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드디어 세포의 세계로 들어섭니다.
세포를 만나는 일은 스스로 작아지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합니다.
거의 모든 것을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좌표 기준점은
크기로 말할 때 1미터지만
거기서는 세포의 세계를 감지할 길이 없습니다.
결국 스스로 작아지기 위해 개발된 현미경이라는 도구를 통해
관찰자는 작아지고, 세포가 확대되는 nm(나노미터) 단위의 자리에 설 때
비로소 세포는 자신의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거기서 보게 되는 저 복잡하고 까다로운 구조를 갖춘 세포가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라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됩니다.
원자에서 분자로, 분자에서 고분자로, 고분자에서 보다 복잡한 거대분자로 진행되는 것은
모든 원자들이 밟는 수순은 아니고
그 자체로 우연성이 큰 일련의 과정이나 절차들인데
그 어떤 목적도 설계도 없이 이루어지다가
마침내 그것이 구조와 기능의 발현으로
생명력을 얻으면서 단순한 물질이 아니라
‘살아 있는’ 생명체가 되었다는 사실은 놀랍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원시생명체가 다시 발전과 진화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세포는 점점 크고 복잡한 기능을 갖추게 되는데.
거기에는 즉흥적인 경우도 있고, 임기응변적 측면도 있으며
그와 함께 부득이한 수용도 있었다는 것,
결국 더 작은 것들이 찾아 헤매던 생존방식의 효율성을 높이게 된 저 배경에
문제점이나 모순도 함께 누적되면서
부작용의 씨앗이 되었고,
그럼에도 거듭해서 몸체를 키워갈 수밖에 없었던 진화의 방향이
마침내 동물과 식물을 이루는 데까지 왔다는 사실,
그리고 그 맨 뒤에 생겨난 인간이
그 과정을 거꾸로 되짚으며
세포와 함께 생명의 문제를 살피고 보다 나은 방식을 찾고 있다는 사실,
거기서 자신이 무엇인지, 자신이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생명과 생명현상, 그리고 생명세계에서
떳떳하게 사는 것인지를 묻게 되었다는 것은
생명역사가 우리에게 준 준엄한 숙제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생명현상의 바탕이 되는
세포라는 세계로 들어섰습니다.
여기서 펼쳐지는 놀랍고도 아기자기한 모든 것들은
그대로 하나의 거대하고도 존경해야 할 만한
엄청난 ‘이야기’라는 사실,
그래서 세포에 대한 그림 없이도
세포 이야기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 겁니다.
날마다 좋은 날!!!
- 키작은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