라약수터!!! 약수 한잔하고 계속 올라가면 청대산 정상.
(속초시내)
14시 5분 속초시내와 동해안 바닷가 파도가 넘실거리며 우리를 반긴다.
설악산 한쪽 귀퉁이 능선에는 연녹색과 진녹색이 어우러져 숲을 이루고 도시 한 쪽 논, 밭에는 풍요로움이 바람에 한들거린다.
야트막한 야산,J3클럽 시그널과 늘빈자리님 시그널이 도착점을 알린다.
(동해안의 파도너울)
(동해안을 바라보면서)
15시30분 마레몬스 호텔 앞으로 큰 도로를 따라가니 소나무밭 해맞이공원 도착한다.
16명이 출발하여 8명이 완주의 기쁨을 만끽한다.
2무박 3일 동안 설악산 태극 종주에 푹 빠져봐서 즐거웠고, 행복하고 보람도 느낀다.
후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산하면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이다.
사계절 아무 때나 찾아들어도 따뜻하게, 때론 온아하게 맞아주는 국립공원이다.
언제부터인가 시작해서 지리산 태극종주, 지리산태극 왕복종주, 지리산 왕복종주, 화대종주, 서울 불사수도북, 영남 알프스, 호남알프스, 가팔환초, 설악 태극종주 모두 다 끝낸 장거리 산행코스이다.
자기 자신과의 도전에서 승리하는 기쁨이라 생각한다.
설악산의 기암괴석과 운해 파도처럼 넘실대는 산 그리매, 남성적인 기질이 넘치는 설악산 태극종주!!,
자연이 만들어낸 오묘한 풍경과 아찔한 절벽 사이사이를 헤치며 나타난 환상적인 광경...
설악산은 오르내림의 난이도가 가장 높은 대한민국 대표적인 산임에는 틀림이 없다.
누구든지 한번 도전해 보시라고 꼭 권하고 싶습니다.
설악은 역시~ ~설악이다.
끝까지 선두에서 길잡이 해주신 늘빈자리님, 같이한 동료님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 상 근 ----
*** 사진 시간대가 잘못입력되었습니다 . 죄송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