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여러 날이 지났습니다.
지난 7월1일(토) 사단법인 원유전통예절문화협회는, 국제차문화예절 전문지도사 5기 교육과정과 더불어 협회원님들의 체험을 위해 경남 하동에 위치한 한밭제다로 제다실습을 다녀왔습니다.
그동안 초봄의 녹차 제다만을 다녀왔었고, 발효차 제다는 금번이 처음입니다.
우리나라의 차나무는 다양한 제다과정을 거쳐 불발효차와 발효차를 제다할 수 있습니다. 제다 과정과 발효도의 차이에 따라 녹차 백차 황차 홍차 등을 만드는데요, 그 중 이번 제다실습은 하동홍차 다시 말해 '잭살' 제다를 체험했습니다.
유념(강도에 차등을 두고 사람의 손과 기계를 활용하여 여러번 반복)과 정치를 거치며 발효(산화)도를 올려 완성하는 차인데, 물론 과정에 따라 백차도 청차(오룡차)도 제다할 수 있습니다. 아래의 사진과 같이 말이죠.
백차 사진은 도망갔나 봅니다.
하동 청차
하동 홍차(잭살)
그럼 부푼 가슴으로 한밭제다에 도착합니다.
한밭제다 이덕주 대표께서 이론 설명으로 이해를 도와주셨습니다.
필기와 청강으로 제다에 대한 지식을 꽉 채우고 한밭제다에서 준비해주신 찻잎을 유념했습니다. 며칠 내린 비로 차밭 진입이 어려워 채엽은 하지 못했습니다. 아쉽지만 젖은 차밭을 감상하는 힐링만 챙겼습니다.
길가에 지나면 만날 것 같은 식물의 잎사귀를 비비고 말아 우리가 마시는 차를 만든다니, 매년 찾는 제다실습이지만 늘 그 변화와 향이 새롭습니다.
'이 두텁고 커다란 잎이 정말 우려 마실 차가 되려나?' 첫번째 유념은 꽤 의구심이 듭니다.
아무리 비비고 킁킁, 향을 맡아봐도 차 봉투에서 꺼낸 그 차가 아니거든요.
어느 정도 정치(유념한 찻잎을 그대로 둡니다. 수분이 고루 퍼지도록 주수 작용을 기다리는 시간)를 마친 찻잎에 두번째 유념을 합니다. 첫번째 유념에 난 상처부위가 짙게 산화되며 색도 향도 풋내를 발합니다. 아마 나물과 같은 향이 고조에 이르는 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쉽지만 소실된 수분의 양만큼 찻잎도 숨이 죽어 총량은 적어집니다.
끈적끈적 유념하는 손바닥에 점도가 느껴져요.
아직도 의구심이 지워지지 않는 분이 계실겁니다.
두번째 유념과 정치 후 점심식사를 하는 동안 기계유념 과정을 마친 차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때요, 제법 건차의 모습으로 변했지요? 코에 닿는 향과 손에 닿는 촉감이 그럴싸합니다. 엉킨 차를 풀어주고 살살 들어내 시원한 공기가 맞닿도록 합니다.
그리고 몇시간 더 정치 후 건조기에 들어갑니다.
하동에서 천안 다림헌 까지는 3시간20분 거리입니다. 이제 다림헌으로 출발해야 하기에, 아쉽지만 완성된 차는 택배로 보내주시기로 했습니다.
저 역시 발효차 제다실습은 처음이었는데, 녹차제다와 다른 무형의 노력이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솥에 덖는 초청과정이 없어 유쾌한 노동을 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최적의 시간에 시작해야 하는 2차 3차 유념과 정치의 시간, 녹차보다 긴 제다시간이 발효차의 색향미를 주는 매력인가 싶습니다.
32명 참가자의 노력과 기대가 가득한 잭살입니다. 이 차가 산화 후 건조 되어 다림헌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물론 많은 수분이 소실되어 양이 꽤 줄겠지만, 향기성분이 촘촘히 들어서 우리의 가을을 풍성하게 해주리라 생각합니다.
아마 이번 주중 다림헌에 도착할 것 같아요, 연락드리겠습니다^^
내년인 2024년 제다실습은 다시 햇녹차를 계획하고 있으니 또 즐거운 청향여행을 함께하시면 좋겠습니다.
금번 제다실습은 버스, 식대, 실습비, 찻잎구매 등 모든 가격이 인상 돼 운영함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단비와 같은 도움을 주신 회원님께 큰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1. 이지현님 (기주떡)
2. 유왕근 이사님(100,000원)
3. 오명숙 담임님(호두과자)
4. 국제반 5기(200,000원)
5. 배경연 평택화성 지회장님(야채주스)
6. 인성반 6기(삶은계란)
【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