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더 생각난거.. 이창동 감독.. 사람 불편하게 만드는 장면 창조하는데 아주 도가 튼 사람 같다.. 액션영화도 아닌데..잔뜩 긴장하고 영화를 보게 되는 이유..그래서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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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벼르고 별러서 봤다.
그렇게 보고 싶어서 안달을 했는데, 이리 저리 뛰어다니다보니 도저히 틈이 나질 않았다. 베니스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는 소리를 오늘 듣고서..도저히 더 미룰 수가 없어서 회사에서 인터넷으로 예매하고 곧장 극장으로 갔다.
이창동 감독 앞의 두 영화에 비해 개인적으로 재미는 좀 덜(?) 했다.. 철저하게 망가져 가던 앞의 두 주인공에 비해 오아시스의 주인공 종두와 공주는 이미 망가질대로 망가져 있는 사람들이었다. 주인공이 무너져가며 전달되던 긴장과 가슴아픔은 이번영화에선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번 오아시스는 또 다른 날카로움을 가진 영화였다.
전작들 처럼 냉철하고 철저한(어쩜 현실보다 더 진짜같이 만들어진)상황묘사는 차제하고라도, 식상할대로 식상해 버린 TV속 트렌디드라마의 억지상황을 떠나서, 예쁘고 잘생긴 주인공 없이 이렇게도 사랑을 그려낼 수 있다는것..
신망애에서 많은 식구들을 대해서인지 가끔 눈에 거슬리는 장면도 있었지만, 놀라울 정도로 뇌성마비 장애인을 연기해낸 문소리.. 단지 연기 이상이었다.
또 이영화에서 두 주인공 주변의 사람들.. 주인공을 이해하지 못하고 갈등을 만들어내는 그들이 하지만 정말 그럴 수 밖에 없다 싶을 정도로 그 말과 행동에도 이해가 간다. 아마도, 그들의 모습에서 내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하여튼..많이 가슴이 아프기도하고 따듯하기도 하게 본 영화다..무엇보다 앞의 두 영화에 비해 결말이 가슴아프지 않아서(이런거 얘기하면 돌맞지 않나?) 좋다. 일반적으로는 비극적으로 끝나면 기억에 오래남는데, 오아시스는 비극이 아니어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