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에서는 창의력을 ‘새롭고 쓸모있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반면에 간혹 우리같은 소시민들은 ‘창의성 같은 건 안 배워도 돼’라고 섣불리 판단해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면 큰 오산이다. 왜? 우리 같은 소시민은 더욱 상황변화와 정보습득에 취약하고, 점점 예측하기 어려워지는 사회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창의성 전략을 더욱 잘 알고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스티브 잡스와 같이, IT분야뿐만 아니라 세계인의 생활방식과 행동까지 변화를 주는 이노베이터처럼은 내가 죽었다 깨어나도 될 수 없다손 치더라도,당장 우리가 예상치 못했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쓰나미처럼 몰려오곤 한다. 그리고 바로 이때가 창의력이 발휘되어야 하는 순간이다.
자, 그렇다면 이제 내 아이의 창의성 뿐만 아니라 당신의 창의성을 어떻게하면 화초를 키우듯이 예쁘게 성장시킬 수 있을지에 관하여 알아보자! (유튜브채널 - BIG E MINI C의 국내 최초 창의/영재 분야의 세계적 석학들과의 인터뷰를 해온 ‘KPoP 심리학’의 공동 프로듀서로서) 창의성에 대하여서는 세계적 권위자인 제임스 카우프만 (James Kaufman) 박사의 제자로서 필자가 그동안 모아 온 창의성과 관련한 팁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1. 창의성이 뭔지 똑바로 알아라!
1) 오해가 너무 많다. 시중에 나와 있는 너무나 많은 책들은 마치 로고처럼 죄다 ‘창의력’이란 단어를 달고 있다.속지 말아라. 창의성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그냥 보기 좋으라고 붙여놓은 사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입장 바꿔서 생각해보자. 의사 또는 약사가 검증도 안 된 약을 실험 없이 이거 써보니까 좋다더라,한 번 사서 써보라고 권한다면 가짜 의사이자 사기꾼이다. 교육은 아무리 검증이 더디고 부작용이 덜 한다지만, 너무 여과 없이 좋아 보이면 다 갖다 쓴다. 물론 매번 검증 요구하는 것도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교육의 경우, 특히 사교육의 경우 좀 심한 상황이 많기에, 교육과 관련된 사회과학자들의 말에 좀 더 귀 기울여 달라는 부탁의 마음에서 한 마디 쓴다.
2) 서양인의 경우와 동양인은 각각 창의성에 대한 다른 오해도 있고, 공통적인 오해도 있다. 서양인은 예술활동만 창의력과 연관시키는 경향이 있다. 즉, 미술, 음악, 뭐 이런 분야에 자꾸 창의성을 국한시키는 오류가 흔하다 (Glăveanu, 2014). 동양인의 경우는 자기의 창의성을 좀 폄하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한국인 전 연령대 평가는 아니지만 PISA에서 우리나라 애들이 꾸준히 창의적 문제해결 탑 순위이며 여기에서 더 놀라운 것은 가장 최근에 협동적 창의력에서도 우수한 능력을 보여줬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동서양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문제는 창의성이라면 무조건 좋다라는 인식이 퍼져있다는 것이다. 이런 논리로라면, “9.11테러를 일으킨 테러범들은 엄청나게 창의적이고, 악덕 사업주들은 창의적으로 돈 긁어 모은다”라는 말 자체도 다 창의성이 될 수 있다라는 것이다.지식이 나쁘게도 활용될 수 있듯이, 창의성도 그럴 수 있다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A. J. Cropley, 2010).
3) 상상력, 창의성, 이노베이션의 뜻을 구분하자. 저자가 만난 조나단 플러커 박사는 인터뷰 중에 개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창의성 교육에서 학생이 창의성 뜻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비지니스 성격이 강한 사교육 시장에서는 단어의 인플레이션 (과장)이 심한 편이다. 얼마 전에 어떤 사립초등학교 (학원)에서 아주 크게 '이노베이터' 라는 학교 행사 배너를 붙였다. 이노베이션은 '창의적 결과물'이 사회에 성공적으로 적용된 창의성의 '마지막 단계'라서 단기간에 어린이에 의해 성취되기 어렵다. 그래서 학생에게 이노베이터가 되라고 행사를 한다는 것은 좋은 기획 의도와는 상관없이, 어린 학생에게 이노베이션에 대한 개념만 잘못 심어줄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어린 초등학교 학생에게 이노베이션은 지나치게 큰 목표다. 더욱이 매우 짧은 시간만 주고 이노베이션을 하라고 하는 것은 쇼다. 매우 비교육적이다. 그 학교 학생들은 아마도 이노베이션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보여주기 행사'가 떠오르지는 않을까?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이노베이션 놀이', '창의력'이라든가 '미래의 이노베이터'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더 맞다.
아주 간단히 정리하자면, ‘상상력’은 아직 뭔가 결과물이 만들어지지 않은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창의성의 씨앗과 같은 재료이다. ‘이노베이션’은 한 사회나 조직에서 창의적인 결과물이 성공적으로 활용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Amabile, Conti, Coon, Lazenby, & Herron, 1996). 그리고 ‘창의성’은 매우 포괄적인 단어로써 상상력과 이노베이션 모두를 아우를 수 있을 정도를 일컫는다.앞에서 말했듯이 동시대의 과학자들은 편의상 합의를 (창의성 = 독특함 x 유용함) 이렇게 표현하기도 한다.
독특함이나 유용함이 단 하나라도 0점이 나오면 창의성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2. 창의성을 가로막는 정신적 장애물을 먼저 없애라
- 문화적 : 한국인은 창의성이 떨어져…(낙인효과), 여자가 너무 나선다고 할까? 왕따되면 어째?
- 인식적 : 사람은 늘 익숙한 대로 환경을 지각한다. 새롭게 보지 못하고.
- 정서적 : 두려움....괜히 말했다가 망신거리될까봐..
창의적인 사람들은 이런 두려움과 사회적인 압력을 이겨내고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새롭게 인식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Torrance, 1995).
3. 우선 무작정 많은 아이디어를 쏟아내라. 그것이 현실적인지 비현실적인지는 나중 문제다!
'브레인 스토밍'의 가장 기본적 룰에 해당한다. 우선 물고기가 많아야 잡을 거리도 있고 쓸모 있는 생선이 잡히듯이, 비판적인 사고를 너무 일찍부터 들이대면 아예 아이디어가 생기지 않을 수 있다. 우리가 회의할 때, 갑자기 의견 말하라고 하면 조용해지는 분위기. 절대 창의적 해결에 도움되지 않는다. 생각의 가지가 많이 뻗어나갈 수 있도록, 회의 분위기가 편안하고 안정된 느낌이 될 수 있도록 조성하자!
4. 한 분야에서 지식과 경험을 쌓아야 한다. 지식은 창의성의 중요한 하나의 축임을 잊지 말아라.
너무나 많은 분들이 창의성은 빨주노초파남보 일곱빛깔 무지개처럼 해피해피한 것으로만 생각한다. 그때문에학교 선생님들의 경우에는 지식위주의 수업에 자괴감을 느끼기도 한다.하지만 대략 10년 간에 걸쳐 만여 시간 동안 한 분야에 노력을 쏟아 부어야 이노베이터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앤더스 에릭손 (Anders Ericsson)과 같은 학자들도 있고, 아무리 재능을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다고 하더라고 교육을 통해서 잘 성장하지 못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재능발달 모델 (Talent Development Model)이 미국은 물론 호주 영재교육에서도 큰 지지를 받고 있다 (Olszewski-Kubilius, Subotnik, & Worrell, 2015)는 사실이다.
5. 창의력 테스트는 절대로 많이 신뢰해서는 안 된다.
단순히 상식적으로만 생각해보자. 창의성이란 ‘뭔가 좀 색다르다’라는 뜻이다. 그래서 표준화된 검사를 통해서 창의성을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어찌보면 어불성설인지도 모를 일이다. '창의적 가능성'을 본다고는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명확히 말해 '창의력'과 '창의적 가능성'은 완전히 다른 말이다 (Runco, 2005).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고 역사적으로 오래된 TTCT를 만든 토랜스 박사의 제자들도 테스트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며, 아이들의 창의적 결과물이나 성과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토랜스 박사도 원래 연구를 하기 위해서 편의상 만든 검사라고 명백하게 밝힌 적이 있음을 다시 한 번 기억하자.
6. 창의적인 사람의 성격적 특성
과학자들이 많은 검증을 통해서 발견한 사실이 있다.바로 창의적인 사람의 성격적 특성은 새로운 것에 대해 오픈마인드를 가지고 경험해본다는 것이다. 여행을 가서 그 나라의 음식을 직접 먹어보기도 하고, 박물관에 가서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기도 하는 것이 그들의 도드라지는 성격적 특징이다 (Kaufman et al., 2016).
7. 본인에게 창의적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용기를 가져라
로버트 스턴버그 박사는 '창의성은 태도이며 선택'이라고 한다. 창의적인 표현을 할 때 우리같은 보통 사람은 정신적인 건강함과 행복함을 느낄 수 있다. 제임스 카우프만 박사는 말한다. “스스로에게 창의적일 수 있는 기회를 한 번 줘봐라!”